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문체부 장관이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신재호 기자

지난해 여당의 새해 예산안 강행처리후 처음으로 정부 고위인사가 불교계를 향해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오늘(5월4일) 오전11시 장관 접견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불교계와 정부 여당이 불편한 관계에 있었다면 정성이 부족했던 것으로 주무장관으로서 반성한다”면서 “종교와 정부간 오해가 있지 않도록 소통하고 의논하고,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가 지켜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병국 장관은 템플스테이 예산과 관련 “템플스테이는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내국인에게 여가문화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에서 먼저 제안해 시작한 사업”이라면서 “템플스테이에 대한 지원을 특정종교에 대한 지원이라고 보는 시각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병국 장관은 “앞으로도 템플스테이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화관광 브랜드로 확실히 자리매김 되도록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불교계 최대 현안인 10ㆍ27 법난특별법 개정과 보상에 대해 정병국 장관은 “특별법에 피해자 보상에 대한 관련 근거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병국 문화체육부 장관과의 일문일답

- 지난해 국회에서 2011년도 정부예산을 처리한 이후, 불교계와 정부 여당이 불편한 관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는 정부와 여당의 “천박한 전통문화 인식”에 비판하면서, 전통문화 보존을 위해 불교계가 직접 나서겠다고 민족문화수호 활동은 물론 자성과 쇄신을 위한 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정부 여당이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소홀했던 점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당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 유감을 표명한다. 정부와 여당은 불교의 전통문화 수호 의지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지켜보면서, 전통문화 보존과 발전에 대한 확실한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금년 초부터 서로 협조하여 전통문화에 대한 각종 법ㆍ제도 개선 및 발전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불교계의 큰 발전을 위해 대한불교조계종이 스스로의 자성과 쇄신을 위한 결사는 매우 바람직한 것이라 생각한다.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한 불교계의 큰스님들께 경의와 찬사를 보낸다.”

- 불교계에서는 “템플스테이 예산안 삭감이 불교계에 대한 지원이므로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기독교계의 요구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템플스테이는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계기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1700여년의 역사를 지닌 불교문화를 체험하게 하여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내국인에게 여가문화 향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정부에서 먼저 제안해 시작한 사업이다. 템플스테이는 2009년도 OECD 보고서에도 한국문화를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 선정될 정도로 전통문화를 알리는데 좋은 성과를 거둔 사업이다. 템플스테이에 대한 지원을 특정종교에 대한 지원이라고 보는 시각은 옳지 않다. 앞으로도 템플스테이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화관광 브랜드로 확실히 자리매김 되도록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 정부와 종교계가 국가발전과 국민소통을 위해 ‘건전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정치와 종교는 엄격히 구분되어야 한다. 헌법 제20조에도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종교계가 국정현안에 대해 문제제기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생명, 환경, 사회복지와 같은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종교적 특성에 따른 입장표명이라고 이해하고 존중한다.. 따라서 종교계와 정부의 관계는 늘 정성을 가지고 대화와 소통으로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가의 주요 정책에 대해서는 사전에 종교계 지도자들에게 설명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정부의 정성과 노력의 부족에 의해 오해된 측면들이 있었다면 주무 장관으로서 소통과 이해를 구해 적극적으로 문제들을 풀어나가겠다.” 

- 불교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이다. 1700년의 역사를 이어오면서 불교는 민족문화를 유지 전승하는데 큰 역할을 다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은 전통문화발전 특위를 구성해, 전통사찰에 대해 여러 가지로 규제하고 있는 전통사찰 관련법들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불교문화는 17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우리 전통문화이며, 우리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정신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가 있다. 후손들에게 잘 물려줘야 할 소중한 문화자산이다. 현행 국토이용계획법이라든가, 개발제한구역특별법 등은 전통사찰 등의 문화적ㆍ역사적 가치 및 전통양식의 건축물의 특색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 건축물과 동일하게 적용하여 규제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사찰을 포함한 전통문화시설물에 대한 과도한 규제사항들에 대해 관련 법과 규정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와 여당이 금년 초부터 여러차례 협의하여 규제 개선안을 만들고 있다. 이번에는 지난 5월2일 한나라당에서 발표한 바와 같은 개선안이 반드시 실현될 것으로 믿고 있다.”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4월8일 국가브랜드위원회 보고에서 언급한 ‘전통문화의 가치를 발굴하고 확산하는 것’에 대한 후속 계획은 무엇인가. 그리고 한나라당 전통문화발전 특위의 5월2일 발표에 대한 문화부 차원의 후속조치 사항은 무엇인가.

