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과 재해, 무명과 편견에 쌓여 고통 받는 것은 인도의 불가촉 천민들 뿐이 아니다. 인간의 고통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겐 2,500년 전 부처님의 가르침이 더욱 필요하다.”
참여불교리더스포럼이 8월 13일 범세계불교교단우의회 대표 로카미트라법사를 초청해 특별한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다. 로카미트라 법사는 이번 한국의 참여불교 운동가들과의 만남에서 ‘오늘날, 지금 여기에서 살아있는 참여불교운동의 정신’을 함께 고민할 예정이다. 강연의 주제는 ‘세계참여불교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세상의 변화를 위해 활동하지 않으면, 자신도 변화시킬 수 없다. 세상을 돕고 이를 통해 자신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불자의 도리”라는 지론을 갖고 있는 로카미트라 법사는 올해(제12회) 만해대상 평화부문 수상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의 로카미트라 법사 강연은 이론적, 실천적 부문에서 아직은 초보적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한국의 참여불교 운동가들에게 깊은 영감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로카미트라 법사는?
로카미트라 법사의 이력은 매우 특이하다. 1947년 런던에서 출생하여 대학을 졸업하고 교직에 종사하다가 불교에 귀의했다. 런던에 본부가 있는 서구불교승가종에서 상가락쉬타 법사로부터 아나가리타(상좌부에서 정식비구는 아니지만, 8계를 지키는 행자)신분으로, 담마차리 로카미트라(모든 사람의 친구)라는 법계와 법명을 받았다.
그가 인도에서 활동하게 된 것은 1977년 인도를 방문했을 때 네루정부 초대 법무부장관을 지낸 암베르카드 박사의 불교개종운동장소인 나가푸르지역을 방문한 경험 때문이었다. 암베르카드가 불교개종운동을 전개한 것은 신분제도를 인정하는 힌두교 사상으로 불가촉천민에 대한 신분해방이 어렵고, 오로지 만인평등을 주장하는 불교사상으로만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암베르카드는 1956년 나가푸르에서 50만 명의 불가촉천민을 불교로 개종시키고 신분해방을 선언했다. 이 같은 활동을 확인한 로카미트라 법사는 암베르카드의 뒤를 이어 인도 불가촉천민 해방운동을 계승해 나갈 것을 결심했다.
불가촉천민이 인권의식을 일깨우기 위해 로카미트라 법사는 2억 명에 달하는 달리츠(불가촉천민)들의 불교개종운동을 돕기 위한 기구인 범세계불교교단우의회를 설립했다. 1979년에 설립한 이 단체는 지금까지 불교로 개종한 불가촉천민에게 불교의 평등과 인권사상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로카미트라 법사는 영국에서 인도로 삶의 터전을 옮겨 지금까지 30여 년간 인도 카스트제도 철폐와 불교개종운동에 헌신하고 있다.
로카미트라 법사의 불교개종운동은 단순한 포교가 아니라 불교의 평등사상만이 하위 카스트의 신분해방을 가능하게 한다는 신념에 근거한 생명운동이자 평화운동이며 자비운동이다.
로카미트라 법사는 만해대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오늘날 세계는 여러 분야에서 진보하고 있음에도 인구팽창, 세계화와 부의 불평등, 파괴적인 무기, 인종청소와 환경파괴 문제들에 직면해 있다”며 “만해 스님의 삶은 일찍이 불법을 통한 이런 문제해결을 준비한 하나의 봉화와 같은 존재였다고 생각한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만해대상이 인도의 불자들에게 만해 스님의 위대한 모범이 보다 주목을 끄는 데 도움을 주게 될 것이고, 동시에 그들의 개인적·사회적 삶들을 변화시키기를 원하는 수백만 명이 인도인들에게 불법과의 인연을 맺도록 더 노력하라는 격려와 도전의 용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참여불교재가연대는 지난 2003년부터 정명(正命)을 바탕으로한 범세계불교교단우의회의 불가촉천민 자활운동을 지원하여, 여성 불가촉천민 자활센터와 불교명상센터를 건립했다.
미디어붓다 2008.08.07 일자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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