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인레호수의 불교이야기(불교신문 1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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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2-03-01 14:09 조회2,261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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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의 나라 또는 불탑(佛塔)의 나라로 널리 알려진 미얀마. 소박한 생활과 꾸밈없는 천진스러운 마음으로 한결 가깝게 다가오는 불교의 나라이다. 양곤의 쉐다곤파고다와 바간의 수 많은 탑은 한국불자들의 순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성지(聖地)이다. 미얀마를 방문했을때 양곤이나 바간뿐아니라 꼭 찾아야 할 곳이 다름아닌 인레(Inle)호수( Lake)이다. 이탈리아의 해상도시인 베네치아(베니스)보다 몇곱절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곳이 바로 인레호수이다. 미얀마를 넘어 세계의 절경(絶景)으로 전혀 손색없는 인레호수의 불교유적과 현지인들의 돈독한 불심(佛心)을 소개한다. 취재는 지난해 12월5일 이뤄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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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인레 호수 팡도우파고다 내부에 모신 다섯 분의 부처님. 12세기경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였는데, 불자들의 ‘금박불사’가 800년 넘게 계속되어 지금은 본래 모습을 알기 힘들 정도이다. 전통에 따라 남자들이 금박을 입힌다. |
호수 중심에 위치한 팡도우파고다는 수상마을 주민들의 애틋하고 각별한 불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도량이다. 특히 지난 1965년 전통에 따라 팡도우파고다에 모셔져 있는 부처님을 이운(移運)하며 마을을 순례할 때 발생한 사건은 주민들의 불심(佛心)을 더욱 돈독하게 했다.
12세기 경 당시 미얀마를 지배하던 국왕이 바간에서 인레호수로 다섯분의 부처님을 이운해 팡도우파고다에 봉안했다. 어른 손바닥 만한 크기에 불과했지만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어 주민들은 신성한 불상으로 추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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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레호수에서 가장 유명한 사원인 팡도우파고다의 외부 모습. |
미얀마 불교 전통에 따라 금박을 입히는 것은 남자들의 몫이다. 여성과의 접촉을 금하는 전통에 따른 것으로, 남녀차별로 봐서는 안된다.
팡도우파고다에 봉안된 다섯분의 부처님을 친견하고 싶은 인례호수 주민들이 많았다. 하지만 매일 생업(生業)에 종사해야 하는 주민들에게 기회가 적었다. 더구나 산간 오지에 사는 사람들은 팡도우파고다를 참배하는 것이 평생 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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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한차례 부처님을 모시고 인레호수를 순회하는 용선과 그 모습을 바라보는 외국인 관광객. |
매년 음력 9월 중순이면 커다란 용선에 팡도우파고다의 부처님 다섯분을 옮겨 싣고 인레호수를 순회하는 축제가 열렸다. 한해 농사를 마무리한 시점에 열리는 이 축제에는 모든 주민들이 동참했다. 외발 노젓기로 유명한 인따족 젊은이들이 용선을 전후좌우로 호위하는 가운데 축제는 벌어졌다.
부처님을 모신 용선에는 다섯 대 정도의 배를 연결하여 장관(壯觀)을 이뤘다. 용선에 모신 팡도우파고다 부처님들이 수상 마을에 도착하면, 마을 사람 모두 나와 예를 올리고, 가족들의 건강과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기를 발원했다. 인레호수를 도는데는 약 한달의 시간이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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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물결이 거세 네분의 부처님을 찾는데 그치고 말았다. 순례를 중단하고 낙담한채 팡도우파고다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찾지 못한 한분의 부처님이 수초(水草)를 뒤집어쓴채 팡도우파고다에 먼저 와 있는게 아닌가. 신이(神異)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과 부처님의 이적(異蹟)에 환희심이 났다.
이듬해에 다시 인레호수를 순회하는 축제는 이어졌다. 하지만 마지막에 돌아온 부처님은 더 이상 이운(移運)하지 않고, 팡도우파고다에 모시기로 했다. 따라서 지금은 네분의 부처님만 인레호수를 순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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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 동진출가
배 타고 호수 돌며 출가 알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일반인도 출가하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미얀마는 어린시절에 사찰로 출가하여 스님 생활을 직접 체험한다. 대부분 초등학교 시절에 단기출가하는데, 기간은 개인의 사정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지난해 12월 미얀마 인레호수 팡도우파고다를 참배했을 당시에도 몇 명의 어린이들이 단기출가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화려하게 차려입은채 배를 타고 수상마을 주위를 한바퀴 도는 장면이었다. 시중을 드는 사람도 여러명 이었고, 햇볕을 가리는 일산(日傘)을 든 사람도 있었다. 출가 직전 왕자 신분으로 있던 부처님의 모습을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육지에서는 말을 타는데 비해, 수상마을이기에 배로 대신한다는 것이다. 마을을 한바퀴 도는 것은 단기출가한다는 소식을 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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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출가한 미얀마 어린이가 배를 타고 가족, 친구들과 함께 호수를 돌며 마을 사람들에게 인사한 후 사원으로 돌아온 모습. |
■ 불교 상징인 연꽃으로 만든 실
스님에게 가사 공양 한데서 유래
인레호수는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연사(蓮絲)의 생산지로 유명하다. 지금도 연사를 만드는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우기(雨期)에 특히 많은 연꽃이 인레호수를 장엄하는데, 그 가운데 연분홍색의 연꽃의 줄기에서만 연사를 채취할 수 있다고 한다. 마치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 옷을 만들듯이, 연꽃줄기에서 실을 뽑는 것이다.
약 100여년 전 한 여인이 연사를 만들어 스님이 입을 가사를 지어 공양했다고 한다. 이후 연사를 만드는 전통이 생겼고,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채취할 수 있는 실의 양이 많지 않아 지금은 고가(高價)로 거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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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레호수에서 나는 연꽃 줄기로 만든 실로 가사를 지어 공양한데서 유래한 ‘연꽃실’로 옷감을 만드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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