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스님 3人이 말하는 평창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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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1-07-28 15:43 조회3,044회 댓글2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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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극락사 주지 자용스님은 “평창의 꿈이 이루어졌으니, 이제 문화올림픽 프로젝트를 만들어 전세계에 불교를 알리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더반 현장에서 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는 서포터즈단과 함께한 자용스님. 사진제공=자용스님 |
두 번의 아픔을 딛고 이번에는 꼭 승리해서 돌아와야만 하다는 무거운 짐을 안고 남아공 더반으로 출발하였습니다. 한국에서는 후미 출발을 하였지만 더반에 도착은 제일 먼저 하였습니다. 공항 밖에는 많은 취재진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더반공항은 너무 깨끗하고 조용한 아름다운 도시였습니다. 동계올림픽 발표지다운 공항 안에는 안내문도 잘 구비되어 있었으며 자원봉사자들도 우리를 환영해 주었습니다.
더반은 항구도시로서 아프리카 70% 이상의 물류가 유통되는 인구 300만이 거주하는 살기 좋은 도시였습니다. 20시간을 넘게 비행을 하였지만 더반 땅의 기운이 평창을 승리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어 전혀 피곤하지 않았습니다.
호텔에 여장을 풀고 강원도 서포터즈단들과 평창군수와 저녁오찬이 준비되었습니다. ‘YES 평창’을 외치며 승리를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 또한 모시고 간 부처님을 모셔놓고 IOC의원들의 마음을 평창으로 인도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였습니다. 1000일기도를 이곳 더반에서 회향할 수 있도록 기원하였습니다.
손이 마비되도록 염주 굴리며
12년만에 ‘평창의 꿈’ 이루다
드디어 평창의 운명을 결정짓는 날, 더반 시간으로 12시부터 1차 프레젠테이션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스크린 앞에서 손가락에 마비가 올만큼 염주를 돌리며 주력을 했습니다. 4년 전 과테말라에서 모두 평창이 승리했다는 오보에 우리는 방심하고 있다가 아픔을 겪었기에 이번에는 말을 아끼고 최종 발표할때까지 부처님께 발원하였습니다.
독일, 프랑스는 서포터즈단들은 별로 없었고 대체적으로 주변 분위기는 조용한 편이었습니다. 강원도 도민들만 모여서 기도하고 응원하면서 2차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드디어 감격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더반시간으로 오후 5시에 평창이라는 외침, 12년만에 평창의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대한민국 평창이라고 모두 함성을 소리쳤습니다. 서로 부둥켜안고 소리 내어 울었습니다. 두 번의 아픔, 그동안에 고생했던 분들, 지금 이 자리에는 없지만 정말 고생한 분들의 노고에 큰소리로 울면서 감사함을 표현했습니다.
수백명의 강원도 도민들은 한 목소리 축하하였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더반까지 지구의 반을 돌아온 보람, 포교원장 혜총스님께서 전국사찰에서 3~7일 기도 정진과 월정사, 극락사, 1000일 특별기도 가피로 오늘의 함성이 지구촌의 곳곳에 울려퍼지게 했습니다.
감동의 물결 속에 사물놀이의 풍악소리가 울렸습니다. 사물놀이는 원불교 남아공 포교당에서 흑인들을 대상으로 가르쳐 월드컵과 남아공의 큰 행사때마다 우리의 가락을 연주한다는 교무님 말씀 또한 감동이었습니다.
이 역사적인 날에 축하공연을 하기 위해 버스로 11시간을 타고 와 기쁨의 눈물을 함께 흘리며 연주해주었던 그 모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겁니다. 또한 남아공에는 대만의 불광산사에서 포교활동과 원불교에서 포교활동이 잘 이루어져 생각보다 불자 인구가 많았습니다.
흑인과, 백인의 인종 차별이 아직도 심한 남아공 그곳에 불교의 역할, 대한불교조계종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에 있어서 불교의 역할을 살펴보면, 3~7일 특별 기도법회는 잘 이루어졌지만 현장에서 아쉬움이 참 많았습니다. 먼저 불교계 신문, 방송, 언론계 관계자들은, IOC 회의장에 참관하지 않아 국제적인 정보 자료를 하나도 얻지 못했던 점이 안타까움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전세기를 타게 되었습니다. 전세기 탑승자 반 이상이 방송사 신문사 기자들이었습니다. 지방 언론사들까지 100명이 넘는 취재진들, 그 속에 스님을 반기는 취재진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불교의 나약한 힘을 말해주는 현실인 것 같았습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은 문화올림픽 환경올림픽이 되기 위해서 오대산 월정사를 중심으로 지금부터 문화올림픽 프로젝트를 만들어 전 세계의 불교를 알리는 준비를 해야 할 겁니다.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불교대표들이 자리를 빛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동체대비 실천하는 문화올림픽
한국문화 관통하는 코드는 불교
■ 원행스님 / 월정사 부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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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투표에서 과반투표로 승부를 결정짓는다는 우리 전략이 그대로 들어맞았다. 최종 프레젠테이션에 나섰던 현지 대표단은 눈물을 흘리며 환호성을 질렀고 지구 반대편 평창 춘천 강릉 같은 여러 도시에서도 감동의 축하무대가 밤새 이어졌다. 평창은 2001년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후 2010대회와 2014대회 유치 경쟁에서 잇따라 역전패했다.
