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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드 멍 탄과 미래 한국불교(불교신문 1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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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5-01-18 15:34 조회1,120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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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우 | 논설위원·군법사 

얼마 전 포교원의 초청으로 내한해 강연을 한 세계최대의 인터넷 기업 ‘구글(Google)’의 엔지니어인 차드 멍 탄(Chade Meng Tan)은 우리나라 젊은이들과 비슷한 불교환경과 불교에 대한 선입견을 지녔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던 그가 아주 당당한 재가불자가 되어 구글 내에 명상을 기반으로 한 리더십프로그램인 ‘내면 검색프로그램(Search Inside Yourself)’을 개발하여 명상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모습은 미래불교를 일궈가는 한국의 불교지도자들에게 시사해 주는 바가 매우 크다.

그는 불교가 세계화되는 과정에서 서구인들이 불교의 매력에 빠져드는 몇 가지 이유를 알려줬는데, 불교가 현대인의 삶의 고통들을 다루는데 아주 능숙하고 체계적이며 효과적인 종교라는 점, 철저히 과학적이며 개방적이며 입증 가능한 가르침이라는 점, 교리체계가 상당히 체계적이며 영적 깊이 있는 종교라는 점 등을 꼽았다.

이를 한국 젊은이들에게도 적용시키고 발전시키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불교가 구식이며 나이 든 사람들만이 믿는 종교가 아닌 참으로 매력적인 종교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작업이 빨리 진행되었으면 한다. 먼저, 부처님의 가르침을 요즘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이해하기 쉽게 전하고, 그들이 안고 있는 고민거리들을 효과적으로 해소해 줄 다양한 방법을 실제적으로 제시해 주어야 한다.

미국은 MBSR로, 동남아 불교국가들은 위빠싸나로, 우리나라는 템플스테이로 접근하고 있으나 더 다양화해야 한다. 그리고 한문과 한글을 뛰어넘어 가르침을 이미지와 동영상으로 어필할 시대가 되었다.

예를 들면 가수 싸이를 비롯한 한류의 세계화가 ‘유튜브’와 같은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확산됐듯이 우리도 문명의 이기를 적극 활용해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참선법, 서양인이 봐도 박수칠 만한 좋은 법문, 법회 자료, 불교만화와 애니메이션 등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두 번째는 불교가 과학적으로 가장 훌륭한 가르침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과학자들도 불교를 더 깊이 알 수 있도록 지도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교지도자들이 과학에 큰 관심을 가지고 조예가 깊어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달라이라마가 서구 젊은이들과 지식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유는 그의 과학적 식견이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교를 과학적으로 이해시키는 것은 현대인에게 불교가 구식이요 낙후된 종교라는 선입견을 깨뜨리는 가장 효과적인 포교방법이다.

신의 입자라고 하는 ‘힉스입자’를 온 세계 과학자들이 수십 조원을 들여서 증명해 주고, 우주 급팽창이론인 ‘인플레이션 이론’의 직접증거도 발견해 불교만이 가장 훌륭한 종교라는 사실을 하나하나 밝혀 주고 있는데 우리는 이것들을 활용하는데 서툴다.

이제라도 현대인들이 궁금해 하는 불교에 대한 질문들에 대해 과학적 방법을 사용해 당당하게 검증하고 설명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는 불교지도자들이 아함경이나 니까야에 통달하고 있어야 한다. 금강경이나 화엄경 법화경 등 일부 한문경전만으로는 미래 젊은 불자들을 만들어 내는 데는 부족하다.

우리는 부처님 원음에 더 가까이 가야하고 그 원음에 비중을 두고 믿고 의지해야 부처님 가르침의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쉽다. 성공한 불자, 구글의 차드 멍 탄을 거울삼아 미래 한국불교를 위해 우리의 포교방법을 재정립하자는 바람이 거세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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