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현각스님 영남대 특강(불교신문 14/12/26)

페이지 정보

작성자관리자 작성일15-01-18 17:48 조회1,131회 댓글0건

본문

“여러분은 이 세상을 포용하며

자비롭게 기능하는

세상을 만드는 일을 해야 합니다

 

정치인들이 이러한 세상을

만들어 주지는 못합니다

여러분들의 몫 입니다

 

사회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일

‘그중 제일 어려운 종교’

누군가 그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이 시대에 어울리게

새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누가 ‘자기삶이 있는 영웅’으로서

기존의 소프트웨어를

고치거나 취소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인지

궁금합니다”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저자로 잘 알려진 ‘눈 푸른’ 납자 현각스님은 지난 11월26일 영남대학교 법대 강당에서 ‘대학생활을 위한 철학적 사고(Philosophical thinking for my college life)’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이날 강연에서 현각스님은 400여석의 자리를 가득 메운 학생들에게 “무지와 편견을 버리고, ‘참나’를 탐구하라”는 내용의 강연을 진행했다. 내용을 정리해 싣는다.

 

안녕하십니까? 강연에 나와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소프트웨어에 대해 말하고 싶습니다. 소프트웨어는 기계를 운영하는 보이지 않는 프로그램입니다. 또한 보이지 않는 말로써 기계를 지배하는 언어이기도 합니다. 소프트웨어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아이패드를 집어 들며) 이것은 유리, 메탈, 플라스틱, 실리콘 등으로 이루어진 물건입니다. 이것은 내장된 소프트웨어를 통해서만 작동됩니다. 기계 운용에 있어서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보다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문화도 소프트웨어

조선식 소프트웨어(문화)도 있고 유럽식 소프트웨어도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에는 차이도 있습니다. 같은 유럽식 소프트웨어지만 그 속에 있는 이태리식 문화 소프트웨어와 독일식 문화 소프트웨어는 다릅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컴퓨터에 있어 소프트웨어는 인간이 읽을 줄 모르는 어떤 언어와 기능을 통해 계산과 영화를 보여주기도 하며 메일을 전송하는 등의 기능을 수행하게 합니다. 아울러 우리가 알기로는 여러 가지 종류의 소프트웨어가 컴퓨터의 작동을 위해 존재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예를 들면 애플 아이폰이나 삼성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기계가 있지만 소프트웨어의 기능에 따라 호불호가 달라집니다. 10여 년 전 미국 대학교에는 블랙베리(휴대전화)를 가지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지만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가 원활하지 않아 이 제품은 시장에서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블랙베리의 기계문제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부족(혁신부족)으로 인해 시장의 선택에서 제외된 것입니다. 이후 어떤 사람들은 삼성만을 선택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아이폰 만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요즘은 구글의 오픈소스를 활용해 소프트웨어를 자신이 업그레이드하고 기능을 추가하여 사용하기도 합니다.

■ 종교도 소프트웨어

모든 종교 문화 철학은 오직 소프트웨어일 뿐입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종교와 신앙은 소프트웨어입니다. 어떤 면에서 현대인으로써 새롭게 볼 수 있는 세상, 예를 들면 기후변화와 같은 자연현상을 포함한 과학적 지식 같은 것도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분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옛날 사람들은 곰팡내 나는 책에서 대답을 찾았습니다. 캘리포니아주는 현재 10여 년 동안 비가 오지 않고 있으며 동부 버팔로에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기도 합니다. 또한 일본에서는 지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요즘은 에볼라가 발생하여 한 지역의 생명이 모두 죽어버리기도 합니다. 옛날 사람들은 과학기술의 부족으로 그 원인을 알지 못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슈퍼컴퓨터와 같은 분석기술의 부족 그리고 정보를 공유하지 못해 자기 소프트웨어(당시의 지식 또는 상식)를 활용하여 현상을 설명했습니다. 그 결과 종교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절대자가 하늘에서 벌을 내린다고 생각하여 마녀사냥을 통해 절대자를 달래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소프트웨어였습니다.

조선의 유교사상을 비롯한 불교사상 역시 소프트웨어입니다. 인간이 직접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의 대답을 추구하는 소프트웨어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압니다. 과학적 분석을 통해 팩트를 들여다보고 엘리뇨를 확인하여 기상현상을 설명하고 미래를 예측합니다. 방송의 기상예보에는 이러한 예측을 통한 일기예보가 나오는데 이러한 것들이 바로 소프트웨어입니다.

■ 모든 것이 소프트웨어다!

아이폰이나 태블릿PC 또는 스마트폰을 선택할 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제품이 살아남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것은 살아남기 힘듭니다. 옛날의 문화적 소프트웨어는 지금 사용하면 곤란합니다. 소프트웨어는 업그레이드되어야 합니다.

