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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나는 걷는다 붓다와 함께"<청전스님 / 휴>...불교신문 10.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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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0-02-04 10:53 조회3,1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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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로서 언제나 붓다를 닮은 고향의 민중들과 아름다운 인연들과 함께 길 위에 있겠다.”
 
북인도 다람살라에서 23년째 만행을 지속하는 청전스님의 동행 이야기가 그의 ‘3개 고향’으로 선보인다. 하나는 초발심 수행 시절 행각하며 만난 어르신들과의 인연 고향이고, 둘째는 태어난 철부지 속가의 고향이고, 셋째는 지금 만행중인 인도 다람살라로 여기에는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다.
이를 각기 3부로 편성해 ‘여행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이들의 명칭은 첫째가 ‘행각’이고 둘째가 ‘항상 고향’이며, 셋째는 ‘천축의 풍찬노숙’이다.
 
 
인연 속가 인도 다람살라 등 3부로 나눠 편성
 
소박한 수행 뒤안길서 만난 세상의 행복 전해
 
 
“천축의 신선(神仙)놀음 20년 세월/…보름엔 하늘에서 천상천녀 내려오고/사시사철 설산풍경 물리지 않네/이제는 천축 땅이 몸에 다 배어/ 고개들어 먼 산 봐도 고향 생각 없다오/…그저 삼시 세끼 족하고 이 한 몸 누일 곳이라면/조선 땅 천축 하늘 분별 않으리/…비록 이름 없는 들꽃으로 세상 마친다 해도/마무쪼록 탄식일랑 마시옵기를.”
 
히말랴야 산속의 풍찬노숙은 이렇게 묘사되고 있다. 그런 스님의 만행은 늘 사람과의 동행이다. 수행길 위에서 힘없는 이들을 챙기는 일에 우선 순위를 둔 탓이다. 다람살라에서 마주치는 길거리 거지들, 심지어 강아지까지 보살피는 이야기가 꾸밈없이 펼쳐진다.
 
이 책은 스님의 30여년 만행길에 쌓아온 인연 이야기를 통해 이웃과 가슴으로 사랑을 나누면서 진정한 행복이 싹트는 과정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소박한 수행의 뒤안길에서 이 세상의 희망을 찾고 있다.
 
 
 
히말라야 순례길에서 만난 마을의 가족들과 함께 한 청전스님(오른쪽).
 
 
책은 만행이 수행자가 길에서 마주치는 세간에서 다시 비쳐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케 해준다. 뜻밖에 로마에 섰을 때 느낌을 이렇게 적고 있다.
 
“절집에 들어가서 제일 먼저 배운 게 청빈 청정 하심이었다. … 천주교에서 수도자의 삼덕이란 청빈 순결 순명을 일컫는다. 청빈은 무소유의 가난이며, 순결은 청정함이고, 순명은 하심인 것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 수도자로서 이 세가지 명제를 제대로 가지고 있는가. … 청빈 순결 순명이 불교에서 말하는 무소유 청정 하심으로 이어지며 생각이 깊어진다. 나는 아직도 수도자 삼덕에서 멀리 떨어진 길 위에 있음을 알아차린다. 얼추 가진 것도 적지 않은 듯하고, 그리 맑은 삶도 아니며, 겸손이 아닌 아만이 큰 게 사실이다. 그러니 출가 수행길에 걸림돌이 많은 힘없는 수행자이자, 겨우 흉내나 내는 수도자일 뿐이다.”
 
스님의 30년 만행 결론은 이렇다.
 
“수행자로서 이번 생, 민중과 함께 하며 민중을 위한 삶이라면 그 어디라도 달려갈 것이다. 외면하지 않고 함께 갈 것이다. 그래서 끝까지 나의 종교는 민중이다.”
 
그의 민중 속 만행의 끝은 어디일까. 스님은 한국으로 돌아오면 가장 낮은 사람들과 함께할 공간을 만들겠다한다. 단 그 전에 ‘달라이 라마의 온화한 미소를 배우는 숙제’를 해결코자 한다. 스님은 <달라이 라마와 함께 지낸 20년>을 썼다.
 
김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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