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색색의 연등물결이 넘쳐나는 페레이드인 연등회는 신선함 그 자체였다. 입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외국인들을 끌어 들였다. 그러면서 한국의 문화관광상품으로서의 가능성이 부각됐다.

사찰별, 불교단체별로 직접 만든 해마다 새롭고 다양한 장엄등이 제등행렬에 등장한다. 한지에 베어 나오는 은은한 색색의 볼거리와 신심에서 우러나오는 ‘흥’이 보는 이의 ‘흥’을 북돋아 준다. 이들에게 연등축제는 한국적 고유성과 세계적 보편성을 두루 갖춘 역동적 축제, 그 자체였다.

연등회보존위원회로 외국인의 연등축제 관람을 문의하는 여행사나 국내외 단체들이 생겨났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 발굴 필요성이 국가차원에서 제기된다. 연등회보존위원회도 여기에 적극 호응했다. 2001년 연등회 제등행렬부터 종로 탑골공원 앞을 중심으로 외국인 전용 관람석 2000석을 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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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에서 종각까지 들어오는 제등행렬 가운데 탑골공원에 방송중계석이 있어 외국인을 위한 안내방송을 진행하며 이해를 도왔다. 더불어 제등행렬에 함께 참여할 수 있게 유도해 관람과 참여를 동시에 가능하게 했다.

또한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회향한마당에서는 함께 어울려 춤을 추었고, 낮에 우정국로에서 열리는 문화한마당에 설치된 다양한 부스에서 불교관련 체험을 했다. 연등축제의 장을 마음껏 오가면 그들의 눈높이에서 불교를 경험하고 이해했다.

2008년 연등축제에 참석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조사 보고서가 작성됐다. 인터넷과 주변인들의 추천등 이른바 ‘입소문’을 통해 연등축제를 접한 경우가 80% 정도로 절대 다수였다. 이에 반해 신문 및 잡지 4.7%, 여행사1.7%, 호텔 공항, 비행기 안에서0.9% 등 일반적인 홍보매체를 통한 축제 인지는 드물었다. 더불어 한국불교에 대해 더 알고자 하는 욕구가 있음이 확인됐다.

연등회보존위원회와 한국불교사업단 그리고 한국관광공사가 힘을 모아 2013년부터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한국불교에 대해 더 알고자 하는 외국인들의 욕구와, 특별한 한국의 문화관광상품 개발의 당위성이 엮어지면서, 템플스테이 후 연등축제에 참여하는 1박2일 체험일정이 등장했다. 외국인 관광객 모객은 관광공사에서, 템플스테이는 불교문화사업단에서, 연등 만들기와 제등행렬 관람좌석 배정은 연등회보존회에서 맡았다.

먼저 조계사에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갖고 템플스테이를 진행될 서울 인근 수도권사찰로 이동한다. 2013년의 경우 구미권역 참가자는 용주사, 아시아권 참가자는 전등사에서 실시했다. 각 사찰 별로 대학생 서포터즈가 동행하여 의사소통과 진행을 도왔다. 템플스테이를 통해 사찰예절을 익히고, 발우공양을 직접해보고, 타종체험을 포함한 저녁예불도 동참했다.

또한 참선과 108배 그리고 포행으로 이어지는 나를 찾아 떠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 참여했던 미국인 사진작가는 “매우 훌륭한 행사였으며, 추후 한국관련 사진집을 발간할 계획인데, 앞으로도 이런 훌륭한 이벤트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감사메일 보내오기도 했다. 작년에는 세월호 참사로 1박2일 체험일정은 실시하지 않았고, 올해 다시 재개된다. 이미 100여명의 신청자가 접수됐다.

총인원은 300명 한정으로 진행된다. 당일 연등 만들기와 제등행렬 관람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조계사에서 템플스테이 사찰로의 이동과 다음날 연등축제 장소로 이동은 한국관광공사에서 교통편을 제공해주며, 템플스테이 비용은 외국인이 직접 해당 사찰에 지불한다. 연등축제와 연계된 템플스테이는 이제 시작 단계라 볼 수 있다.

