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가 이주민입니다.

불교는 동업중생(同業衆生)의 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땅에 태어나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모두가, 너와 나의 차이가 없이 같은 업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동업중생의 정신은 너와 나의 신분을 나누지 않으며, 모두가 차별 없이 살아갈 수 있음을 말합니다.

우리는 흔히 외국인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외국인이라는 말은 국가를 기준으로 내국인이란 말과 서로 상반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인이라는 말은 그 자체로서 차이, 차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외국인 근로자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지만, 요즘은 이주노동자, 이주민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주민이라는 의미는 ‘이주를 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그 사람의 국가· 인종· 민족 등의 내외적인 요소가 아니라, 단지 이주를 하였는가에 대한 내용만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으로 본다면 우리가 이 땅에 태어난 것은 모두 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그 업 역시 연기법의 일부분일 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잘 사는 나라에서 태어나든, 못 사는 나라에서 태어나든 그것은 연기의 일부분이지, 그것으로 무엇을 판단한다는 것은 우리의 아집일 뿐입니다. 또한 살아가면서 인연이 바뀐다면, 우리 역시 이주민이 되어 다른 나라에 가서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주민이라도 살기 좋은 나라가 진짜 살기 좋은 나라입니다.

이주민지원단체가 단지 이주민을 특화시켜 그들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존재의 목적은 바로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이주민들이 한국사회에서 사회적 약자에 위치하기에 돕는 것입니다. 많은 이주노동자들은 3D업종의 어려운 근로환경에서 단순노무로 일하고 있으며, 차별을 받아도 참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혼이주여성의 경우에도 다양한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의 이주민을 돕는 것은 한국사회에서 가장 약한 자의 인권과 복지를 향상시켜 모든 이들의 삶이 더 윤택해지길 바라는 것입니다. 결국 이주민의 인권과 복지의 향상은 한국 사회 전체의 인권과 복지의 향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한국의 다문화사회

한국사회는 빠른 속도로 다문화사회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어떠한 다문화사회로 나아갈지는 우리의 관심과 실천에 달려 있습니다. 외국인혐오증으로 얼룩질 미래도, 문화다양성으로 더욱 발전할 미래도 우리의 결정에 달린 것입니다. 아름다운 다문화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이주민에 관심을 기울이고 배려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