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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영화 ‘내 마음의 고향’ 제작 완료(불교신문 1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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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4-04-20 19:57 조회2,178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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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영화 ‘내 마음의 고향’이 제작을 마쳤다. 독립영화 제작사인 더 필름클래식 프로덕션(대표 박영철)의 두 번째 장편영화인 ‘내 마음의 고향’은 지난 2일 제작을 완료하고 13일 1차 상영회를 열었다.

‘내 마음의 고향’은 1949년 제작된 최초의 불교영화 ‘마음의 고향’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사찰 풍경 속에 녹아든 동심(童心)의 사모곡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지난 2010년 윤용진 감독의 ‘할(喝)’ 이후 4년 만의 불교영화다.

   
1949년 제작된 ‘마음의 고향’을 65년 만에 리메이크한 ‘내 마음의 고향’이 제작을 완료하고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영화 ‘내 마음의 고향’의 한 장면.

지난 2012년 10월부터 11월까지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위치한 내원사에서 촬영했고, 주인공인 동자승 도성 역에는 단편영화 ‘용감한 형제’ 등에 출연한 아역 배우 신재훈 군, 미망인 역에는 연극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신예 송주안 씨, 주지 스님 역에는 MBC 드라마 ‘신돈’과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 등에 출연한 송경의 씨가 맡았다.

불교를 표방한 영화이지만 심오한 교리나 사상을 직접 표현하기보다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인 모성(母性)에 대한 그리움에 초점이 맞춰진 가족 드라마다. 박영철 감독의 말처럼 “원작이 탄탄”한 탓에 선사들의 어려운 선문답을 드러내지 않더라도 장면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자비’라는 부처님 가르침에 젖어드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힐링무비’라고 정의내린 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는 ‘자비’다. 주지 스님이 천애의 고아인 도성에게 품는 아버지와 같은 보살핌, 미망인이 도성을 통해 느낀 측은지심, 아이를 버릴 수밖에 없었던 도성의 친모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뜨거운 모성, 모두가 자비와 연결된다.

박영철 감독은 “내가 영화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은 자비는 사람에 따라 나타나는 모양새는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는 것”이라며 “부처님의 자비사상은 겉모양은 다르지만 결국 같다”고 말했다.

박영철 감독은 기존 원작에 현대성을 가미했다. 리메이크작이지만 그대로 차용하지 않았다. 1940년와 2000년대는 시대적 간극이 크고 많은 것이 변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원작에서 미망인을 ‘마님’으로 호칭한 것을, ‘보살’이라는 용어로 치환한 것이다.

독립영화 제작자 박영철 감독

홀로 기획·제작·연출·배급까지

‘힐링무비’ 표방…자비사상 담아

세계영화제 노크 ‘작품성 자신’

“한명 관객이라도 치유됐으면”

영화의 완성도도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례로 배우들의 열연에는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동자승 도성 역의 신재훈 군은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삭발하고 승복을 입은 채 6개월간 생활했다.

학교에서 집에서나 승복을 벗지 않았다. 시간이 나면 내원사 주지 정수스님에게 불교 예절과 교리를 배웠다. 신 군의 어머니도 고기반찬을 내놓지 않을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주지 스님 역의 송경의 씨는 법정스님을 모델로 삼아 스님의 저서와 다큐를 보면서 극중 역할에 골몰했다. 이같은 배우들의 열정만으로 이 영화는 높은 평가를 받기 충분해 보인다.

사실 불교영화라고 하면 이른바 ‘장사’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강행한 데는 1인 기업으로 기획과 제작, 연출, 배급까지 홀로 하고 있는 박영철 감독의 뚝심이 발휘됐다.

“현재 영화들은 살인과 폭력, 섹스로 점철돼 있다. 불행하게도 이런 영화가 인기가 많다. 이에 비해 이 영화는 조용하고 잔잔한 자연 속에서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이가 품은 자비의 마음을 담고 있다. 인간을 사랑하는 자비는 위대하다. 탐욕에 빠진 세상을 적시는 따뜻한 감로수와 같은 영화다. 단 한 명의 관객이라도 보고 마음이 치유되기를 바란다. 세계인에게 한국의 불교문화가 크고 위대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이 영화는 국내 개봉에 앞서 세계영화제에 먼저 문을 두드린다. 종교영화나 가족 드라마가 상업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기도 하지만 세계에 작품성을 인정받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현재 칸영화제 비평가주간과 상하이영화제에 작품을 전했고, 체코 카를로비바리 영화제, 스페인 산세바스찬영화제, 부산영화제, 베를린영화제, 베니스영화제 등에도 출품할 계획이다. 그리고 박 감독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불자들을 초청해 영화를 보여주고 싶어 한다.

