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美 불교지도자들 출가 않고 생업에 종사”(문화일보 13/06/10)
페이지 정보
작성자한그루 작성일13-06-10 16:57 조회2,201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관련링크
본문
“미국 불교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출가승단의 부재입니다. 미국에서 ‘승가(Sangha)’라는 말은 스님이 아닌, 일반 불자를 가리키는 말이지요. 대다수 미국 불교지도자들은 출가하지 않고 가정생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동성애자도 섞여 있기 때문에 ‘승가’를 독신 출가자에 한정시키면 미국 승가를 구성할 사람이 아무도 없게 될 거예요.”
대한불교 조계종의 교수아사리이자 서울대와 홍익대 강사인 비구니 명법 스님이 최근 펴낸 ‘미국 부처님은 몇 살입니까?’(아름다운인연)에서 소개한 미국 불교의 현주소다. 지난 2007년 말부터 2009년 6월까지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샘프턴에 위치한 스미스칼리지로 박사후 국외연수를 다녀온 스님은 자신의 미국 유학 경험기라 할 수 있는 책에서 “미국 불교에서는 승려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으며, 당연히 재가신도가 스님들에게 보시한다는 개념도 없다”고 밝혔다. 스님은 5월 30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생계유지를 위해 출가자들도 직업을 가져야 하고, 심지어 투잡도 마다하지 않는 미국의 현실과 비교하면 국내처럼 출가자들이 존중받는 곳도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486세대인 스님은 서울대 불어불문과를 졸업하고 이 대학 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인문학도였던 스님은 석사학위를 마치고 공부를 더 하고 싶어 해인사로 출가했다고 전했다. 그가 방문학자로 1년 6개월 동안 머물렀던 스미스칼리지는 미국 동부의 명문 여대 중 하나이자 피터 그레고리, 제이미 허버드, 제이 가필드 등 불교 전공 교수만 5명이나 되는 미국 불교학 연구의 요람과도 같은 곳이다.
스님은 책에서 1960년대 일본 젠(禪)불교 붐에 이어 티베트와 남방불교 수행법이 인기를 끌고 있는 미국 불교계의 최근 상황을 가감 없이 들려준다. 이와 함께 책에는 2007년 인도 다람살라에서 열린 ‘한국불자를 위한 법회’ 기간에 만났던 달라이 라마가 가필드 교수에게 자신을 부탁한 일, 환영 파티에서 인근 햄프셔대 교수인 혜민 스님을 만난 에피소드, 현지 수행단체 체험기, 동성애자·성전환자의 천국인 노샘프턴의 분위기 등 흥미로운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한국 불교의 현실을 언급한 스님은 한국 불교에 대한 영문서적이 많이 발간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미국에서 불교는 크게 볼 때 일본 또는 아시아계 이민이나 난민이란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전래됐다. 아직까지 아시아 이민 공동체의 민속행사일 뿐 보편성을 얻지 못하고 있는 미국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지켜본 스님은 “불교의 오랜 역사가 보여주듯이 철저하게 자기화될 때에만 자신의 전통이 될 수 있다”며 “그렇다면 미국의 부처님은 몇 살인가”라고 반문한다.
최영창 기자 ycchoi@munhwa.com
대한불교 조계종의 교수아사리이자 서울대와 홍익대 강사인 비구니 명법 스님이 최근 펴낸 ‘미국 부처님은 몇 살입니까?’(아름다운인연)에서 소개한 미국 불교의 현주소다. 지난 2007년 말부터 2009년 6월까지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샘프턴에 위치한 스미스칼리지로 박사후 국외연수를 다녀온 스님은 자신의 미국 유학 경험기라 할 수 있는 책에서 “미국 불교에서는 승려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으며, 당연히 재가신도가 스님들에게 보시한다는 개념도 없다”고 밝혔다. 스님은 5월 30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생계유지를 위해 출가자들도 직업을 가져야 하고, 심지어 투잡도 마다하지 않는 미국의 현실과 비교하면 국내처럼 출가자들이 존중받는 곳도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486세대인 스님은 서울대 불어불문과를 졸업하고 이 대학 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인문학도였던 스님은 석사학위를 마치고 공부를 더 하고 싶어 해인사로 출가했다고 전했다. 그가 방문학자로 1년 6개월 동안 머물렀던 스미스칼리지는 미국 동부의 명문 여대 중 하나이자 피터 그레고리, 제이미 허버드, 제이 가필드 등 불교 전공 교수만 5명이나 되는 미국 불교학 연구의 요람과도 같은 곳이다.
스님은 책에서 1960년대 일본 젠(禪)불교 붐에 이어 티베트와 남방불교 수행법이 인기를 끌고 있는 미국 불교계의 최근 상황을 가감 없이 들려준다. 이와 함께 책에는 2007년 인도 다람살라에서 열린 ‘한국불자를 위한 법회’ 기간에 만났던 달라이 라마가 가필드 교수에게 자신을 부탁한 일, 환영 파티에서 인근 햄프셔대 교수인 혜민 스님을 만난 에피소드, 현지 수행단체 체험기, 동성애자·성전환자의 천국인 노샘프턴의 분위기 등 흥미로운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한국 불교의 현실을 언급한 스님은 한국 불교에 대한 영문서적이 많이 발간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미국에서 불교는 크게 볼 때 일본 또는 아시아계 이민이나 난민이란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전래됐다. 아직까지 아시아 이민 공동체의 민속행사일 뿐 보편성을 얻지 못하고 있는 미국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지켜본 스님은 “불교의 오랜 역사가 보여주듯이 철저하게 자기화될 때에만 자신의 전통이 될 수 있다”며 “그렇다면 미국의 부처님은 몇 살인가”라고 반문한다.
최영창 기자 ycchoi@munhwa.com
댓글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