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연꽃마을 대표이사 각현스님(불교신문 13/03/04)
페이지 정보
작성자관리자 작성일13-03-18 19:23 조회2,472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관련링크
본문
문화유산 보존하는 곳이 전통사찰이라면
사회복지는 부처님가르침 실천하는 방법
“몇 년째 사람들이 경제가 어렵다, 어렵다 합니다. 그런데 불성(佛性)은 돈이 얼마 있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진퇴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복을 짓는데 오늘, 내일의 구별이 있을 수 없고, 더불어 살아가는데 지금과 나중이 없습니다. 불자들은 마음의 여유를 갖고 미래를 성실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움츠려들기 보다 창의적인 방법과 노력으로 복을 짓고,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시스템을 가동해야 합니다. 스님들은 불자들이 부처님의 말씀에 의지해 바르게 살아가도록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각현스님은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원리를 불자들이 항상 간직하고 살라고 당부했다. 제행무상. 형상을 가진 모든 것, 즉 사람 동물 자연 우주는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라는 가치관이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변화하며, 무상하다.
“우리는 이를 허무라고 말합니다. 이것이 바로 진리입니다. 스티븐 잡스가 제행무상이란 말에 크게 깨우치고 항상 신제품을 내놓았습니다. 제행무상의 원리를 기업에 적용시켜 제 아무리 좋은 물건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소멸됩니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제품에 도전을 했습니다. 지금의 내 모습에 만족하지 말고, 항상 변화하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으로 살아가는 한해가 되기 바랍니다.”
효가 살아야 나라도 바로 서
복을 짓는데 오늘, 내일이 없고
각현스님이 연꽃마을 이사장으로 취임해 사회복지활동을 시작한 때는 1990년 8월31일. 1978년 홍콩에서 유학하면서부터 ‘한국불교의 방향’에 대해 고민을 했다. “청계사 주지를 하면서 불사를 열심히 했어요. 하지만 뭔지 허전하더라고. 그래서 1978년에 홍콩 중문대학에 입학해 틈나는 대로 사찰을 찾았어요.
모든 절에서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어요. 중국 본토가 공산화되자 많은 스님이 불상을 모시고 타이완, 홍콩, 멀리 필리핀까지 진출을 했는데,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보니 다리 아래에 불상을 모시고 기도를 올렸대요. 그러자 지성인들이 하나, 둘 모여 든 게지. 당시 홍콩은 영국령이라, 중국의 정신과 문화를 간직한 사원을 못 짓게 하자, 사회복지시설을 건립하고 그 안에 법당을 모신 거라.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앞으로 불교는 사회복지와 함께 가야겠구나 생각을 했어요.”
각현스님은 전통사찰이 고유의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곳이라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방법은 사회복지라고 강조했다. 신앙과 자비심이 공유된 불교를 화두로 삼은 스님에게 1990년 성수스님(전 원로의원)이 찾아왔다.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했지만 운영이 쉽지 않았던 터에, ‘어려운 불사’라고 여겼던 법주사 청동미륵불 조성불사를 잘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고 각현스님에게 법인을 부탁한 것.
“보시도 습관입니다. 절에서 거의 보시를 하지 않던 사람이 개종해서 교회에 가면 십일조를 착실하게 냅니다. 처음 남을 위해 돈을 낼 때는 이러저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한번 내고 나서 느끼는 보람과 내 삶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 보시가 어려운 것이 아니며, 나를 위해 꼭 필요한 것임을 알게 됩니다. 당시는 불자들에게 ‘복지를 위해 보시한다’는 것이 생소했어요. 그래서 아주 작은 돈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각현스님은 곧장 1000원 후원금 모금활동을 시작해 용인에 요양원을 건립했다. 이를 시작으로 전국에 노인들을 위한 복지시설을 차곡차곡 건립했다. 일본 동양대학, 사회복지법인과도 결연을 맺고,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역할을 했다.
지금과 나중도 없어 모든 존재는 제행무상
마음의 여유 갖고 미래를 성실하게 준비하시길 …
베트남과 인연은 일본 법인과 교류 차 도쿄에 갔다 이뤄졌다. 2005년 나가노에서 일정을 마치고 귀국 전날 도쿄에 머무는데, 동행한 사람이 일본서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베트남 지인을 만난다고 해 자리를 같이했다. 베트남 유학생은 “한국이 월남전 파병을 통해 경제발전을 이룩했다면서, 왜 베트남에서 저지른 만행은 반성하지 않느냐”고 쓴 소리를 던졌다.
“사찰마다 천도재를 올리고, 영산재를 하면서 이웃을 위해 기도를 해 오고 있지만, 정작 우리에 의해 죽은 베트남 사람들을 위해서는 무엇을 했는가.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매년 500만원을 보냈어요. 그 유학생은 쾅남성 교육위원인 부친을 통해 그 돈으로 아이들 100명에게 학비를 지원했어요. 그 인연으로 초청을 받아 쾅남성에 갔더니, ‘하늘에 가 닿을 죄악, 만대에 이를 죄악’이라는 섬뜩한 문구가 적힌 한국인 증오비가 서 있는 거예요. 쾅남성은 한국전쟁 때 백마고지처럼 치열하게 전투가 벌어진 지역입니다. 증오비를 직접 허물 수는 없지만, 그 사람들이 상처받은 마음을 조금이나마 치유하고 싶었어요. 세종학당은 우리의 공업(共業)을 치유하고, 불교의 자비를 실천하는 도량이 될 것입니다.”
2008년 베트남 방문 이후 스님은 매년 안면 기형인 10명을 초청해 성형수술을 시켜주고 있다. 또 의수족 보장구 전문가를 퀑남성에 보내 매년 20명의 의족을 만들어 주고 있다. 최근에는 매년 대학생 2명을 선발해 동국대에서 교육을 시키고 있다. 올해부터는 베트남 스님 2명을 초청해 금강대에서 불교교육을 받도록 했다.
베트남 정부로부터 땅을 무상임대 받아 건립중인 세종학당은 직업훈련원, 연수원 등 교육시설과 보육시설, 노인요양원, 그리고 재활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건물은 영주 소수선원을 본 딴 한국건축양식으로 지어진다.
“효가 살아야 나라가 바로 섭니다. 우리 불자들은 특히 그 원리를 알고 부모님과 어른을 공경하며 효를 실천해야 합니다. 화엄경에 보면 원력이 있는 곳에 가피가 따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간절한 원을 갖고, 일을 이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한다면 반드시 부처님의 가피가 따라옵니다. 불자들이 올 한해 그러한 간절함과 보살심으로 살아주길 바랍니다. 그것이 바로 내 복을 짓는 일이요,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자비행, 모든 불자들이 실천해야 할 가르침이다. 인터뷰를 마친 각현스님은, 입원 중인 ‘어르신’을 만나기 위해 병원으로 총총 발길을 옮겼다.
■각현스님은…
댓글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