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교가 어느 정도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부산 홍법사 주지 심산스님. 스님은 10년이 넘게 동자승 출가 등 포교프로그램을 계속해 오며 지역포교에 매진해 오고 있다.

오계 수계법회 대신

마을상좌 수계법회 하자

계 받은 불자들은

‘난 주지스님 마을상좌’라는

끈끈한 의식 갖게 돼

 

임산부에서 3세까지는

‘영유아 수기’로 묶고

4세에서 7세는

‘동자승’으로 묶고

그 이상은 ‘마을상좌’로 묶어야

 

부산을 흔히 ‘불도(佛都)’ 즉 ‘불교의 도시’라고 부른다. 그만큼 불교세가 강하다는 의미다. 전국의 사찰을 다녀도 부산불자들이 신심을 내어 불사에 동참한다는 이야기는 흔히 듣는 이야기다. 부산에는 8년 전부터 지역의 젊은 스님들이 주축이 되어 불교발전을 이룩하자고 발원한 ‘전법도량’ 10여곳이 있다. 그 중 한곳이 금정구 두구로에 있는 홍법사다. 홍법사는 불심 깊은 재가불자인 하 도명화 보살이 창건한 사찰로 부산에서 오랫동안 전법에 매진해 온 심산스님이 주지로 부임해 2만여명의 불자들이 정진하고 있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동자승 출가를 비롯해 다양한 행사를 펼치는 홍법사 주지 심산스님을 만나 지역포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부산지역에서 활동한 시기와 계기는.

= 1992년으로 기억됩니다. 군법사 제대 후 통도사 강원에 있다가 왔어요. 통도사 강원에 편입해 2년여간 공부하고 강원졸업 후 교무과장으로 있었는데 통도사부산포교당을 세워 직영형식으로 운영하자고 해서 주지로 있었습니다. 시내 포교당에서 10여년 살았고 홍법사서 10여년 살았습니다.

- 홍법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 홍법사는 신심과 원력 소신의 삶을 살았던 도명화 보살이 당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사재를 보시해 2003년 9월에 창건한 도량입니다. 90여생 동안 기도와 수행으로 검소한 생활을 하시며 4만9586㎡(1만5000여평)의 넓은 땅을 일구어 아름다운 신창농장으로 만드셨어요. 그곳에 평생 서원인 부처님 도량을 건립한 겁니다. 그리고는 종단에 기증해 제15교구본사 통도사 말사로 등록했습니다. 2007년에는 일반대중을 위하여 독성각을 건립해 평생 원불(願佛)로 모시고 기도정진했던 나반존자님을 모셨어요. 2009년에는 대웅보전을 낙성했어요. ‘불교의 생활화, 현대화, 복지화, 세계화’를 모토로 전법에 앞장서 온 홍법사는 2010년에는 도명화 보살이 시주발원해 국내 최대의 청동좌불인 아미타대불(높이 21m)을 봉안했습니다. 그 안에는 홍법사의 원대한 포교 원력을 전해 들은 달라이라마존자께서 부처님 진신사리를 보내주셔서 아미타대불에 봉안했어요.

- 홍법사 창건주인 하 도명화 보살의 불심이 대단한 것으로 압니다.

= 일찍이 불가와 인연을 맺고 일생을 불교중흥을 위해 포교, 장학사업, 전국의 사찰, 군 법당 불사, 사회봉사활동 등 누구도 감히 실천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을 묵묵히 해 오셨어요. 1988년 40억원 상당의 사비를 쾌척하여 (재)불심홍법원을 설립하고 매년 6월6일 허공마지 홍법바라밀제를 개최하여 포교유공자 포상 및 청소년 포교활동 후원금 지급, 장학금 지원, 사회복지기금 등을 헌공했어요. 또한 부산불교인들의 터전이 될 부산불교신도회관 건립을 위해 30억원 상당의 재산을 기부하여 부산불교발전에도 크게 기여했어요. 도명화 보살은 “일평생을 부처님 덕으로 살아오며 부처님의 가피로 자연히 이루어진 재물이니 이제 부처님께 돌려 드린 것일 뿐”이라고 하심합니다. 큰 원력과 기도를 성취하신 분입니다.

- 어린이 포교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 홍법사는 창건된 지 올해 11년째 됩니다. 그동안 추구해 온 것 중의 하나가 어린이와 청소년 포교입니다. 이를 위해 어린이청소년 교육연구소를 세워 그 아래 문화관을 두고 플루트, 가야금, 드럼, 기타, 바이올린, 댄스, 모듬북 등 문화활동을 통한 포교를 해왔습니다. 요즘은 명상을 중심으로 법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법회에 나오면 다 배울 수 있습니다.

