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교계 기부문화 안착 위해 "모금방식 변화 등 업그레이드 필요할 때"...LA중앙일보 10.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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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0-01-26 18:02 조회2,629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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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열린 '사랑의 쌀 나누기' 캠페인은 개신교와 가톨릭, 불교, 원불교계 성직자들이 모두 참가? 커뮤니티 사역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행사로 평가되고 있다. 중앙포토
한국의 대중가수 김장훈은 ‘기부 천사’로 더 유명하다. 그가 지난해까지 기부한 액수는 총 80억원이 넘는다. 그런 김씨는 아직도 집 한칸이 없어 전세집에 살고 있다. 길거리에서 김밥을 팔아 힘들게 모은 돈을 사회 복지를 위해 기부하는 할머니도 부자가 아니다. 덜 먹고, 덜 쓰고 모은 돈이다. 기부는, 또 나눔은 그런 것이다.
지난 한해 경기 한파는 매서웠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나눔의 손길이 따뜻했던 한 해였다. 그 나눔을 실천한 대표적인 곳은 바로 종교계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의 가르침, 부처의 ‘자비’에 대한 가르침 때문일까. 교회와 사찰의 나눔이 그 담벼락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한인 교계의 커뮤니티 사역과 기부 문화는 이제 걸음마 수준이다. 이제 겨우 첫발을 땐 정도. 다시 말하면 잠재력도 무한하다는 말이다.
앞으로 ‘그 잠재력을 어떻게 키워 갈지’, ‘어떻게 잘 모아, 잘 나눌 것인지’는 우리 한인 교계가 풀어야 할 과제다.
이제 걸음마 수준불과 잠재력도 그만큼 무한
◇과거=내 성도만을 챙기다.
과거 한인들 그리고 한인 종교기관들은 먹고 살기에 바빴다. 이민사회에 정착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을 돌아볼 시간도 여력도 없었다. 그게 불과 5~6년 전이다. 교회들은 제 몸 키우기에 바빴다. 교회 밖 세상에 대해 보지 못했고 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한마디로 종교 단체들의 커뮤니티 사역과 기부 문화는 미약했다. 커뮤니티 사역에 관심있는 몇몇 단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관이 '같은 교회'가 아니면 '같은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베풀어야 한다는 필요성 조차도 느끼지 못했던 때였다.
◇현재=밖을 내다보다.
종교 단체들의 커뮤니티 사역은 최근 몇년사이 놀랄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 교인들의 복지라는 좁은 개념에서 시작됐던 교회의 커뮤니티 사역이 이제 본격적인 교회의 주요 사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종교계의 대표적인 커뮤니티 사역 중 하나가 장학사업이다. 과거 교계의 장학사업이 교인들에게 국한됐다면 최근에는 '열린 장학금'이라는 형태로 모집대상을 오픈하고 타민족에게까지 그 기회를 주고 있다.
지난해 본지가 대표적인 교회 12곳을 조사해본 결과 장학사업 규모는 130만달러에 달했다. 장학금 수혜자도 1000여명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주한인교회 중 가장 규모가 큰 남가주 사랑의 교회는 2007년 장학사업을 시작했다.
사랑장학회를 세우고 장학기금을 조성해 매년 30만달러의 장학금을 한인 학생들과 타 커뮤니티 학생에게까지 혜택을 주고 있다. 오랫동안 장학사업을 벌이고 있는 나성영락교회는 장학금은 50만달러. 단일 규모로는 최대 규모의 장학금을 매년 내놓고 있다. 장학사업은 중소형교회들이 가세하면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 기금을 모으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장학주간으로 정하고 이 주에 모은 헌금은 모두 장학기금에 보태는 교회도 있고 골프대회나 이벤트를 열어 강단의 꽃을 사는 대신 돈을 모아 장학예산으로 전환하기도 한다. 또 창립기념일 행사의 일환으로 장학금을 수여하는 교회들이 증가하는 등 교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장학·의료·구호 관련 규모?다양성 확대해야
올 한해 눈에 띄게 도드라진 커뮤니티 사역은 역시 의료사역이다. 경기침체로 무보험자 비율이 늘어 나면서 교계단체들이 한인들의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중대형교회들의 경우 매년 의료단체를 외부에서 유치하거나 교회내 의료인력들을 동원에 자체적으로 진행하기도 하는 형태를 띤다.
또 다른 움직임은 교육이다. 한인교회들의 커뮤니티 사역이 2세 교육사업으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지난해 LA사랑의교회는 'LASR 유스빌드 공립대안학교'를 설립했다. 오렌지카운티의 참사랑교회는 프리스쿨 '커버넌트 키즈'를 오픈하고 앞으로 초중고 사립학교를 개교를 추진하고 있다. 아주사퍼시픽대 교수인 크리스 윤 목사는 한인으로는 처음으로 주류 기독사립학교인 '풋힐크리스천아카데미'를 인수하는 등 교계에 학교 바람이 불었다.
이외에도 고령화 사회를 위한 노인대학 운영과 교회 시설 개방 구호사업 등 다양한 방면에서 커뮤니티 사역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해 세워진 나성영락교회의 'YNOT' 설립과 사랑의 쌀 캠페인 역시 커뮤니티 사역에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모습이다.
정부·기업 후원 모색 종교적인색채줄여야
◇미래=업그레이드한다.
중요한 건 미래다. 교계의 커뮤니티 사역은 결코 단순한 나눔에 있지 않다. 지역 경제개발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큼의 역량이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커뮤니티 사역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우선 커뮤니티 사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금을 모으는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인 교회들이 제 주머니를 털어 사역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외부 자금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말이다. LA에 위치한 웨스트 앤젤스 교회는 연간 예산이 300만달러지만 이 예산보다 3배에 달하는 지원을 정부로부터 받고 있다.
제일 연합감리교회 역시 정부 보조금을 이용해 지역상권 개발에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저소득층과 시니어들을 위한 주택 건설과 직업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물론 이 정도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그 중 하나는 크레딧을 쌓는 일이다. 한인기독교커뮤니티 개발협회(KCCD)의 진 김 사무국장은 "은행이 개인이나 기업에게 대출을 해줄 때 크레딧 다운페이 담보를 중요하게 보듯이 지원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라며 "기업이 이윤을 남기듯 비영리 단체는 사회적 이익을 남길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과를 만들고 이를 기록해 정부 기업 재단에 프리젠테이션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뜻이다.
종교적인 색채를 줄이는 것도 하나의 과제다. 비영리 단체를 세워서 그 일을 전담하게 하는 것이 그 방법 중 하나다. KCCD의 임혜빈 회장은 "한인 교회들이 커뮤니티 사역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지만 아직 규모나 다양성에 있어서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교회라는 이름 안에서 사역을 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비영리 단체를 등록하고 종교적인 색채를 띠지 않고 사역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개신교 가톨릭 불교 원불교 간의 한인교계내의 벽도 허물고 재난 발생시 발빠른 구호와 지원을 위해 교계내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야 하며 중소형 교회의 적극적인 참여도 이끌내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 있다.
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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