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정우스님의 인도 칼라차크라 동참기(불교신문 1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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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2-02-26 17:58 조회2,276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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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차크라는 범어(梵語) 칼라(kala,시간)와 차크(cakr,바퀴)의 합성어로 ‘영원한 시간의 수레바퀴’라는 의미이다. 한문으로 ‘금강시륜법회(金剛時輪法會)’라고 한다. 1954년 티베트 라사에서 처음 열린 후 32회째 이어지고 있다. 칼라차크라에는 인도는 물론 한국, 일본, 티베트, 미국,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출가자와 재가신도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법회이다.
새해 첫날부터 시작된 보드가야 칼라차크라는 마하보디 사원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됐다. 달라이라마의 법문, 남걀사원 스님들의 기도와 만다라 의식, 마하트마간디 국제상 시상식, 칼라차크라 의식무, 회향식 등이 펼쳐졌다.
달라이라마, 한반도에 관심
자비는 평화를 지켜
자비심 있는 정치해야
특히 마하보디 사원 안팎에서 오체투지로 부처님께 예를 올리는 불자들의 장엄한 모습은 환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마음에서 우러난 신심의 표현이었기 때문이다. 달라이라마의 법문은 영어는 물론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등 모두 16개 국어로 통역되어 외국인들이 듣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칼라차크라 하루 전 보드가야에 도착한 달라이라마는 “2600여 년 전 사성제를 통해 부처님께서 밝히신 진리의 등불을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아로새기려 한다”면서 “공성(空性)과 자비심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설했다. 또한 “우리는 인류애를 품은 21세기 불자로 거듭나야한다”며 “진실의 힘이 가장 강력하다는 것을 명심하고 보여줘야 한다”고 달라이라마는 강조했다.
올해 우리 나이로 희수(喜壽, 77세)임에도 달라이라마는 건강했다. 특유의 저음(低音)으로 법문을 설하는 목소리는 흐트러짐이 없었다. 건강한 모습에 나의 마음까지 편안해졌다. 사실 달라이라마는 이미 오래전부터 수차례 친견한 인연이 있다.
지난 2004년 역시 보드가야에서 열린 칼라차크라에서 달라이라마는 안부를 묻는 나의 질문에 “땡큐(감사하다)”를 연발하며 따뜻한 마음을 표하기도 했었다. 당시 달라이라마는 한반도 평화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남북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문을 연 달라이라마는 “정치는 전쟁을 부를 수 있지만 자비는 평화를 지킨다”며 “자비심 있는 정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관계에 대한 달라이라마의 이 같은 견해는 김정일 사망이후 자칫 긴장이 고조될 수 있는 한반도 상황에서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칼라차크라에서는 세계적인 영화배우이며 달라이라마와 오랜 인연을 지닌 리처드기어도 만났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리처드기어는 재가불자로서 돈독한 신심을 느낄 수 있었다. 행사장에서 스님들을 볼 때마다 합장 반배를 하며 따뜻한 미소로 인사를 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리처드 기어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400여년을 이어온 티베트불교 신앙은 티베트인들의 삶의 근간으로 이를 (중국 정부가) 쉽게 바꿀 수 없다”며 최근 중국 정부의 티베트 탄압을 비판하기도 했다.
출가사문에게 모든 시간과 공간은 수행의 자리이다. 부처님을 모신 경건한 법당은 물론이고 사바세계의 시끄러운 시장 한복판에도 불법(佛法)은 있다. 칼라차크라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30여만 명이나 되는 불자들이 부처님 가르침에 귀의하며 함께한 법석(法席)은 그 자체가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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