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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간화선 수행 원리와 구조 분석” 의미(불교신문 1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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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1-09-28 16:21 조회2,3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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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 주최로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열린 제2회 간화선 국제학술대회는 간화선 수행의 원동력을 탐구하는 장이었다. 사진은 학술발표에 이어 종합토론을 펼치는 국내외 학자들의 모습.
동서양의 간화선 연구자들이 한국불교의 정통 수행법인 간화선의 원리와 구조를 학문적으로 분석하고 조명하기 한 자리에 모였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소장 종호스님)가 주최한 ‘간화선 그 원리와 구조’ 주제 국제학술대회가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동국대 중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는 간화선 수행의 역동적 원동력을 탐구하는 담론의 장이었다.

지난해 ‘간화선, 세계를 비추다’를 주제로 열린 국제학술대회가 간화선의 등장에 대한 배경과 전개, 수행에 대해 소개한 자리였다면, 올해 학술대회는 본격적으로 간화선이 어떠한 원리로 이뤄지는지 학술적 접근을 시도한 자리였다.

로버트 버스웰 미국 UCLA 교수, 피터 그레고리 미국 스미스대학 교수, 미리암 레버링 미국 테네시대학 교수, 마 티엔샹 중국 무한대학 교수 등 국내외 석학 15명이 참석해 학술대회가 활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풍성한 논의를 펼쳤다.

재가 불자들, 일반인 등 사부대중 500여 명도 대회장을 가득 메우며 한국불교의 수행법인 간화선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수행에 목말라있는 불자들의 열기가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었다.

종학연구소장 종호스님은 대회사를 통해 “지난해 학술대회의 성과에 이어 올해에는 간화선의 수행 원리와 구조를 살피어 간화선의 역동적 원동력을 탐구하고자 한다”며 “세계 여러 연구자들이 간화선을 실참하고 학문적으로 토론하는 국제학술대회가 간화선의 세계화와 체계화를 위한 디딤돌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국내외 학자 15명 발표…수행의 원동력 탐구

수불스님, “간화선, 한국 최고의 정신문화” 강조

동국대 이사장 정련스님과 김희옥 동국대 총장은 불교종립대학인 동국대에서 개최되는 국제적인 간화선 학술대회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정련스님은 “간화선 국제학술대회는 간화선의 학문화와 대중화를 통해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도모하는 시간이자 불교학의 메카가 되고자 하는 동국대의 의지가 투영된 자리”라고 강조했으며, 김희옥 동국대 총장 역시 “한국 간화선의 역사와 전통을 체계적으로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학술대회의 시작은 동국대 국제선센터 선원장 수불스님(안국선원장, 불교신문 사장)이 열었다. 본격적인 논문 발표에 앞서 수불스님은 ‘간화선의 실체와 세계화’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펼쳤다.

대회에 앞서 학자들의 간화선 체험을 지도한 수불스님은 이날 강연을 통해 간화선 수행의 의의와 수행 방법, 선지식의 역할, 세계화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수불스님은 다가오는 시대를 ‘선의 르네상스’로 규정하고 수행과 명상이 보편화되고 있는 흐름 속에서 불교계가 전승, 보존해 온 정신문화인 간화선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야 함을 강조했다.

수불스님은 “선불교가 세상에 등장하면서 인류를 무지에서 깨어나게 할 수 있는 정신적 혁명을 불러일으켰으며 간화선은 부처님이나 신을 무조건 믿는 모습에서 벗어나게 했다”며 “이 땅에서 고스란히 보존해온 간화선이야말로 한국이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최고의 정신문화”라고 말했다.

동국대 교수 혜원스님은 당대선에서 송대선으로 이어지는 선의 흐름을 살핀 뒤, 대혜종고 스님의 간화선 형식이 어떻게 정식화되고 제도화되는지에 대해 고찰했다.

혜원스님은 ‘당대선에서 송대선으로의 유동적 연변의 과정에서 나타난 선사상’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마조이후 대혜까지 약 4세기를 걸쳐 중국선은 다양하게 변화 응수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나타난 선사상은 기성의 선법에 회의와 폐단을 계기로 반향적으로 보완 쇄신한 선법이 등장함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혜원스님은 대혜스님이 ‘공안, 의단, 대오’의 단계를 거치며 간화선을 제도화, 규격화한 것은 “당·송대 선사상의 한 획을 긋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버트 버스웰 미국 UCLA 교수는 간화선 수행에서 중요한 동력이 되는 ‘의심’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로버트 버스웰 교수는 “간화선 수행에서 강조되는 의정(疑情)은 선 수행을 진전시키는 원동력으로 간주되며 인도불교에서 극복되어야 할 장애물로 인식되는 것과 달리 동아시아 불교에서는 수행자를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주된 동력으로 전환됐다”며 “고봉원묘 스님은 의심에 대한 원오스님의 관점을 완전히 뒤집어서 수행자를 깨달음으로 이끄는 주요한 힘으로 다시금 착상해냈다”고 밝혔다.

이어 로버트 버스웰 교수는 “간화선에 대한 고봉스님의 기여는 혁신적 사유에서 비롯됐다기보다 다른 선사들의 사유를 그가 명확하게 설명한 사실에서 비롯된다”며 “특히 간화선의 주요 요소를 대신근, 대분지, 대의정의 삼요(三要)라는 용어로 체계화한 점은 간화선 수행에 대한 고봉스님의 설명이 가진 가장 영향력이 있는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식 목포대 교수는 ‘고려말 간화선 전통의 확립과정에 대한 검토’를 통해 고려말 ‘여말삼사(麗末三師)’의 사상과 여말삼사가 불교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정치, 사회적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최연식 교수는 간화선 전통의 확립 배경을 고려 공민왕의 정치운영으로 분석한 뒤 “새로운 정치, 사회적 흐름을 만들고자 했던 공민왕은 태고보우, 나옹혜근, 백운경한 등 간화선사들을 적극 후원했으며 이로 인해 간화선이 불교계의 정통적 흐름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유진스님(동국대), 피터 그레고리 교수(미국 스미스대), 미리암 레버링 교수(미국 테네시대), 모턴 슐터 교수(미국 아이오와대), 마 티엔샹 교수(중국 무한대), 황 샤니엔 교수(중국 사회과학원), 그리피스 포크 교수(미국 사라로랜스대), 나까지마 시로 교수(일본 하나조노대), 존 조르겐슨 전 교수(미국 그리피스대), 최성렬 교수(한림대), 박해당 교수(한림대), 박재현 교수(서울불교대학원대) 등도 주제발표를 통해 간화선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한편 학술대회에 이어 국내외 불교학자들은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충주 석종사, 문경 봉암사, 대구 동화사, 김천 직지사 등을 순례하고 혜국스님, 적명스님, 진제스님과 간화선 수행을 주제로 한 대담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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