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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템플스테이 영문자료 ‘오류투성이’ (법보신문 10.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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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0-12-06 17:55 조회2,8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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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법·문장구성 잘못…일관성도 결여
일본 침략을 ‘great(위대한)’로 표현
책자·리플릿 관리 체계적 시스템 절실

템플스테이에 참여하는 외국인이 한해 평균 2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정작 외국인에게 한국불교를 알리는 영문 책자와 리플릿은 오류투성이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사찰 리플릿의 경우 문법이나 문장구성의 오류가 비일비재한 것은 물론 일본의 조선 침략을 ‘great(위대한)’로 표현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불교영어번역연구원(원장 전옥배·이하 KIBET)이 11월 16일 ‘사찰 불교영어 번역 오류 사례’를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선 김한영(서울대 영문과·국민대 강사) KIBET 선임연구원의 발제로 영문서적, 사찰 리플릿에 대한 집중적인 검토와 토론이 이뤄졌다. 이에 따르면 템플스테이사업단이 지난 9월 펴낸 ‘Templestay in Korea’는 ‘panjeon’ ‘Panjeon’ 등 대소문자가 통일되지 않은 것을 비롯해 부석사를 ‘Busuksa’ ‘buseoksa’, 경주를 ‘Gyeongju’ ‘Kyongju’ 등 동일한 용어를 다르게 표기하고 있어 외국인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책에는 원어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어식 영어 표현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The temple Silleuksa always filled with water color’(47쪽)에서 ‘filled with water color(물빛으로 채워진 절)’이란 표현처럼 의미가 전혀 통하는 않는 문장들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리아타임스 원어민 교열자인 에니 샤피로(Annie N. Shapiro)씨는 “신륵사 앞에 흐르는 물빛이 아침 안개, 저녁 석양 등으로 변한다는 의미를 전달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콩글리시에 해당한다”며 “‘Silleuksa temple is always filled with the changing color of the water’ 정도로 해야만 이해가 가능한 문장”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chanted as a monk’(11쪽)는 ‘chanted by a monk’로, ‘who ordained under Ven. Seung Shan’(22쪽)은 ‘who were ordained under Ven. Seung Shan.’으로, ‘Uisang’s mind did not move’(67쪽)는 ‘Uisang’s mind was not moved’ 등으로 고쳐야 문법적으로 분명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허원미디어가 지난해 7월 간행한 ‘Templestay’의 경우 오역이 더욱 심각하다. 빈번한 오탈자와 기본적인 문법상의 잘못은 물론 원불교를 불교 종파의 하나로 설명하고 있으며, 태고종이 천태종을 부활시킨 종파(Taego, the modern revival of the Cheontae lineage)로 서술하는 등 많은 문제들이 지적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사찰에서 개별적으로 펴내고 있는 리플릿이었다. 조계종의 공식 명칭인 ‘Jogye Order’ 대신 ‘Chogye Order’를 사용하고, ‘Joseon’ ‘Goryeo’라는 통일된 표기 대신 ‘Choseon’ ‘KoRyeo’를 사용하고 있는 것에서부터 한국 선(禪)을 다른 나라의 선과 차별화 해 ‘Seon’이라고 영문표기를 일치시킨 지 오래됐음에도 일본 선의 일반적 표기인 ‘Zen’으로 쓰고 있는 점도 큰 문제로 지적됐다.

심지어 경남 P사찰의 리플릿에는 모 승병장을 설명하면서 통상적인 임진왜란의 영문 표현인 ‘Japanese Invasion of 1592’ 대신 ‘the great Japanese invasion Imjinwaeran’이라고 쓰고 있어 일본 침략을 ‘위대하다(great)’고 서술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었다.


또 ‘Mt. Neunggasan’을 쓰면 될 것을 ‘NeungGa san mountain’으로, ‘Naesosa Temple’ 대신 ‘Nae So Sa Temple’로 표기하는 등 어색한 표현들도 많았다.

KIBET 관계자는 “아무리 많은 노력을 기울인 성과물이더라도 이런 크고 작은 실수들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템플스테이는 물론 한국불교에 대한 신뢰에까지 금이 갈 것”이라며 “특히 템플스테이사업단이 사찰 리플릿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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