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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로 사찰 돌아보고(불교신문 1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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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여여심 작성일15-07-28 13:12 조회1,0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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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기자간담회에서 티베트 책자를 출간한 필진, 이현수 씨를 만났다. <대한문학>에 수필로 등단한 그는 뒤늦게 불교를 접하고 ‘붓다와 떠나는 책 여행’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현수 씨는 자신의 꿈을 “휠체어를 타고 전국 사찰을 여행하는 몽상가”라고 소개했다. 몽상가라는 말이 불교의 장애인에 대한 낮은 인식을 지적하는 듯 느껴졌다. 사실 유명 사찰을 가면 일주문부터 장애인들을 가로 막는다. 종교적 의미와 고건축의 건축적 특성상 ‘턱’을 만들었겠지만, 이는 장애인들에게 장애물에 지나지 않는다. 또 계단으로 이어진 법당 가는 길은 불교를 접하지 못하게 막는 요소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한 곳은 아직도 소수의 사찰이다.
무엇보다 장애인들이 불교와 멀어지게 하는 요소는 잘못된 인식이다. 오래 전 한 장애인이 언론과 인터뷰한 기사에서 ‘어떤 종교를 믿느냐’는 질문에 그는 “불교에서 장애가 된 것을 전생의 업보라고 한다. 그래서 교회에 다니고 있다”고 답을 한 적이 있다. 장애인의 이런 질문에 대해 불교는 경전의 여러 말씀을 찾아 그들을 포용할 내용을 발굴하고, 인과응보에 대한 잘못된 불자들의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부처님 가르침을 정리해서 제시해야 한다.
한국불교가 또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사안은 출가의 조건이다. 우리나라에서 출가를 하기 위해서는 신체적 장애가 없어야 한다. 그런데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수행을 하다 시각을 잃은 아나율 존자를 돌봤으며, 정신지체장애를 가진 주리판타카를 받아들였다. 일본에도 적지 않은 ‘장애인 스님’이 있다. 율장에서 출가를 제한한 조건에 대해 합리적인 해석이 이뤄져야 한다. 부처님께서 손이나 발이 없는 사람들에 대해 출가를 제한한 것은 공동생활과 탁발이라는 당시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지, 장애인의 수행을 막은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누구나 장애인이 된다. 신체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휠체어에 앉아 불교의 가르침을 설명하는 이현수 작가를 보면서 든 여러 단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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