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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부산국제영화제도 인정한 ‘부탄 영화’(불교신문 13/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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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그루 작성일13-10-18 13:37 조회2,2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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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의 70%가 티베트 불교를 신봉하는 불교국가 부탄의 고승이자 영화감독인 키엔체 노르부(Khyentse Norbu) 스님. 지난 2004년 6회 도빌아시아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하며 영화감독으로서 역량을 인정받은 스님의 세 번째 장편극영화 ‘바라: 축복’이 지난 3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시사회에서 상영돼 눈길을 끌고 있다.

러닝타임 96분인 영화 ‘바라: 축복’은 인도의 저명한 소설가 수닐 강고파디아이(Sunil Gangopadhyay)의 단편소설 <피와 눈물>을 바탕으로 스님이 직접 시나리오를 썼으며, 미국, 홍콩, 대만, 인도, 영국 등지의 스탭들이 함께 작업을 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인도 남부지방의 전통춤 ‘바라타나티암(Bharatanatyam)’을 매개로 남녀의 아름다운 사랑과 자기희생, 역경의 삶을 헤쳐 나가는 여인의 강인한 의지가 아름다운 영상미와 함께 펼쳐지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인도 전통춤인 바라타나티암은 단순한 춤 그 이상이다. 샴이 만들고자 했던 여신의 모습은 바라타나티암의 아름다운 춤 동작을 하고 있으며, 주인공 릴라는 춤을 추면서 크리슈나 신을 만나는 환상을 갖게 된다. 계급의 차이를 초월해 모두에게 평등한 춤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연출을 맡은 키엔체 노르부 스님은 “바라타나티암은 ‘아름다움’과 ‘숭고함’ 모두를 지닌 특별한 춤”이라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릴라의 선택은 구도자의 길과 닮아 있고, 그녀의 춤은 구도의 한 방식”이라고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들도 춤을 불교적 세계관으로 창의적으로 해석한 이 영화를 주목했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마자 개막작으로 결정할 정도로 아름다운 작품”이라며 “부탄 영화가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최초이며, 이 작품을 통해 아시아 영화의 저력과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영화제의 상징인 개막작에 선정됐음에도 감독인 키엔체 노르부 스님은 정작 부산을 찾지 못했다. 현재 부탄의 해발 5000m 안팎 외진 곳에서 제자들과 함께 동굴 수행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시사회에 감독이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님은 이날 시사회에서 영상메시지를 통해 “제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 그것도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매우 놀랍고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알려지지 않은 소수의 특별한 영화에 대해서도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기꺼이 기회를 주는 주최 측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대신했다. 

1961년에 태어난 키엔체 노르부 스님은 17살에 19세기의 고명한 성인이자 위대한 종교적 지도자였던 잠양 키엔체 왕포의 환생임을 인정받았다. 영화와 관련된 정식교육을 받아본 적은 없으나 베르나르도 베르툴루치의 ‘리틀 부다’ 제작에 견습으로 참여하면서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장편영화 데뷔작 ‘컵’(1999)이 칸영화제 감독주간에서 초청돼 국제적인 주목과 함께 평단의 지지를 받았다. 이후 선댄스, 토론토를 비롯한 주요 영화제에서 상영됐으며, 제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국제영화평론가 협회상을 받았다.

사진1 불교국가 부탄의 고승이자 영화감독인 키엔체 노르부 스님의 장편영화 ‘바라: 축복’이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으로 선정돼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바라: 축복’ 영화 속 한 장면.
사진2 영화 포스터.
사진3 키엔체노르부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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