박 감독은 “불교인이 보고 불교 콘텐츠로서 마음에 위안을 받고 힐링이 됐으면 한다”며 “혹시 수익이 생기면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기부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리고 광화문 네거리에서 주연 배우와 피켓을 들고 홍보에 나설 것이라고 귀띔할 정도로 영화에 대한 자부심이 넘쳤다.

김종원 영화평론가는 “흥행성을 의식하지 않고 복고주의적 소재에 도전한 감독의 의욕이 돋보인다”며 “산사의 풍경과 동승의 사모곡이 잘 어우러진 한 편의 소박한 문예영화”라고 평가했다.

덧붙여 김 평론가는 “절제된 음악이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이라고 지적하며 “주제 음악이 없이 사용한 음향이 감정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 시놉시스

어려서 절에 버려진 천애고아 도성은 주지 스님의 보살핌으로 열두 살이 된다. 수행에는 관심이 없고 놀기에 한 눈 팔기 일쑤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다.

어느 날 절에 불공을 드리러 온 서울의 젊은 미망인을 본 후 도성은 어머니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만 한다.

미망인에게는 홍역을 앓다가 죽은 도성의 또래 아이가 있었다. 미망인에게 모성애를 느낀 도성은 그녀를 통해 어릴 때 헤어진 친어머니의 모습을 그린다. 그 절실함이 미망인의 마음을 움직여 양자가 되어줄 것을 부탁한다.

얼마 후 미망인은 끈질긴 설득 끝에 주지 스님으로부터 반승낙을 얻어낸다. 하지만 미망인이 도성을 데리고 하산하게 된 날, 친어머니에게 털 부채를 만들어 주려고 숲에 놓아둔 새 덫이 문제가 되어 모처럼 부풀었던 양자가 되는 꿈이 깨어지고 마는데….


■ 최초 불교영화 ‘마음의 고향’

문화재청 등록문화재 제345호 지정

“신파성 배제…모정 그리움 담은 수작”

영화 ‘내 마음의 고향’의 모본이 된 영화는 ‘마음의 고향’<사진>이다. 극작가 함세덕(1915~1950)의 희곡 <동승(童僧)>을 각색해 동서영화기업사에서 1949년에 제작한 영화로, 윤용규 감독의 데뷔작이다.

‘마음의 고향’은 원작과는 달리 현대적 감각을 많이 가미하고 있다. 원작자의 의도는 동자승과 주지 스님의 관계를 일제하의 억압과 자유와 해방을 암시하고 있으나, 영화에서는 산촌 고찰에 아들을 맡기고 돌아서는 어머니의 비통한 마음과 이를 돌보게 된 주지 스님과 소년과의 인연을 그리고 있다. 또 희곡에서는 목소리로만 등장하는 동자승의 친모를 화면에 드러냈다.

   
 

76분 분량으로 제작한 이 영화는 최초의 불교 영화로 평가 받고 있다. 해방과 한국전쟁 사이에 제작된 영화라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수작으로 꼽히는 고전영화다. 당시 최고 배우인 최은희 씨가 미망인 역할을 맡는 등 출연배우들의 면면도 쟁쟁했다.

모두 열 장면의 시퀀스로 짜인 이 영화는 경북 금천에 있는 충암사에서 절의 외곽을, 서울 개운사에서 내부 장면을 각각 촬영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초의 불교영화로서 ‘마음의 고향’은 한국영화사에 끼친 영향이 크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지난 2007년 ‘마음의 고향’을 등록문화재 제345호로 지정했다. 문화재청은 “산사의 고요한 생활을 배경으로 신파성을 배제하면서 모정에 대한 그리움을 담담하게 표현한 수작”이라고 문화재 지정 이유를 밝혔다.

‘마음의 고향’은 한국영상자료원이 내놓은 <2011 한국고전영화 DVD 컬렉션>의 첫번째 작품으로 DVD로 출시됐고, 유튜브 내 ‘한국고전영화극장 채널’(www.youtube.com/koreanfilm)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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