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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불스님 안국선원장(불교신문 1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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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1-04-09 20:55 조회2,2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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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포교원(원장 혜총스님)은 부처님 출가재일인 3월12일부터 열반재일인 3월19일까지 8일간 ‘자성과 쇄신 5대 결사를 위한 신도 대중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출가재일부터 열반재일까지 매일 오전 11시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이어지는 스님들의 설법 내용을 요약했다. 이번 호에는 안국선원장(본지 사장) 수불스님, 서울 옥천암 주지 정범스님,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상임대표 도법스님의 법문을 소개한다.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깨달음과 지혜를 나누길”

부처님의 5비구 제도가 나눔의 시작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할 때

보다 나은 ‘불교의 내일’ 찾아올 것

‘나눔’은 인류가 이 지구상에 존재하면서부터 시작되지 않았는가 생각하면서 지난해 템플스테이 예산을 삭감한 정부당국자에 대해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 왜 그런가. 그들이 나태해진 종단을 일깨워주는 역행보살 역할을 해준 것이 아닌가. 이를 계기로 우리는 자성과 쇄신을 위한 5대 결사를 통해 거듭나려 노력하고 있다. 이 5대 결사는 지금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결사운동’이라고 이름 붙이지 않았지만 이미 부처님 당시부터 우리 내면에 깊이 배어 있는 입장들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좀 더 분명하게, 지금의 시대상황에 맞게 거듭나야 되겠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주장하게 된 것 뿐이다.

부처님께서 깨닫고 난 뒤 가장 먼저 한 것이 5비구 제도다. 당신이 싫다며 떠났던 그들을 찾아가 깨달음에 들게 했다. 이것이 바로 나눔의 시작이다. 물론 불교이전 인류가 생겨나면서 물질적 나눔은 이미 실현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내면 깊숙한 곳에서부터 서로 교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가치에 눈뜨지 못했다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인류가 거듭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얼마나 감격스럽고 고마움 일인가. 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이런 것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복적인 풍조에 빠져 혼란스럽게 살지 않았는가를 생각해 보니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런 데서 벗어나 거듭나기 위해 자성과 쇄신을 위한 결사가 시작됐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런 법회를 계기로 그런 입장을 좀 더 확산시켜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의 큰 뜻이 무엇인지, 또 그것을 어떻게 계승해서 뒷사람들에게 나눠야 하는지를 알고 실천할 때 인류는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성숙해질 것이다. 이번 일본 대지진사건에서도 우리는 인류가 정신적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봤다.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질서를 지키고 남을 배려하는 모습을 통해서 여러분도 그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것은 일찍이 부처님가르침 속에서 성장해 왔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부처님의 제자인 두타제일 가섭존자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새벽원행 길에 쭈그리고 앉아서 무언가 먹다 부끄러워하는 가난한 여인에게 발우를 들이 밀었다. 부끄러워하며 피하려는 그 여인에게 오히려 당신이 먹고 있는 것을 나누어 달라고 했다. 당연히 그 여인은 이것은 존자께서 받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지 않았겠는가. 모른척하고 지나가 달라는 입장을 전함에도 당신이 먹을 수 있는 것을 내가 왜 못 먹겠느냐며 가난한 여인에게 나눔의 기회를 준 가섭존자의 그 모습은 부처님의 자비심이야말로 인류를 구할 수 있는 길임을 보여준 것이다. 이런 것을 어떻게 세상 사람에게 전하며 함께 깨어나게 할 것인가.

부처님이 전한 메시지를 외면하고 세속에서도 다 아는 것들을 따라간다면 종교라는 이름을 붙일 이유가 없다. 종교가 생기고 나서 삶의 질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종교를 믿는 이유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수단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수행자라면, 종교인이라면 달라야 한다. 사회를 맹목적으로 쫓아가서도 안되지만 외면해도 안된다.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선행을 한다. 남을 배려하고 나눔을 실천하며 산다. 지금 말법시대지만 더 희망이 있다. 부처님 가르침에 역대조사 선지식들의 가르침까지 있다.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함께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어려워서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주위를 둘러보라.

나눔 결사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 정신적 눈을 뜸으로 해서 우리의 입장이 변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떤 수행으로 지금보다 훨씬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지금은 비록 육안으로 보고 있지만 혜안-법안-불안(佛眼)까지 열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인연을 맺어주는 것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늦었다 하는 그 순간에 시작하면 된다.

국가원수는 전체를 헤아리는 눈을 갖고 국정을 수행해야 하는데 무릎 꿇고 기도하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대통령도 정부도 진정성이 부족하다.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없다. 불교가 자비문중이라 하는데 왜 안 받아주겠나. 두고 보자는 식으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우리가 외면할 수는 없다. 정신적 영향을 통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깨달음과 지혜를 나누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아직도 기회는 많다. 행복한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있는데 그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리지 말고 국민에게 편안함을 보여주는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육바라밀이 하나이듯 5대결사도 하나다. 종단이나 불자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할 때 보다 나은 내일이 찾아온다. 종단이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일들은 막무가내로 하는 법은 없다. 기대해도 좋을 만큼 한다. 끝까지 주변 이웃과 함께 결승선을 통과해야 한다. 불자들이 나누지 않아서 나눔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바라밀을 통해 나누는 보살행을 어느 정도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다. 몸에 배어 우러나와야 한다. 주변에서 종단에서 또 많은 사람들이 도와 보살심을 일깨워 줄 때 최선을 다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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