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동국대 종학연구소 주최 국내외 불교석학 4박5일 간화선 수행 실참 현장(불교신문 1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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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1-09-05 13:13 조회2,497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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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소장 종호스님)는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인제 백담사 무설전에서 국내외 간화선 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참 수행을 실시했다. 사진은 용맹정진 중인 참가자들의 모습. |
동국대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소장 종호스님) 주최로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인제 백담사 무설전에서 열린 간화선 실참 수행에는 국내외 불교학자 30여 명이 참가했다. 백담사 대중 스님들도 함께 자리해 학자들의 수행에 힘을 북돋웠다. 학자들의 마음공부가 점차 무르익었던 지난 18일 인제 백담사를 찾았다.
미국 영국 등 불교학자 30여 명 동참
수불스님 지도점검…4박5일 용맹정진
“머리 아닌 몸으로 체험하며 마음공부”
이번 간화선 수행은 간화선 국제학술대회를 앞두고 종학연구소가 특별히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동아시아 불교 및 선불교 전공자들에게 효과적으로 간화선 수행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문적 연구와 수행 실천을 병행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간화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간화선 세계화의 계기를 만들겠다는 뜻도 담겨있었다. 이론 중심의 연구에 매진해 온 학자들에게 동국대 국제선원장 수불스님(안국선원장, 불교신문 사장.사진 위)의 수행 지도는 신선한 자극이 됐다.
수불스님이 학자들을 향해 손가락을 내보이면서 던진 화두는 “무엇이 나로 하여금 이렇게 움직이게 했는가”이다. 그리 길지 않은 화두지만 그동안 학자들이 연구해온 어떤 물음보다 난해하고 답답함을 주는 문제다. 4박5일간 치열하게 정진하면 답을 찾아야 할 문제이기도 했다.
학자들이 수행을 하는 공간 역시 예사롭지 않았다. ‘무설전(無說殿)’. 문자 그대로 말이 없는 전각이라는 뜻이다. 화두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한 수행 공간으로 최적의 장소였다. 수행은 별도의 방선 없이 철저하게 묵언으로 진행됐다.
옆 사람의 움직임이나 물소리, 빗소리 등도 모두 수행에는 장애물이다. 수행에 방해가 되는 일체의 움직임도 허락되지 않았다. 빠른 의단 형성을 위해 답을 구할 때까지 제자리를 지키면서 오로지 화두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한 수불스님만의 수행 지도법이다.
“화두에 집중하다 보면 잠도 의심도 사라지게 됩니다. 화두는 앉아서 참선할 때만 드는 것이 아닙니다. 밥 먹을 때나 걸을 때, 잠잘 때 등 언제 어디서나 화두를 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저버리지 말고 최대한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까지 정진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수행 체험 일정을 하루 남기고 참가자들을 향한 수불스님의 당부였다. 조금 더 치열하고, 조금 더 집중해서 치열한 각오로 정진하라는 따끔한 충고이기도 했다. 법문에 이어 수불스님은 참가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수행 과정에서 일어나는 궁금증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이와 더불어 개별적인 점검이 필요한 학자들을 위해 별도의 면담 시간도 가졌다. 학자들은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면담을 통해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점검받으며 남은 기간 용맹정진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4박5일의 간화선 수행 체험이 끝나는 날인 지난 19일 오전. 수불스님은 “이번 수행이 끝나더라고 수행을 이어갈 것”을 주문했다. 생활 속에서 꾸준히 수행하는 학자들이 되기를 바라는 당부였다. 수불스님은 회향법문을 통해 “앞으로 또 다른 선지식을 만나 새로운 화두를 받고 수행에 임해달라”고 당부하며 “함께 한 이 시간들이 즐겁게 귀중한 인연이 됐고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동안 공부하느라 수고 많았다”고 말했다.
◇간화선 수행 실참 참가자들 말말말…
■ 종호스님 / 동국대 종학연구소장
“학술대회에 앞서 간화선을 연구하는 학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수행을 체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간화선 실참, 국제학술대회, 사찰순례로 이어지는 짧지 않은 일정임에도 국내외 간화선, 선불교 학자들이 간화선 체험을 위해 많이 참가했다는 점은 한국불교와 간화선에 대해 학자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바쁜 일정에도 많은 학자들이 시간을 내어 수행에 참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로버트 버스웰 / 미국 UCLA 불교학 센터장
“지난해와 달리 올해 간화선 국제학술대회에서는 간화선 체험을 할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 학술대회도 매우 기대된다. 간화선 체험은 선불교 경전이나 관련 학문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해외 불교학자들에게 한국불교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선불교 전공자라면 한국불교와 간화선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동료 교수나 학생들과 함께 한국을 찾아 간화선 수행도 진행할 계획이다.”
■ 미리암 레버링 / 미국 테네시대 종교학 명예교수
“이번 체험을 통해 화두, 의심에 대해 배우게 됐다. 비록 수행을 통해 수불스님이 말씀하신 체험은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새롭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수행에 참가한 도반들이 정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힘을 느꼈다. 선불교에 대해 연구하기 위해서는 간화선 수행 체험이 반드시 필요할 것 같다. 이곳에서 겪었던 경험들에 대해 많은 외국인들에게 이야기하고 체험을 추천해 주고 싶다.”
■ 김원명 / 한국외국어대 교수
“짧은 기간이지만 하루하루 조금씩 변화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3단계를 거치면서 수불스님께서 말씀하신 환희심을 체험할 수 있었다. 간화선 수행 체험은 이번이 처음인데 좋은 경험이었다. 빠른 시간 내에 전환이 이뤄질 수 있었다. 그동안 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이런 기회가 없었는데 앞으로 수업 시간외에 별도의 시간을 마련해 간화선을 체험하는 기회를 꼭 마련해보고 싶다.”
■ 벤자민 브로스 / 미국 미시간대 부교수
“백담사라는 좋은 수행처에서 수불스님에게 지도를 받으며 간화선에 대해 공부할 수 있어서 큰 어려움 없이 간화선 수행을 체험할 수 있었다. 수행을 통해 변화를 느꼈지만 말로 자세하게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동안 주로 중국, 일본 불교에 대해 연구해왔는데 간화선 체험을 통해 느낀 한국불교는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번 체험이 한국불교에 대해 공부하는 큰 도움이 됐다.”
■ 윤희조 / 서울불교대학원대 교수
“화두를 의심하고 의정, 의단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힘들기는 했지만 내가 가진 것들을 놓아두고 수불스님의 지도를 따르다 보니 한 순간에 변화됨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다. 간화선 수행은 역동적인 수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살아있는 전통 수행법으로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 간화선 학술대회에서 실천적 수행이 중점적으로 다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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