전세계 가슴에 새기는 한국
정신문화 꽃피우는 화엄축제
올림픽 가치 문화로 승화돼야
그러나 이번에 한국은 이명박 대통령과 강원도민을 비롯한 전체 국민 그리고 재계 인사들이 앞장서고 사회 각계가 합심한 힘으로 동계올림픽 개최의 꿈을 거머쥐었다. 평창과 경쟁한 독일 뮌헨, 프랑스 안시 같은 도시들의 주민 지지도가 50% 수준에 머물렀던 데 비해 평창은 항상 90%를 크게 웃돌았다.
꿈이 그만큼 뜨거웠던 것이다. 우리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통해 나라 전체가 한단계 올라서는 감격을 경험했다. 국민 각자가 ‘우리도 할 수 있다’를 넘어 ‘우리도 으뜸 갈 수 있다’는 자부심과 확신을 나누어 갖게 된 것이 무엇보다 큰 소득이었다. 세계인들은 서울대회에서 6.25와 겹쳐진 이미지의 ‘아시아의 낯선 나라’ 대한민국을 머리에서 지우고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나라라는 새 느낌을 새겨넣었다.
7년 후 동계올림픽을 통해 이번에는 휴대전화, 조선, 자동차만이 한국의 모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세계인의 가슴과 머리에 다시 새겨줄 차례다. 나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첫째로 사회통합의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하여 국운융성과 국격상승의 에너지로 활용하기를 기원한다.
둘째로 정신문화의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 탄허큰스님의 말씀과 같이 21세기는 동체대비의 자비사상인 화엄사상의 세계로 이 축제를 통하여 우리 인류와 대한민국의 국민이 더욱 찬란한 문화민족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셋째로 자연환경 올림픽이 되었으면 한다. 21세기는 환경이 화두다. 제로섬 경쟁의 지구촌에서 우리는 환경을 먹고사는 세상이 되었다. 강원도민과 국민의 성원에 감사드리며 감자와 옥수수를 재배하면서 세계유일의 분단국이며 세계유일의 남북 분단도에서 성취한 국민의 도전정신에 다시한번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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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현장에 강원일보 서포터즈 파견단이 화이팅하는 모습. 사진제공=원행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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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사 부주지 원행스님과 강원도민들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응원하는 모습. 사진제공=원행스님 |
■ 자현스님 / 동국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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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우리나라를 ‘다이나믹 코리아’로 천명하고 있으며, 세계인들에게 우리가 내세우는 문화는, 그들에게서 배워와 개량한 K-POP과 같은 한류일 뿐이다. 사람들은 흔히 한류를 말하지만, 그 속에 우리의 전통가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반만년의 문화민족을 주장하면서, 우리의 정신은 신생독립국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작금의 올림픽에 있어서 대세는 환경이다. 평창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청정하고 뛰어난 자연유산을 갖추고 있다. 이는 환경올림픽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전 세계의 마지막 분단국가, 그 중에서도 유일한 분단도인 강원도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은 화해와 평화의 이념을 현상하는데 무리가 없다. 그러나 2018동계올림픽을 통해서 우리가 얻어야할 가치는 환경이 아니다.
일본서 반환된 실록과 의궤
하루빨리 제자리로 돌아와야
강원-불교문화 세계무대 우뚝
그것은 선진국 진입과 연결될 수 있는 문화에 있는 것이다. 강릉에는 세계무형유산인 단오제가 있다. 그리고 평창은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가 있었던 사고가 있는 곳이다. 일본에서 반환된 실록과 의궤는 올림픽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와야만 한다.
그리고 평창에는 1400년의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문수성지 오대산 월정사가 있다. 오대산 사고는 월정사의 관할이었으며, 강릉단오제의 주신은 사굴산문의 개산조인 범일국사이다. 또한 월정사 앞 금강연은 한강의 발원지라고 <세종실록>에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강원도 전통문화는 불교라는 하나의 축으로 연결된다. 이는 문화올림픽을 위해서 우리가 불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된다.
다윈의 진화론 이후 인간의 신성(神性)은 깨졌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에 비해서 존귀한 것은, 신이 인간을 특별히 창조했기 때문이 아니라 문화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에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전통문화이며, 그 핵심에 바로 불교가 있다.
올림픽 유치 전에는 당연히 유치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유치가 확정된 순간부터 올림픽의 가치를 어떻게 승화시켜 세계의 주도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가가 화두가 되어야 한다. 그 핵심에 문화가 있다. 그리고 그것을 관통하는 코드로 다시금 불교가 있는 것이다.
[불교신문 2738호/ 7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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