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공양 제공하는 예불세트....선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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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3-02-26 17:53 조회2,096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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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투지 하며 부처님께 삼배
미국 현지인들에게 인기 많아
지금 미국은 명상.참선이 유행이다. 명상은 사찰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요가센터에서도, 도교사원에서도, 힌두사원에서도, 최근엔 교회나 성당에서까지도 명상프로그램을 열어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이렇게 유행하는 명상은 마음을 비우고 참나를 찾는 참선이 아닌 스트레스 해소용이 대부분이다. “미국에서 일어나는 불교는 신앙이 배제되고 명상에 매력을 느껴서 사찰을 찾는다”는 기사를 접하고 과연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교가 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교리도 등한시하고, 경전도 보지 않고, 부처님께 삼배의 예도 올리지 않고, 사찰을 찾아 명상만 한다고 해서 그들을 불자라고 할 수 있을까 반문해 본다.
<화엄경> ‘현수품’에는 “믿음은 도의 근원이자 공덕의 어머니. 온갖 모든 선법을 길렀으며 의심의 그물을 끊고 애착을 벗어나 위없는 열반의 무상도를 열어 보인다”라 했다. 수행의 출발점은 믿음에서 시작되고 신심도 이와 동시에 싹터서 믿음의 깊이만큼 높이 자라난다. 10여년 전에 세인트루이스에 처음 사찰을 개원했을 때만 해도 현지인들이 불교에 관심이 많아서 불자인구도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하지만 믿음이나 꾸준함이 없이 가끔 사찰을 찾아와 잠깐 참선하고는 “Thank you!” 하고 가버리는 등, 유행따라 왔다 갔다 하는 분들을 만나다 보니 생각을 달리하게 됐다. 단 한 명이 오더라도 제대로 된 불자들을 키워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참선을 시작하기 전에 부처님께 예경을 올리기로 했다. 예불을 올리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토요참선 정진법회에 오면 된다고 사전에 알려줘서 충분한 선택권을 주었다.
‘지심귀명례 삼계도사 사생자부….’ 예불 올리는 소리가 도량을 감싸고 돈다. 언제 들어도 가슴 벅차다. 매주 화요일 저녁에 있는 참선 정진법회는 오후 6시30분 저녁예불로 시작된다. 처음에는 한글로 오분향 예불문과 반야심경을 다음에는 영문 반야심경으로 예불을 올린다. 처음 참석한 분들도 열심히 법요집을 보면서 따라하고 몇 년째 예불을 모시는 그랙(반야거사)이나 스티브(심공거사)는 스님이 외부 법회로 자리를 비워도 참석자들을 리드하며 함께 예불도 모실 줄 알고 법회진행도 순조롭게 해준다.
토요일 오전 9시에 있는 토요 참선정진법회는 예불이 없고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바로 참선으로 들어간다. 처음 사찰을 찾은 현지인들에게는 삼배 등을 강요하지 않지만 1시간30분 참선시간이 끝나고 다도와 함께 갖는 30분 법문시간에 교리나 불교경전 위주로 강의하다보면 부처님에 대한 존경심이 자연스레 우러나서 삼배를 배우고 싶다고 한다. 한두 번 법회에 참석하다보면 차츰 예불도 참석하게 되고 108배도 하게 된다.
사찰의 아침은 예불로 시작한다. 날도 춥고 눈이 펑펑 내리는 어느 12월25일 크리스마스 날이었다. 새벽예불에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을 것 같아 오늘은 혼자서 예불을 모시겠구나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도 예외 없이 눈을 맞으며 새벽예불에 참석하는 미국인 불자가 있었다. 다른날은 참석 못해도 오늘은 크리스마스라서 특별히 부처님께 예불을 올려야 한다며 참석했단다.
사람을 만나면 악수를 하거나 포옹하는 문화를 가진 현지인들에게 생소한 오체투지로 부처님을 향해 삼배를 올리고, 스님이나 불자를 만났을 때 합장을 하기까지는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도 걸린다. 변함없는 신심으로 수행정진하는 분들에게만 주어지는 불명 수여식을 부처님오신날을 통해서 모두의 축하 속에 갖다 보니 불명을 받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조급해 하지 말고 한 걸음 또 한 걸음 내딛으며 오늘도 미국땅에 부처님 제자들을 키워낸다는 마음으로 정진한다.
[불교신문 2884호/2013년1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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