“전통문화의 가치를 발굴하고 확산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2월9일 한나라당 내에 ‘전통문화발전 특위’를 구성해 전통문화발전 방안을 정부와 여당이 지속적으로 협의해 마련해 왔다. 대통령께서 지난 4월8일 전통문화에 대한 강조의 말씀이 있으신 후에, 한나라당과 문화부 등 관계부처가 협의해 지난 5월2일 특위 활동 결과를 발표했다. 앞으로도 한나라당 특위와 정부 관계부처가 5월까지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불교계 등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관련 법안의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별히 문화부에서는 전통사찰보전법, 향교재산법, 문화재보호법 등의 개정과 전통문화 보존ㆍ전승 관련 예산의 대폭 확충을 위해 전력을 다할 예정이다.”

- 불교계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가 10.27법난의 명예회복과 보상이다. 이에 대해서는 장관께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법난의 명예회복과 보상, 그리고 관련 법률 개정 필요성에 대한 조윤선 의원 질의에 전적으로 공감하신다고 밝힌바 있다. 

“10ㆍ27법난으로 인해 불교계의 많은 분들이 형사 입건되는 등 정신적, 물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10ㆍ27법난피해자명예회복특별법에는 피해자들에 대한 정당한 피해보상에 관한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명예회복과 의료지원금만 지원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10ㆍ27법난특별법에 피해자 보상에 대한 관련 근거규정이 마련되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10ㆍ27법난 명예회복과 보상 등에 대해서는 충분히 국방부와 문화부가 협의해서 10ㆍ27법난 특별법이 제정됐다. 특별법을 보면 피해자보상에 대한 규정이 선언적인 것에 머물러 있고, 구체적이지는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 일각에서도 10ㆍ27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 뜻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불교계와 국방부, 문화부 협의해서 특별법을 만든 것이기에, 보완할 점이 있으면 보완해야 한다. 국회에서 (법률 개정이) 진행되면 저희들은 적극 협조할 생각이다.”

- 현 정부 출범이후, 일부 고위 공직자들의 종교편향 언행들이 종종 발생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와 관련 문화부내에 공직자종교차별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중이지만, 여전히 공직자들의 종교편향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처별규정을 담은 법적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보는데.

“공직자는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므로 공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개인적 종교관에 따라 특정종교에 대한 편향적인 언행을 해서는 안되며, 엄정중립을 유지해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공직자의 종교차별 근절을 위해 국가공무원법에 ‘종교차별금지’조항을 신설하는 등 법적ㆍ제도적 개선과 함께 2008년10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내에 ‘공직자종교차별 신고센터’와 ‘공직자종교차별 자문위원회’를 설치, 종교차별을 지속적으로 시정ㆍ예방해 나가고 있다. 이와함께 각급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공직자 종교차별사례집과 교육교재 및 만화를 발간해 각급기관에 배포했다. 금년에는 e-러닝 강의콘텐츠를 개발 보급하고, 공무원의 종교적 중립의무 이행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정부에서는 공직자들의 종교차별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직자 대상 교육 및 홍보를 확대 실시하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나겠다.” 

- 장관께서는 최근 “템플스테이는 특정 종교에 대한 지원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는데.

