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산스님 서울 상도선원 주지 / 문화결사
“문화는 곧 삶의 표현 방식
현대인에 행복 전해주어야”
모든 생명은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특징이 있다. 종단이 자성과 쇄신을 위한 5대 결사를 진행하는 것도 뭇 중생이 위없는 행복함을 누리게 하기 위해서다. 행복한 삶을 어떻게 누려야 하는지 알아보기 전에 삶은 무엇인지부터 살펴야 한다. 삶의 방식은 존재방식과 표현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존재방식은 본래부터 행복을 갖춘 고유성을 나타내면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삶을 표현할 때 몸과 마음으로 표현하며 구체적으로 안(眼, 눈), 이(耳, 귀), 비(鼻, 코), 설(舌, 혀), 신(身, 몸), 의(意, 뜻)의 6개 감각기관으로 나타낸다. 이를 육근(六根)이라 하며, 육근의 감각대상을 육경(六境)이라고 부처님은 설했다.
식스 퓨어(Six Pure), 식스 하모니(Six Harmony)
맑고 조화롭게 하는 ‘육근청정운동’
시대에 맞는 새 불교문화 창조해야
종교는 문화현상이고 문화현상은 삶의 표현방식이므로, 종교와 문화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렇다면 부처님 가르침을, 여섯 가지 감각기관과 관련된 문화를 통해 어떻게 구현하고 실천할 수 있을까. 문화결사의 전제는 전통문화의 보존과 수호만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시대 맞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 여섯 감각 기관이 청정해야 시대 맞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현대인에게 진정한 행복을 줄 수 있다.
문화결사는 육근의 청정으로부터 시작된다. 눈으로 보는 문화결사의 예는 문화재다. 부끄럽지만 상도선원을 들 수 있다.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상도선원은 전통양식으로 짓지 않았다. 갤러리 같은 양식으로 조성됐고 부처님도 지하에 모셨다. 처음에는 신도들의 많은 반대에 부닥쳤지만 상량한 후 오히려 사과하더라. 현대인들은 전통적으로 장엄된 종교적 건축물에도 감명 받지만 현대인의 정서와 감성, 색감은 예전과 다르다. 전통의 가치도 분명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좀 더 현대인에게 맞는 새로운 건축 장엄물이 이 시대에 꼭 만들어져야 한다. 도심포교당이라면 특히 이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쓴 소리를 하자면, 문화재 사찰은 정부가 지원하면서 포교에는 손을 놓고 있다. 때문에 불교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문화재 사찰은 부처님 가르침을 통해 문화재의 의미를 전해야 한다. 문화재는 가치와 의미가 전달될 때 더욱 아름답고 가치가 있게 된다. 현대인의 감성과 수준에 맞고 전통을 새롭게 해석한 문화재가 등장하면 감동을 줄 수 있다. 눈으로 보는 문화결사, 슬로건은 ‘맑고 아름답게’다.
귀로 듣는 문화결사는 불교음악이다. 마이클 잭슨이 노래를 부르면 세계의 젊은이들이 집중하고 환호한다. 음악은 세계의 언어다. 우리에겐 찬불가가 있지만 문화재급 불교음악이 나와야 한다. 가톨릭의 그레고리안 찬트를 들으면 설교가 없이도 몸과 마음이 청정해짐을 느낄수 있다. 우리도 불교음악을 통해 새로운 결사운동을 벌어야 한다. 북과 종, 장구 등 불교 사물을 소재로 오케스트라는 만드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불교는 듣는 문화를 소홀히 하고 있다. 귀로 듣는 문화결사의 슬로건은 ‘맑고 조화롭게’다. 조화롭게 청정한 마음이 선율과 음율로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코로 맡는 문화결사는 향기다. 향기로운 것을 맡으면 편안하고 맑아진다. 대표적인 것이 향이다. 영국은 이미 ‘아로마테라피’라고 해서 질병까지 치유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향 문화는 중요하다. 이로써 새로운 문화운동을 할 수 있다. 향은 뇌의 무의식을 조절하는 호르몬계통을 자극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우리가 본래 갖고 있던 문화를 개발해 시민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선도할 수 있다. 슬로건은 ‘맑고 향기롭게.’
혀로 맛보는 문화결사도 있다. 요즘은 먹을거리가 중요한 웰빙시대다. 이에 따라 사찰음식에 관심이 많아졌다. 우리에게도 조계사 앞에 ‘발우공양’이라는 사찰음식점이 있지만, 누구나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한다는 말을 듣는다. 조계사 인근 불자들은 도리어 교회 지하 채소뮈페에 간다고 한다. 싸기 때문이다. 사찰음식이 가진 청정성과 단백성은 몸과 마음을 정화시킨다. 불교가 가진 좋은 자산을 시민들과 공유할 시기가 됐다. 사찰음식 문화는 반드시 확산돼야 한다. 슬로건은 ‘맑고 담백하게’, 가벼운 밥상이 우리를 건강하게 한다.
몸은 어떨까. 탁한 세포에서 암이 자란다. 몸을 청정하게 하려면 절을 하면 된다. 절하고 좌선하면 몸의 감각이 열리며 활발해진다.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고 사람을 돕는 힘이 생긴다. 몸의 문화결사다. 슬로건은 ‘맑고 활기차게.’
마지막으로 뜻으로 하는 문화결사. <원각경> 보안장에 나오는 ‘원각청정심’이 바로 드러내는 것을 의미한다. 지혜와 자비를 항상 실천해야 한다. 슬로건은 ‘맑고 훈훈하게.’
문화결사의 6가지 슬로건을 마음에 새기고 실천할 수 있도록 종단에서 방안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식스 퓨어(Six Pure), 식스 하모니(Six Harmony)’ 운동을 하자. 6가지 맑고 조화롭게 하는 운동이다. 우리 말로 표현하면 ‘육근청정운동’이다. 종단과 불자들이 추진해야 할 문화결사의 구체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정리=김하영 기자
사진 신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