30년 전 내가 중ㆍ고등학교를 다닐 때 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라는 다큐멘터리가 나왔습니다. 미국 교육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교육혁명이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가 올해 새롭게 만들어져 수백만 명의 시청자가 보았는데, 이를 통해 보면 지난 수백만 년 간의 인간 역사보다 최근의 30년이 더 많은 과학적 발달을 이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주의 발현으로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의 진화를 명확하게 설명했고 우리는 그것을 믿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과학이며 과학적 소프트웨어는 수많은 검증을 통해 우리가 사실을 믿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과학에는 믿지 않으면 지옥으로 간다는 것이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과학입니다. 과학은 스스로 검증하고 진보하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인 것입니다.

이 세상을 보면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의 90%는 못된 사람들 때문에, 못된 소프트웨어 때문에, 철기시대의 소프트웨어를 지식정보시대의 소프트웨어로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시킬 줄 모르는 사람들 때문에 갈등할 수밖에 없습니다. 30년 전 대학시절 상당히 진보적이었던 나조차 동성애 결혼은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좋던 나쁘던 미국은 스스로 업그레이드 가능한 나라였기에 인간을 새로운 아이디어로 보게 됐고 인간의 가능성을 볼 줄 알았기에 이제는 결혼을 할 수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가 스스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지 그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인간의 생리적 소프트웨어 즉, 배고플 때 먹고 피곤할 때 자는 것은 아기 소프트웨어입니다. 인간이 성장하면서 소프트웨어는 스스로의 경험 관계 등으로 진화하는 파워가 생기고 그로인해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하게 됩니다. 그러나 90%에 해당하는 인간의 문제는 업그레이드되지 못한 못된 소프트웨어로 인해 발생합니다.

제일 악하고 위험하고 인간들에게 필요 없는 것들이 철기시대의 소프트웨어로부터 업그레이드 되지 않아 생기는 문제입니다. 휴대전화를 예를 들면 전화기 기능만 있는 전화기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로 사진 편집에서부터 동영상 편집에 이르기까지 작업이 가능한 스마트폰으로 발전됐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나쁜 소프트웨어를 제어하지 못할까요? 오늘과 같은 발전의 시대 2014년도에. 그러나 이 세대 젊은이는 그 열쇠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시대는 다양하고 새롭게 세상을 보는 시대입니다. 여러분들이 아무리 부모님과 기성세대를 믿더라도 이 세상과 맞지 않는 소프트웨어라면 하루빨리 보내버려야 합니다. 이것은 확실합니다. 젊은 세대는 그런 도전을 이루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우리 학교선배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항상 한국의 교육제도를 추천합니다.

한국의 젊은 세대들은 역사 속에서 새롭고 격동적인 선택을 해왔습니다. 여러분 또한 이 세상을 포용하며 자비롭게 기능하는 세상을 만드는 일을 선택해야 합니다. 의사가 나를 고치지 못합니다. 내가 나를 건강하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정치인들이 이러한 세상을 만들어 주지는 못합니다. 바로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한국의 소프트웨어는 대단했습니다. 그 소프트웨어로 한국사회가 깨어났습니다. 한국은 세계의 어느 나라도 이루지 못한 경제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로부터 한국사회는 새로운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무조건 일하고 받아들이며 대충 대충 눈가림하는 사회분위기를 바꾸어야 합니다. 이제 한국은 새로운 소프트웨어로 업그레이드 할 필요성이 생긴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다이내믹한 발전을 이루었던 소프트웨어는 이제 새롭게 업그레이드해 후손에게 나쁜 일들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자각을 이뤄야 합니다.

사회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일, 그중 제일 어려운 일은 종교입니다. 우리사회에는 종교는 건드리면 안 된다는 관념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종교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이 시대에 어울리게 새롭게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과연 누가 자기 삶이 있는 영웅으로서 새롭게 자기의 소프트웨어를 사이언스와 비교하면서 기존의 소프트웨어를 고치거나 취소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인지 궁금합니다.

아울러 종교를 떠나 드리고 싶은 말은 과연 누가 아름다운 소프트웨어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지, 지적 과학자로서 못된 소프트웨어를 바로 잡아 새롭게 리뉴얼 시킬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 질의응답 시간에…

행정학과 김승현 학생의 자기성찰의 방법에 관한 질문에 현각스님은 <성경>에서 예수가 말한 “Go inter the room, closed door alone”이라는 문구를 인용하여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어 ‘참나’를 탐구 하십시오”라며 “우리시대 젊은이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나의 참된 성품을 찾아 모색해 해 나가는 것”이라고 전하며 젊은이들 스스로 자기 안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성찰하기를 기대했다.

■ 현각스님은 … 

   
 

1964년생. 미국 예일대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1년 간 공부했으며 하버드 대학원에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하다가 숭산스님의 강의를 듣고 출가했다. 현재 불의선원 선원장이며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열림원)등의 저서가 있다.

댓글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