“지난 2000년도에 국회의원이 되고 한 상임위원회만 계속해왔기에 정부에서 하고 있는 모든 종교 관련된 정책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템플스테이가 시작 된 것은 지난 2002년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숙소 문제 해결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로 나온 것이다. 시험적으로 했는데,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 월드컵 당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인상에 남은 것으로 템플스테이를 들었다. 정부에서는 종교적 차원이 아니라 관광산업 차원에서 (템플스테이를) 접근했고, 예산을 늘렸다. 템플스테이 사업을 종무실이 아닌 관광국으로 이관한다. 종무실에서 하다 보니 특정 종교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는 오해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8월에 대구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데, 이번에는 템플스테이를 모델로 해서 고택(古宅)스테이를 한다.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템플스테이를 종교적 관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러한 부분으로 인해 정부 여당과 불교계 간의 어떤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춰진 것에 대해서는 정성이 부족했고, 소통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반성한다. 향후 그런 오해가 없도록 저희가 더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그러한 노력을 하려고 한다. 그동안 정부여당이 나름대로 여러 가지 노력을 했지만 부족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예를 들어 전통문화의 계승발전을 시키고, 활성화시키는 방안에 대해 보다 더 심도 있는 관심을 갖지 못했다. 전통문화와 민족문화에 대한 기반 없이는 지금 말하는 콘텐츠 산업이 차별화될 수 없고, 글로벌 시대에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전통문화와 민족문화가 기반이 된 위에서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데 매우 중요하다. 당정청(黨政靑)간의 협의를 통해 당에 전통문화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논의된 내용을 발표했다. 당정청 협의를 통해 전통문화를 유지 발전시키는데 발목을 잡는 내용을 수정 보완했다. 전통문화건축물에 대한 건폐율을 완화 시켰고, 개발제한구역이나 도시공원 내에서 증개축 기준 면적을 그동안 허용하지 않았는데, 30% 내에서 확장할  수 있도록 했다. 개발제한 구역에서는 개발보존금으로 구역 내에 있는 사찰들이나 종교시설이 많은 부담이 있었다. 이 부분을 대폭 감면했다. 특위에서 발표한 내용들을 구체화하기 위해 시행규칙 등 법령을 개정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 최근 대통령께서 특정종교 행사에서 예정에 없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무릎을 꿇고 기도를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선 이미 자체적으로도 여러 가지 정황이나 상황을 설명을 드린바 있다. 저도 그 자리에 있었는데, 혼자서 앉아 있는 것이 도저히 감내가 안됐다. 저도 하면서 속으로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정치를 하다보면 모든 종교적 행위에 대해 똑같이 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독교에 가면 기독교법에 따라서 해야 되는 것이 당연하고, 불교에 가면 불교법에 따라, 천주교에 가면 천주교법에 따라 구분 없이 똑같이 행하는 것이 정치인이 해야 될 일이다. 저는 기독교 신자가 아닌데도 국가조찬기도회에 주무 장관으로 참석했던 것이다. 그러면 그 예법을 따라 주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다. 순간적으로 갈등을 느꼈는데, 주무장관으로서 어느 종교를 가든지 그 예법을 따라주는 것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다.”

-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불자들에게 당부의 말씀.

“불기 2555년을 맞이해 새롭게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다가 오시고 있다. 부처님께서 새롭게 탄생되시는 이 시점에 불교계와 정부여당과의 여러 가지 불편한 관계가 있었다고 하면 주무장관으로서 정성이 부족했다는 생각을 갖고 반성한다. 앞으로 예산을 집행하고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더 이상 종교와 정부 간에 오해가 있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 소통하고 의논하겠다.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가 지켜지는 그런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우리 모두가 부처님의 뜻에 따라 이웃을 보살피고 돌보는 자비심이 충만해지길 기대한다.”

- 불교와의 인연은.

“대학생 시절에 불교학생반에서 활동했다. 대불련 출신이다. 그리고 형님과 외사촌 형님이 출가했다. 실질적으로 불교집안이다. 저만 중간에 개종을 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전통적으로 내려온 불교의 영향을 받았고, 누구나 친숙할 수밖에 없는 문화라고 생각한다.”

- 부처님오신날인 5월10일의 일정은.

“일단은 저 나름대로 시간을 정해서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저도 지역구가 있으니 지역의 사찰도 방문하려고 한다.”

- 평소 가까이 하는 스님들의 가르침은.

“황벽스님의 오도송인 ‘不是一番寒徹骨(불시일번한철골) 爭得梅花撲鼻香(쟁득매화박비향)’을 좋아한다. 뼛속에 사무치는 추위를 겪지 않고서 어찌 코끝을 찌르는 매화 향기를 얻을 수 있느냐는 뜻이다. 이 구절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정부 여당과 불교계가 일시적으로 갈등 관계에 있지만, 긴 안목으로 보면 이는 ‘진한 매화 향기를 얻기 위해 필요한 한겨울의 추위’와 같다는 생각이 들며 오히려 불교계 나아가 종교계와 정치권의 관계가 정상화되는 기간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 정병국 문화체육부 장관

1958년 양평 출생. 서라벌고, 성균관대 사회학과 졸업. 연세대 행정대학원 졸업. 성균관대 정치학 박사. 전국 총학생회부활 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 제16대, 17대, 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사무총장,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역임. 1월27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해 취임해 5월6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