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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자비 씨앗을 심다”(불교신문 13/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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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그루 작성일13-09-11 18:01 조회2,2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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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고등학교에 진학해 공부하고 싶어요. 계속 공부를 해서 가난하지 않게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이 소원입니다.” 탄자니아 소녀 스텔라 양(15세)의 소원은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한창 미래를 위해 꿈을 키워야 할 나이지만 탄자니아 청소년들의 꿈은 대부분 스텔라 양과 다르지 않다.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 그러기 위해 계속 공부를 이어가는 것이다. 탄자니아에는 가난의 대물림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많다. 고등학교 진학률도 5%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15세 이상의 문맹률도 30%에 달하고 있다.

공익기부재단 아름다운동행(이사장 자승스님, 조계종 총무원장)이 국경을 뛰어넘는 자비나눔 실천과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해 탄자니아 청소년들의 꿈을 지원한다. 청소년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농업기술을 갖춘 인재로 육성해 미래 탄자니아를 이끌어 나갈 지도자로 키우겠다는 취지다.

아름다운동행은 현지시각으로 오늘(9월9일) 오전 11시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테메케 군 학교 건립부지에서 ‘체케니 무와송가 농업기술고등학교’ 기공식을 가졌다. 기공식에는 조계종 대표단 동행 상임이사 법광스님(조계종 사회부장)과 사무총장 혜일스님, 선원수좌회를 대표해 육문스님과 영운스님, 경기도 광주 우리절 주지 동봉스님 등이 참석했다.

탄자니아에서도 정일 주탄자니아 한국대사, 김승범 코이카 탄자니아 사무소장, 소피아 음제마 행정장관 등 정관계 인사, 마을 주민 등 400여 명이 참가해 미래 농업지도자 양성의 요람이 될 학교 기공식을 축하했다. 탄자니아 ITV에서도 이른 아침부터 현장의 분위기를 취재하는 등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고등학교가 들어설 곳은 탄자니아의 경제 수도 다르에스살람에서 3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테메케 군 체케니 무와송가 마을이다. 대지 10만9824㎡, 연건평 2398㎡에 부지에 농업기술고등학교가 들어서게 되면 가난이나 고등학교가 없어 진학을 포기하는 청소년들이 줄어들게 될 전망이다

기공식은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현지 소피아 음제마 행정장관을 비롯해 지역 대표들은 학교가 건립되면 책임을 지고 관리 운영해 나가겠다고 다짐하며 한국불교계에 고마움을 나타냈다. 마을 인근에 위치한 음캄바 초등학교, 우코니 초등학교, 키사라외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도 기공식에 참가해 공연을 선보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고등학교 설립에 대한 기쁨을 나타냈다. 기공식은 의례적인 행사를 넘어 한국불교계와 탄자니아가 우의를 다지고 마을 주민들 모두가 함께 어울리며 즐기는 축제의 장이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아름다운동행 상임이사 법광스님이 대독한 인사말에서 “탄자니아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키우면서 공부하게 될 학교를 설립하는 기공식을 갖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기공식은 대한민국과 탄자니아 국민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세워질 농업기술학교는 경제적인 이유로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교육비, 생활비 걱정 없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청소년들이 농업을 통해 자기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소피아 음제마 행정장관은 “농업기술고등학교 기공식은 탄자니아 미래를 위해 주춧돌을 놓는 행사”라며 “앞으로 세워질 이곳 고등학교에서 청소년들이 배움의 기회를 얻고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일 주탄자니아 한국대사도 “넓고 깊은 부처님의 뜻이 이곳 탄자니아에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며 “농업고등학교에서 배우는 학생들이 탄자니아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일꾼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기공식에 이어 동행 상임이사 법광스님과 소피아 음제마 행정장관은 학교 건립 공사가 원만하게 이뤄지기를 기원하며 부지 한 편에 나란히 기념식수를 하며 우의를 다졌다.

선원수좌회를 대표해 참석한 비구니선원 선문회 회장 육문스님은 “감개가 무량하다. (아프리카에 진출한 가톨릭과 개신교와 같이) 진작 불교계에서 했어야 할 일인데 지금이라도 기공식을 갖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학교 건립 부지를 기증한 우리절 주지 동봉스님도 “아름다운동행에 기증한 토지에서 이렇게 기공식을 갖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무사히 학교가 건립되기를 기원했다.

이날 기공식을 시작으로 첫 삽을 뜬 농업기술고등학교는 오는 2014년 초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게 된다. 2015년 5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교실과 양호실, 실습장, 도서관, 기숙사 등 학교 건립이 완료되면 2015년 8월 개교해 9월부터 정식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학년별 60명씩 2년제로 운영되며 농업과 임업, 축산, 컴퓨터 등 교육부 학제에 따른 교과목을 비롯해 원예, 조경, 제과제빵, 한국어 등의 교육이 이뤄지게 된다.

한편 이날 기공식에 앞서 아름다운동행은 부밀리 오코니 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과 마을주민의 식수 지원을 위한 우물 통수식을 개최했다. 동행이 설치한 우물은 태양열 패널을 이용한 모터펌프로 지하 80m의 물을 끌어 올려 사용할 수 있는 최신 시설이다.

일반적인 핸드펌프에 비해 고장이 적어 마을 주민들의 식수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일방적인 지원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로 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하도록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그동안 인근 주민들은 우물이 없어 10년 동안 1.5m 웅덩이에 고인 물을 식수로 이용해 왔다. 새로운 우물이 마련됨에 따라 초등학교 인근 마을 주민 1000여 명을 깨끗한 식수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레헤마 텐가 오코니 초등학교장은 “그동안 깨끗한 물이 부족해 물을 찾기 위해 멀리 떠나고 비위생적인 물을 먹어왔는데 아름다운동행이 세워 준 우물은 우리에게 신이 주신 선물이 됐다”며 “앞으로 아이들이 물을 얻기 위해 떠나는 시간을 공부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고 기쁨을 나타냈다.

동행 상임이사 법광스님은 “물이 고장나 학생들과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우선적으로 우물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이곳이 물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주민과 학생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나누는 사랑방 같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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