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위대한 수행’ 흥행 머지않았다...불교신문 10. 1. 27

페이지 정보

작성자관리자 작성일10-01-29 14:43 조회2,631회 댓글0건

본문

■ 영화 아바타와 위대한 침묵

 
 
외국 영화 두 편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제작비 4억 달러를 투입한 아바타는 국내에서만 1000만 명이 관람했다. 감독이 오래 전 구상했는데 3D그래픽이 본격 실현된 이후에야 제작할 수 있었다. ‘위대한 침묵’은 저예산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5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15년 만에 촬영 허가가 떨어지자 감독이 봉쇄수도원에서 생활하면서 카메라에 일상을 담았다고 한다. 전자가 디지털로 내닫고 있는 세속을 상징한다면 후자는 전통에 충실한 종교를 대변한다.
 
 
세상은 원래부터 ‘입체’로 존재
 
불교디지털 달인 육성해야 할때
 
 
아바타 등장은 앞으로 디지털이 더욱 널리 퍼지고 깊숙이 침투할 것임을 시사한다. 유비쿼터스 기술은 정보 접속, 사람.기기 연결이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가능하도록 만든다. 불교는 디지털의 전체상과 본질을 걸림 없이 포용한다. 따라서 매력적인 종교로서 계속 강점을 발휘하게 된다. 개체.전체가 연기법으로 하나 된 화엄법계, 비어있음과 기이한 작용이 모순되지 않는 진공묘유가 바로 그것이다.
 
불교계가 변신에 매진하고 제 역할을 해야 밝은 앞날을 기약할 수 있다. 이는 세속이 불교계에 간절하게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수행.포교 시에 효율, 속도, 창조 등 디지털의 이점을 활용해야 한다. 전자책 경전, 사이버 법당, 이메일 상담, 사찰 커뮤니티 등의 시도가 필요하다. 종단.사찰의 운영도 혁신해야겠다. 디지털은 소통을 강화하고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도구이다.
 
불교계는 디지털의 부정적 측면을 개선하는데도 일조해야 한다. 영국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인터넷이 종교보다 중요하다’는 답변이 절반을 넘었다. 디지털이 확산되면서 양극화, 스트레스, 중독, 사생활 침해 등 부작용이 커지는 중이다. 불교적 해법인 마음 치유, 지혜 교육, 물질 보시 등의 실천이 요구된다. 불교디지털 달인을 육성하면 어떨까. 달인은 불교와 디지털의 이론, 기법, 현장 노하우에 능통한 핵심인재를 의미한다. 이들은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기위해 자유자재로 디지털을 사용할 것이다.
 
위대한 침묵은 불교계가 수행 전통의 끈을 놓지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산중, 독방, 묵언, 기도, 소임 충실 등은 수행승가 본연의 모습이다. 불교 전통에는 부처님과 역대 조사가 언행으로 보여준 가르침이 녹아있다. 수행, 생활, 사찰운영 모두 전통에 답이 있다. 다만 외양과 형식에 집착하지 않도록 조심할 일이다. 수행과 대사회 소통에 장애가 될 경우 전통도 일부 바뀌어야 한다. 현대화, 도시화, 세속화에 맞추어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것이다. 도심 수행법 개발, 설법에의 스토리텔링 도입, 포교 방식 고도화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불교는 변화하고 고통 받는 세상의 대안이 되어야 한다. 아바타는 현란한 기술 놀음에 빠져 영화 테마인 생명과 평화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입체영화의 신기원을 열었다고 하지만 세상은 원래부터 입체로 존재해왔다. 2차원이 미망임을, 3차원은 또 다른 착각임을 알아야 한다. 영화 자체가 가상이니 이 또한 꿈이다. 수행을 통한 깨달음만이 진리에 이르게 한다. 위대한 침묵은 우리에게 탐욕, 경쟁, 속도에서 한 발짝 비켜서라고 ‘말없는 말’을 한다. 불교는 현대사회의 중병을 치유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수행 전통에 대한 믿음을 갖고 세상 문제를 정면 돌파하자. 눈 푸른 납자들이 등장하는 영화 ‘위대한 수행’이 흥행 돌풍을 일으킬 날이 머지않았다.
 
이언오 /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댓글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