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대표단, 동일본 지진피해 위문 및 희생자 천도재 봉행...불교신문 11/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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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선정화 작성일11-07-26 20:14 조회2,198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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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원장 자승스님이 동북조선학교 방문해 학생들애게 선물을 전달했다. |
이번 일본 방문에서 셋째 날인 8일, 동일본 지진의 최대 피해지역인 센다이에서의 일정은 현지인들에게 큰 호응과 함께 감동을 전달했다. 대표단의 이날 활동은 단순한 위문이 아니라 지진 피해에 따른 일본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치유하는, 시공간을 초월한 발걸음이어서 더욱 각광받았다.
#과거에 아픔을 보듬다
양 종단의 의식이 각각 펼쳐진 가운데 거행된 천도재는 시종일관 진지함과 경건함을 잃지 않았다. 조동종은 종무총장(총무원장격) 사사키 코이치 스님이 지도법사로, 50여 명이 의식을 차분하고 장중하게 이어 갔다.
조계종 대표단은 조계종 어장 동주스님을 비롯한 10여 명의 의식팀이 등장해 한국 전통의 천도의식으로 일본인 희생자들에게 길을 안내했다. 바라와 북, 징, 태평소가 어우러진 가운데, 화려하지만 절제된 춤사위가 1시간 동안 전개되면서 살아남은 자의 애절한 발원이 먼 길을 떠나야 하는 이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 듯 했다.
조동종 관계자와 현지인들도 의식의 모습은 다르지만 그 안에 담긴 진정성과 장엄을 이해한 듯이 합장한 채 희생자의 왕생극락을 함께 바랐다.
지진으로 손자 둘을 잃고 조카가 실종되는 아픔을 겪은 사사키 카즈오(71)씨는 “우리를 위해 먼 곳에서 이곳까지 와서 의식을 베푸는 모습이 감동했다”며 “조동종 신도로서 일본 불자들을 대표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임향원에서 분향하고 있다. |
#현재에 평화를 주다
조계종 대표단은 센다이 창림사를 찾아 축원하고 있다. |
조계종 대표단은 해인가에 위치한 조동종 사찰인 창림사(昌林寺)를 방문했다. 창림사로 가는 길은 시내의 활기찬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사찰에 가까워 갈수록 지난 지진의 흔적이 또렷하게 드러났다. 논밭인 줄 안 허허벌판은 집들이 빼곡히 밀집했던 곳이었고, 자동차는 땅바닥에 처박힌 채 언제 올지 모를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 아름은 넘어 보이는 나무 무더기가 곳곳에서 뿌리를 드러내고, 콘크리트로 지은 집조차도 앙상한 골재만 남긴 채 기우뚱거리고 있었다.
곳곳에 건설 장비가 움직이고 있었지만, 그저 무너진 건물 잔해를 치우고 있을 뿐, 마을을 다시 조성하려는 움직임은 전혀 볼 수 없었다.
대표단이 찾은 창림사는 지진 발생 당시 지붕이 무너지고 바닷물에 1m까지 잠겨 전파된 것과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신도들의 노력으로 겨우 법당을 새로 조성한 상태다. 창림사에 도착하자 이미 오래전부터 기다려온 주지 스님과 신도 50여 명이 마중 나왔다.
총무원장 스님은 청람사 신도들에게 선물을 증정했다. |
이날 대표단의 즉석 축원은 집과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에게 마음의 안심으로 다가왔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마츠모토 창림사 주지 스님에게 선물로 정성을 드러내자, 감격에 겨운 듯 눈시울을 붉혔다. 또 총무원장 스님이 신도들 한명 한명에게 선물을 주자 눈물을 흘리며 감사를 표시했다.
총무원장 스님이 신도에게 일일이 선물을 전하자, 신도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
마츠모토 주지 스님은 “여러분들이 격려로 많은 도움을 받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오늘 한국 스님들의 축원과 말씀은 희생영가의 명복을 비는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단의 방문은 현재를 살아가는 고통 받는 이들에게 위안을 주고 마음의 평화를 찾게 했다.
#미래에 희망을 심다
같은 날 조계종 대표단은 센다이 시 외곽에 위치한 ‘동북조선초중급학교’를 찾아 미래의 희망찬 빛을 전했다. 이미 지난 4월28일 긴급 구호금 400만엔(한화 약 5400만원)과 ‘산은 산 물은 감이로다’ 생수 11톤을 전달한 바 있는 조계종은 이날 2차로 지원에 나선 것이다.
1차 지원분으로는 학교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것을 우려한 조치다. 이에 따라 이번 방문에서는 더 큰 선물로 학교 관계자와 학생들을 기쁘게 했다. 대표단은 학교에 1000만엔(한화 약 1억3000만원)과 신발, 체육복 등을 전했다.
조계종 대표단은 동북조선학교에 1000만엔을 기증했다. |
윤종철 교장은 역시 감격으로 대표단을 환영했으며, 특별히 종단이 제공한 생수 ‘감물’에 애정과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윤 교장은 “대표단의 방문을 열렬히 환영하며 오래 기록될 역사적인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며 “조계종이 주신 ‘감물’은 학생들의 점심식사에 제공돼 즐겨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단의 두 차례 방문을 통해 우리는 복구할 수 이있다는 용기를 얻었다”며 “여러분의 방문은 조국통일을 바라는 공통된 의지의 발현이라 생각하며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열렬한 환영에 감사한다”며 “자랑스런 한민족으로서 어렵더라도 지혜롭게 극복하고, 지원금이 유용하게 쓰이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대표단의 방문은 학생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게 했다. 김령화(중급부3, 14)양은 “스님들의 방문을 환영한다”며 “열심히 공부해서 큰 인물이 돼서 꼭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동북조선학교는 지진 당시 큰 피해를 입었다. 교실 곳곳이 주저앉고 벽이 허물어져 붕괴의 위험이 크다. 이런 피해에도 불구하고 조총련 계열의 미인가 학교라는 이유로 일본 정부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 현재 30여 명의 학생들은 최근 건립된 기숙사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조계종 대표단은 지원금 및 선물 전달식 후 학교 피해상황을 일일이 살펴보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그리고 떠나기 전 마중을 나온 학생들에게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기회가 되면 학생들을 한국으로 초청하겠다”며 “한국에 오면 전통문화인 템플스테이를 체험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님의 말씀에 수줍지만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느껴졌다.
조계종 대표단은 8일 하루 일정만으로 지진 피해에 따른 희생영가를 천도하며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피해자를 위로하며 현재의 고통을 잠재우고, 학생들을 지원하며 미래의 희망을 밝히는 성과를 거뒀다.
조계종 대표단은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위시해 11교구본사 불국사 주지 성타스님, 총무원 특보단장 정념스님, 중앙종회 사무처장 성효스님, 총무원 사회부장 혜경스님, 교육원 불학연구소장 원철스님, 포교원 포교부장 계성스님, 종단협 불교인권위원장 진관스님과 실무진 등 20여 명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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