○ 글로벌 네트워크 홍보 -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 김종숙 차장은 “역사문화를 소재로 한 관광소재를 계속 개발하고 있으며, 템플스테이와 연등축제도 그러한 소재개발의 일환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관광공사에는 19개국에 30개의 해외지사가 운영되고 있으며, 지사를 통해서 한국의 주요 문화행사들이 홍보하며 해외 외국인 회원수 180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8개 언어로 운영되는 관광공사 홈페이지(Visitkorea.or.kr)를 통해서 홍보된다. 개별관광객의 경우 연등회 시작 15일전쯤에 관광공사 홈페이지를 통해서 이루어지며 단체관광객의 경우 연등회 시작 6개월전부터 해외지사와 현지여행사가 협의하여 방한상품개발 및 모객활동이 이루어진다. 신청순서에 따라 마감되며, 보통 행사 2~3일 전에 마감된다.

○ 특정대상 밀착형 홍보 - 코스모진

몇 년째 꾸준히 연등회보존위원회에 외국인좌석을 신청해오고 있다. 연등축제를 특정한 집단에 밀도 있게 홍보하여 모객을 하고 있었다. 주한미군 부대 내의 호텔 투수객을 상대로 호텔 홈페이지에 연등축제 일정소개를 올리기도 하고, 관련 잡지 및 인터넷에 배너광고, 호텔 로비에 연등축제 포스터 부착 등으로 특화된 홍보를 진행한다.

호텔 투숙객은 주한미군 친인척 또는 지인들이다. 코스모진 김선하 담당자는 “이들은 DMZ(비무장지대)관광에 관심이 많은데, DMZ지역은 사전접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한국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다른 관광상품을 찾는 경우가 있다”며 “5월에는 ‘연등축제’가 여기에 부합하는 좋은 관광상품” 이라고 말했다.
 

■ 세계인의 사랑받는 축제

세계적인 축제는 그 지역만의 특성이 담겨 있어 그곳에 가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하는 매력이 있다. 유서 깊은 독특한 이야기가 모티브가 되어 지역축제가 만들어지고, 여기에 새로운 활력이 더해져 축제에 모인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브라질 리우 카니발

강렬한 삼바 춤과 세계3대 미항으로 꼽히는 리우데자네이루와 어울러져 황홀의 극치를 연출하는 축제다. 1930년대 초반까지는 보통의 거리축제에 지나지 않았다. 이후 삼바학교들이 설립되고 학교별로 퍼레이드를 펼치면서 지금과 같은 큰 규모의 축제로 발전했다. 삼바학교는 카니발을 위한 학교이다. 사람들은 삼바학교에 등록하여 1년 동안 퍼레이드를 준비한다. 지금은 여러 개의 삼바학교가 생겨, 카니발이 열리면 학교의 명예를 걸고 퍼레이드를 준비한다. 리우데자네이루 시청에서는 주요 삼바학교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스페인 발렌시아 토마토축제

1944년 토마토 값 폭락에 분노한 농부들이 시의원들에게 토마토를 던진 것이 유래가 된 토마토 축제는 매년 이 광란의 전투에 참여하기 위해 현지인과 관광객들로 도시 전체가 넘쳐나며, 토마토를 던지면서 광란의 파티를 즐긴다. 이 축제에 사용하는 토마토는 낙과로 상품성이 없는 토마토를 사용한다.

독일 옥토버 페스티발

옥토버페스트는 19세기 중반부터 뮌헨을 대표하는 6대 맥주 회사의 적극적 참여와 후원으로 세계 최대 맥주 축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축제에 참여하는 맥주 회사들은 시중에 유통되는 맥주보다 알코올 함량을 높인 특별한 축제용 맥주를 준비한다. 그리고 회사별로 최대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천막을 세워 맥주를 판매하는데, 축제 기간 동안 팔려나간 맥주는 약 700만 잔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일본 삿포로 눈축제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삿포로 시민들을 위로하고, 춥고 긴 겨울을 즐겁게 보내자는 의도로 1950년 제1회 행사를 개최한 이후, 매년 2월 초에 열리는 일본 최대의 축제이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건축물을 비롯해 동화 속 주인공들의 모형이 길이 1.5㎞, 최대너비 105m의 공원 곳곳에 전시된다. 동원되는 눈의 양만도 5톤 트럭 7000대 분량이다.

태국 송크란 물축제

우리의 설날에 해당하며, 불교 국가답게 사원에 가서 기도와 공양을 올리고, 새와 물고기를 방생하는 등 종교 의식을 행한다. 흔히 ‘물 축제’라고 불리듯, 지나가는 행인이나 관광객에게도 예외 없이 물을 뿌리는데, 축복을 기원하는 의미이므로 누구도 화를 내지 않고 물에 흠뻑 젖은 채 축제를 즐긴다.

[불교신문3106호/2015년5월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