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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일 출판기념회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 펴낸 일아 스님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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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2-19 17:50 조회2,1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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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17년 공부한 수녀출신 비구니

초기 불교 언어 공부 - 2년동안 번역 구슬땀


   “부처님의 직설인 ‘빠알리 초기 경전’을 무시하고는 부처님의 진면목을 알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대승불교 위주다 보니, 학자들과 스님들이 대승 경전만 연구합니다. 초기 경전 연구는 불모지나 마찬가집니다. 그래서 제가 불교 중흥을 꿈꾸며 원력을 세워 책을 내게 된 것입니다.”

   수녀 출신으로 비구니가 된 일아(62) 스님이 미국에서 17년간 공부한 초기불교의 핵심 가르침을 하나로 모아 번역해 지난해 12월 책으로 펴냈다. 서점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한 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민족사 발행)이 그것. ‘초기불교 언어’인 팔리어(당시 평민들의 언어)로 기록된 방대한 경전 중에서 중요한 가르침만을 추리고 또 추린 책이다.

   “대승경전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지만 부처님의 오리지널 가르침과는 좀 동떨어진 느낌이지요. 부처님의 자취를 훤히 보고 그 음성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것은 빠알리 경전 밖에 없습니다. 이 책 출판을 계기로 초기불교에 대한 한국불교의 부정적 인식이 깨지길 바랍니다.”

   그는 이 책을 부처의 생애, 부처의 가르침, 중요한 계율, 자비 실천, 마음 챙김 수행 등 주제별로 엮었다. 팔리어 대장경의 역사도 소개했다. 붓다가 45년간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직접 가르친 진설을 담았다는 팔리어 경전은 직계 제자들의 암송을 집대성한 것으로, ‘삼법인’ ‘사성제’ ‘팔정도’ 등 불교의 기본적인 교리가 모두 이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팔리어 대장경’에 있는 다섯 종류의 니까야와 율장에서 선별, 책 내용을 구성했는데도 분량이 752쪽에 달한다.

   책을 쓰기 위해 그가 팔리어 경전을 독파한 것만도 수십 번. 대학 강의도 그만두고 2년간 칩거하면서 번역을 했다. 이 한 권을 읽으면 불교의 뿌리인 빨리어 경전을 ‘빠삭하게’ 알 수 있다고 그는 자신한다.

   서울여대(가정학과)를 졸업하고 교사로 일하던 그는 존재의 목마름을 풀고 싶어 수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샬트르 성바오로수녀원에 입회, 가톨릭 신학원을 졸업한 뒤 6년여를 수녀로 살며 계성여중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하지만 1982년 수녀복을 승복으로 갈아입었다. 석남사에서 법희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행자생활을 거쳤으며 운문승가대학에서 불교를 배웠다.

   “집 떠나 독신으로 살면서 수도생활 하기는 수녀나 스님이나 똑같습니다. 교리만 다를 뿐입니다. 학교에서 일에 휘둘리고 회의도 생기던 차에 불교에 끌렸지요. 가톨릭도 좋아하지만 제게는 불교가 적성에 맞는 것 같았어요.”

   그는 붓다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기 위해 태국과 미얀마에서 2년간 위파사나 수행을 했다. 1991년 도미, 뉴욕 스토니브룩 주립대 종교학과를 거쳐 로즈미드 소재 ‘유니버시티 오브 더 웨스트’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LA 로메리카 불교대학교 교수로 강의를 했다. 특정 사원에 소속돼 있지 않은 그는 앞으로 연구와 저술을 계속할 생각이다.

   “초기경전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초기경전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급하고 싶어요. 불교를 널리 전파한 아소카왕 등에 대한 책도 준비하고 있고요.”

   출판기념회는 오는 3월1일(일) 오전 11시30분 오렌지카운티 정혜사(2885 W. Ball Rd. Anaheim)에서 열린다. 문의 (714)995-3650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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