- 국제포교와 교류에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 어린이 청소년포교와 더불어 홍법사가 추구하고 있는 목표가 국제포교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몽골과 대만 인도 등과 교류하고 있습니다. 몽골과 교류는 한나래문화재단을 통해 이뤄지고 몽골의 특정 도시와 결연을 맺어 그곳 도시에서 올해 3회째 ‘도전 골든벨’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중학생 대상으로 진행하는데 골든벨을 울리면 한국을 방문할 수 있는 선물을 줘 한국불교를 체험할 수 있게 해 줍니다. 한국에서 공부하려는 학생들에게는 장학제도를 만들어 주고 있기도 합니다.

또 대만 불광산사와 2003년부터 시작해서 계속 진행중입니다. 올 가을에는 150여명이 불광산사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불광산사와는 네트워크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3년 홍법사 옆에 인도문화원을 개원했습니다. 홍법사가 지어 인도문화원에 사용할 수 있도록 10년 무상임대 했어요. 운영은 인도대사관이 해서 인도영화제도 하고 오는 25일에는 간디 흉상제막식도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인도를 국빈 방문했을 때는 보리수나무를 선물했는데 그때도 긴밀한 논의가 있었어요.

- 홍법사에는 108산사 순례단 등 다양한 신행단체와 조직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 모두 50여개가 됩니다. 모두가 나름대로 활동을 잘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유마공덕회, 선우공덕회, 법경공덕회, 법진공덕회, 일승공덕회, 일승공덕회, 묘향공덕회, 묘주공덕회 등 ‘공덕회’라는 명칭이 붙은 신행단체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또 홍법사에는 ‘실버합창단’이라고 해서 65세 이상 되는 보살님들과 ‘칸타모레’라는 혼성합창단이 50여명 활동하고 있구요. ‘어머니합창단’도 명성이 높습니다.

- 부산을 ‘불교의 도시(佛都)’라고 하는데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온다고 보나요.

= 냉정하게 보아서 기복신앙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봅니다. 전국의 도량에서 보면 불사하고 돈 내는 분들이 부산 신도들입니다. 그렇지만 부산 내부에 들어와 보면 그다지 체계적이지도 않고 그다지 조직적이지도 않고 교육이 중심이 되지도 않았어요. 물론 안국선원과 같이 교육과 조직이 잘 되어 있는 사찰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기복이 중심적이라고 봐야 합니다. 부산 안에서는 ‘불심의 도시’라는 것이 일상 속에서 법복 입고 다니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부산을 주도하거나 리드하고 있는 불자들이 많다고 볼 수도 없어요. 불교대학에서 두드러지는 사찰도 없어요. 그러니 불심이 두루두루 퍼져 평준화 되어 있는 도시가 부산이고 그 속에서 불심이 자연스럽게 표출되고 있습니다. 불교적 정서가 다른 도시보다 살아 있어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보면 됩니다. 흔들림 없는 기복을 바탕으로 교육과 조직화는 과제라고 봅니다.

- 어린이 포교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 어린이 포교뿐만 아니라 전체에 통용되는 건데 지속성을 가지고 해야 합니다. 올해 동자승 출가를 9기째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100여명이 나왔습니다. 매년 10명에서 13명이 동자출가를 하는데 이들이 진정으로 홍법사를 마지막까지 자기 절이라고 말하는 소위 ‘진성불자’가 됩니다. 한해는 몇 명 안 되지만 10년이 지나니 이들이 핵심불자가 됩니다. 저는 전국의 사찰 주지스님들에게 항상 건의하는데 전국의 삼귀의 오계 수계법회를 하는 대신에 마을상좌 수계법회를 하자고 합니다. 그러면 수계받은 불자들은 ‘나는 수계받은 불자이기도 하지만 주지 스님의 마을상좌다’라는 끈끈한 의식을 갖게 됩니다. 포교원에도 건의했는데 임산부에서 3세까지의 유아는 ‘영유아 수기’로 묶고 4세에서 7세는 ‘동자승’으로 묶고, 그 이상 지나가면 ‘마을상좌’로 묶어야 한다고 봅니다.

- 불교중흥을 위해 불자들이 합심해 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요.

= 어떤 프로그램을 검증하려면 1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저희 홍법사는 동자승 출가나 고3 수험생 법회를 지속적으로 한 후에 결실이 이뤄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렇듯이 모든 사찰에서도 한 가지 포교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면 끊어짐이 없이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성공을 거둘 수 있고 궁극에는 불교중흥도 이루어 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산스님은 …

   
 

1981년 도문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동국대학교 선학과와 불교문화대학원을 졸업했다. 1986년 대성사 주지를 역임한 스님은 1988년부터 1991년까지 공군법사로도 활동했다. 1994년부터 1998년까지 공창종합사회복지관 관장으로 활동했으며 1994년부터 2002년까지 통도사 부산포교원 주지로 지역불교 발전에 매진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사)동련 이사장을 맡아 어린이 포교에 일조했다. 1999년에는 청소년 포교를 위해 (사)한나래문화재단을 만들어 현재까지 이사장으로 있다. 현재 (재)불심홍법원 이사, 국제불광회 한국 부산협회 회장, 조계종 부산연합회 부회장, 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1999년 조계종 포교원 제10회 포교대상 원력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 불이상, 2008년에는 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