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조계사 주지 토진스님(불교신문 1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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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1-03-16 16:26 조회2,313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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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 대중이 함께 하는 힘, 인정과 배려의 삶 깨우쳐야” |
![]() 토진스님 서울 조계사 주지 / 서원 “진리는 대중이 함께 하는 힘,
인정과 배려의 삶 깨우쳐야”
원하는 것을 품고 있는 힘을 원력이라 한다. 모두 마음속에 원력을 갖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부처님께서는 출가를 왜 하셨는가. 진리를 위해서 출가한 것이다. 오늘은 진리에 대한 이야기부터 풀어나가겠다. 이명박 대통령은 무릎을 꿇은 것이 진리라 생각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무릎을 꿇지 않는 것이 진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모두 나름대로의 진리가 있다.
욕심으로 한계 극복 못하면
세간 출세간 지도자 못돼
욕망에 물들지 않는 서원 필요
진리는 왜 소중한 것인가.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기 때문에 소중하다. 부처님께서는 진리를 위해 출가했다. 진리라는 것은 무엇인가. 수많은 정의가 있지만 ‘함께 공유하는 것’,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진리라고 생각한다. 고목에 싹이 트고 꽃이 피는 것과 같은 생명의 힘이 진리이다. 함께 할 수 없다면 진리라고 할 수 없다. 현재 일본은 대지진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이 아픔을 함께 하는 사람은 생명력이 충만해 있는 분이다. 나의 친척 또는 아들, 이웃의 이야기이다. 바다 건너 불 보듯 한다면 함께 할 수 있는 힘이 약한 사람이다. 진리를 모르고서는 내 아들이나 부인, 형제들도 안락하게 살 수 없다. 그래서 부처님은 진리를 위해 출가했다.
진리는 함께 할 수 있는 힘을 뜻한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함으로써 힘을 얻는 것이 진리다. 이 세상에 혼자 존재하는 것은 없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누구의 아버지이자 어머니이고 그리고 보살핌 속에서 자라나는 생명들이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그물망으로 연결돼 있다고 말씀하셨다.
진리란 함께 하는 것이고 그물같이 얽혀 있는 것이다. 나 혼자만의 길은 그물을 찢고 많은 사람들의 평화를 깨트리게 된다. 함께 하려는 마음이 약하다면 진리에 대한 깨우침이 부족한 사람이다. 진리가 무너지면 이 세상은 힘들고 어려워진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욕심대로 살기를 원하지만 깨우침이 충만한 사람은 남을 배려할 줄 안다. 나만을 위해 살기를 원하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그물을 인정하고 공유하려는 깨우침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일본의 지진참사를 두고 잘 됐다고 하는 것은 마음에 진리가 없는 사람이다. 직접 가서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일본 국민들이 합심해 난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내 마음을 욕망에 물들이지 않는 것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다. 부처님은 욕망에 물들지 않기 위해 머리를 깎고 출가했다. 물들지 않는 수행, 이것이 출가다. 세상 살다 보면 물들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서원을 세우고 기도를 하고 수행을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무엇을 위해 무릎을 꿇었는지 모르겠지만 함께 하려는 생각이 있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앞만 보고 결정했을 거라 생각한다. 앞만 보고 사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쳐다보지 못한다. 눈으로 보면 앞만 보이고 마음으로 보면 뒷모습 까지 볼 수 있다.
마치 어머니가 나의 그림자가 되어 항상 잘 가고 있는지 뒤에서 살피는 것과 같다. 앞만 보면 내 남편, 내 아들 딸만 보인다. 마음을 열고 보면 어머니가 나를 위해 기도해 주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앞만 보는 사람은 자신의 한계도 스스로 파악하지 못한다. 자신이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넘어야 할 산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앞만 보고 가는 것이다. 출가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을 뜻한다. 깨우침을 통해 중생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다. 욕심과 고집으로 인해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면 사람을 이끄는 멘토나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스스로 반성해 새롭게 태어나는 것을 자성이라고 한다. 스스로 출가해 욕망을 이겨내는 것이 출가다. 부처님은 지혜와 자비로 세상을 다스리고 욕망을 이겨냈다. 부처님께서는 출가해 어리석음을 이겨내고 진리를 얻었다. 깨우침을 얻겠다는 마음을 죽는 날까지 지녀야 한다. 세상에 물들어 살지만 연꽃이 흙탕물에 물들지 않는 것처럼 스스로 물들지 않도록 마음속에 있는 진리를 지켜나가야 한다. 그래야 무릎 꿇은 저 행위를 바로 세울 수 있다. 무릎 꿇은 사람만이 행복한 나라가 아니라, 무릎을 꿇지 않은 사람도 진리 속에서 같이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이 마음이 바로 기도이며 서원이다.
가장 먼저 우리는 물들지 않아야 한다. 욕망에 물들어서는 어리석음을 부숴버릴 수 없다. 진리로 충만한 사람은 힘이 있다. 이 세상에 혼자 있는 것은 진리가 아니다. 세상을 더욱 어지럽히고 힘들게 한다.
스스로 한계를 뛰어넘어 세상을 이롭게 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한계가 있다. 큰 나무는 큰 나무대로 작은 나무는 작은 나무대로 약점이 있다. 출가와 수행의 가치는 이 한계를 극복하는데 있다. 한계를 스스로 인정하게 만드는 돈이나 명예 등을 던져버리고 그 울타리를 넘어서야 한다. 죽을 때가 되어 어리석음만 남아있다면 얼마나 두렵고 막막하겠는가. 자기 자신을 버려야 만이 새로운 세상을 건설할 수 있다. 이것을 위법망구라고 한다. 오체투지를 하면서 이 세상을 이익 되고 안락하게 하는 서원 세우길 바란다.
정리=홍다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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