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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봉축 특집] 설레임 가득한 탄자니아의 부처님오신날(불교신문 2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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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작성일22-05-20 16:06 조회8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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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6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보리가람대학이 연등 만들기와 관불 등 작은 행사를 먼저 가졌다. 탄자니아 보리가람농업기술대학 법인사무처장 인석스님과 학생들이 다함께 직접 만든 연등을 들고 찍은 사진.

보리가람대학 부처님오신날 맞아
전학생 연등 만들기, ‘관불’ 참여
모든 게 ‘낯선 불교 문화’이지만
봉축 의미 나누며 웃음꽃 만개

탄자니아 보리가람 농업기술대학은 종단이 한국불교 불모지 아프리카에 세운 첫 학교입니다. 척박한 땅 아프리카에 농업 인재 양성을 위한 기술대학을 설립해 세상 모든 아동 청소년에게 공정한 출발을 지원하고 지속 가능한 평등과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양질의 교육을 종단이 꾸준히 지원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2013년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원력과 지원에 힘입어 첫 삽을 뜬 후 2016년 개교해 벌써 200명이 넘는 졸업생들을 배출해냈는데요. 선진 농업 기술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있는 탄자니아 보리가람대학의 부처님오신날 맞이는 어떨까요? 어색하지만 반가운 마음으로 부처님 나투심을 축하하는 보리가람 학생들의 부처님오신날을 살짝 엿볼 수 있는 보리가람 농업기술대학 법인사무처장 인석스님의 글을 싣습니다.

설레임과 두려움이 가득했던 지난 2월 말, 대한민국 인천에서 아랍 에미리트 두바이까지, 그리고 아랍 에미리트에서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까지 긴긴 시간을 비행해 도착한 땅 아프리카. 공항에서부터 비포장도로로 2시간 가량을 달리니 목적지인 보리가람농업기술대학이 시야에 들어왔다. 마하반야바라밀!

신세계였다. 한국과는 환경과 문화가 전혀 다른 나라 탄자니아! 보라가람에서의 첫날 저녁은 전 소임자인 스님께서 차려 주신 한국식으로 간단히 먹고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숙소에서의 첫날밤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낯선 곳에서의 생소함도 그렇고, 열대야도 만만치 않아 비몽사몽으로 밤을 보냈다. 새벽의 신선함을 느끼기 위해 밖으로 나가니 모기떼들이 달려들어 몸을 피해야 했다. 그래도 초롱초롱한 별들은 반갑게 인사하는 듯했고,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기운이 느껴지니 정신은 더욱 또렸해졌다.

걸음을 옮겨 법당으로 향했다. 이곳에서의 소임기간 동안 무탈하게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법당 부처님께 발원했다. 대한불교조계종에서 탄자니아에 보리가람농업기술대학을 건립한 그 숭고한 뜻을 받들고,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를 이곳 사람들에게 전하는 막중한 소임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수행해 나가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보리가람농업기술대학은 아프리카에 부처님 법을 전하고, 탄자니아 경제의 중심인 농업을 발전시켜 이들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해주자는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현 봉은사 회주)의 발원과 불자들의 뜻을 담아 2016년에 건립한 학교다. 이후 조계종은 조계종이 설립한 공익법인 아름다운동행을 통해 보리가람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어떤 이에게는 여행하다가 스쳐 지나가는 곳일지도 모르고, 또 어떤 이에게는 다르에스살람에 세워진 학교 한 곳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이곳은 엄연히 부처님의 대자대비를 실천하는 나눔의 도량이자, 실천의 도량인 것이다.

부처님오신날은 이곳 보리가람에서도 뜻 깊은 날이다. 소소하기는 하지만 부처님 오신 뜻을 새기기 위해 행사를 열었다. 아프리카 사람들 피부색을 한 아기 부처님은 현지인들과 다정다감하게 대화를 나누고 계시고, 연등도 만들면서 부처님 얘기로 웃음꽃을 피우기도 했다.


연등 만들기가 생각처럼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이곳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다 같이 어우러져서 연등의 의미도 새기면서 만들기에 집중했는데, 손놀림이 능숙하지 않은 탓인지 삐뚤빼뚤한 것이 우스꽝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탄자니아인들의 연등이 만들어졌고, 완성하고 나서는 연등 만들기 문화를 즐기고 자신들의 연등을 만들었다는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서로 거리낌 없이 사진을 찍느라 왁자지껄했다.


나도 이들 사이에서 함께 웃고 떠들며 동화되다 보니 피부색이나 언어가 다른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금세 깨닫게 됐다. 언어와 문화, 그리고 종교가 다른 이들이 아기 부처님 관욕의식에 참가하는 모습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이었으며, 낯선 문화에 대한 이해를 통해 자아의 고정 관념을 깨려는 성찰의 장으로 느껴졌다.

보리가람의 하루는 햇빛과 바람과 비를 거름 삼아 여무는 곡식처럼 이렇게 부처님의 그림자로 조금씩 채워지고 있다. 그래서 언젠가는 부처님 법으로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는 발심 출가자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보리가람농업대학은 지금 부처님 도량으로 성장하고 있다.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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