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세계적인 문화축제로 가꾸자(불교신문 1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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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그루 작성일13-12-30 16:44 조회2,161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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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륙재의 문화재지정 결의를 환영하며
서울 진관사 국행수륙대재와 동해 삼화사 국행수륙대재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19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회의를 갖고 이같이 결의했다. 이에 앞서 문화재청은 지난 3월14일 ‘수륙재(水陸齋) 중요무형문화재 지정 예고’를 고시한바 있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3월8일 수륙재 중요무형문화재 종목지정과 진관사수륙재보존회, 삼화사국행수륙재보존회를 보유단체로 인정했다.
서울 진관사는 조선 초기 태조가 한양에 종묘를 건립한 후 불교식으로 국가 제사를 지내면서 수륙재가 시작됐다. 태조는 직접 진관사를 참배하고 수륙사(水陸社)를 지어 수륙재를 거행하며 민심을 수습했다. 진관사 국행수륙대재는 근대까지 전통을 이어오다 한국전쟁으로 중단된 후 1977년부터 꾸준하게 복원 노력을 기울여 왔다. 동해 삼화사도 조선 건국 과정에서 희생된 왕씨 일가를 비롯한 영혼을 천도하고, 백성들과 소통 화합하기 위해 수륙재를 거행해왔다. 기록에는 “두타산 삼화사에서 조선 태조 4년에 국행수륙대재가 실행됐다”고 전한다.
수륙재는 모든 중생들의 고통을 치유하고 행복을 기원하는 불교의 대표적인 의례다. 여기에는 생명존중 사상을 비롯한 불교의 모든 가르침이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륙재의 시작은 부처님의 제자인 아난존자가 아귀에게 시은을 베푸는 시아귀회(施餓鬼會)로 원래 수행법이었으나 후일 영혼 천도의례를 수용하여 수륙재라는 대규모의 의례구조를 형성했다. 수행법으로써의 시아귀회는 아귀도에 떨어진 생류(生類)를 구제하는 의식으로 불교의 모든 생명에 자비심을 일으켜 공양한다는 보공양의 사상에 의거하고 있어 결국 대승불교의 보살행으로서의 보시행을 실천하는 수행법이 수륙재였다.
이러한 수륙재가 우리나라에 계승되고 있다는 것은 종교를 넘어 우리 민족의 중요한 무형문화유산이 아닐 수 없다. 북인도 라다크 지방이나 티베트 지방에서 행해지는 거대한 불교문화 축제 역시 수륙재의 한 모습이다. 이들 불교문화 축제는 매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수십 만 명이 관람하는 세계적인 문화축제로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이번에 문화재로 지정결의된 진관사와 삼화사의 수륙재는 국가 차원에서 진행해 온 행사로 그 규모도 크고 장대했다. 문화재 지정결의를 계기로 정부와 불교계는 이들 수륙재를 단순한 불교의식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온 국민이 화합하고 소통하는 문화축제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하겠다. 더불어 한국의 수륙재를 세계적인 문화축제의 하나로 만드는데도 힘을 모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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