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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화 | [세계일화 30호]군산 동국사, 국내 유일 가로형 쌍림열반도 이운법회 봉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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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그루 작성일13-09-06 11:43 조회2,7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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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규장각 외서, 조선 왕실 의궤 등 해외로 반출되었던 우리 문화재 환수와 관련되어 지대한 관심과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으로 약탈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불교 문화재의 환수가 눈길을 끈다.

군산 동국사 주지 종걸스님은 731일 국내 유일의 가로형 불화인 조선 초기 쌍림열반상도(雙林涅槃相圖)’를 이운하는 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이운법회에서 종걸스님은 경과보고를 통해 그간의 과정을 소개했다.

스님은 지난 628, 화기(畵記)가 없는 불화 1점이 일본 경매시장에 출품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일본의 이치노헤 쇼코(一戶彰晃, 아오모리 운상사 주지) 스님에게 의뢰하여 내용을 파악한 결과 󰡒관서지방의 사찰에서 봉안하다 규슈의 한 화랑에서 사들인 조선 불화인데 우리가 임진왜란 때 약탈했거나 일제강점기에 훔쳐온 불화일 가능성이 높다.󰡓라는 답변을 듣고 즉시 동국사에서 입수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했다.

불화 전문 학자의 자문 결과, 조선 불화가 확실하다는 말을 듣고, 우리 문화재로 자체 판단하고 입수, 무사히 군산 동국사로 모셔 와 마침내 이운법회를 봉행하게 된 것이다.

<쌍림열반상도>는 부처님의 일대기를 그린 팔상도 가운데 부처님이 사라쌍수 아래에서 열반에 드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임진왜란 이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로 225cm 세로 93cm 크기의 마() 소재 바탕에 그린 진채(眞彩) 불화로 위쪽에 막대를 끼울 수 있는 고리가 달려 있다. 주로 녹색과 적색의 석채 안료와 금분을 사용하여 부처의 열반 당시 장례 모습이 모두 담겨있다. 석가가 가섭에게 두 발을 보이는 장면, 여덟 왕이 사리를 나누는 장면, 사라쌍수 아래서 열반에 든 석가를 중심으로 보살들과 제자들이 애도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보관(寶棺) 위에는 석가가 오른쪽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옆으로 누워 열반에 들었고, 석가 주위에는 슬픔에 가득 찬 보살과 제자들을 포함한 여러 성중들의 비통한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사라쌍수는 두 가지를 구부려 하나 된 모습을 하고 있고, 화면 상단에는 석가가 열반에 들자 하늘에서 마야부인이 내려와 애도하는 모습이 보이며 공중에서 쏟아지는 오색 사리와 가야금거문고 등 조선 전통악기가 화폭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흥재 전북도립미술관장은 화기가 없어 정확한 조성연대는 알 수 없지만 현존하는 쌍림열반도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가로형 불화로는 유일한 것이라 조선시대 불화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국내 최고의 팔상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화를 감정한 문명대교수(한국미술사연구소장)일부 덧칠한 부분이 있지만, 진품으로 보이며, 육안으로 봐서 수백 년 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확한 고증을 당부했다.

종걸스님은 조성시기는 1,500년 중후반 정도 즉, 임진왜란 직전 16세기로 보고 있는데, 이는 국내에 남아 있는 쌍림열반도로는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이며, 사리를 8등분하는 장면이 담긴 불화로서는 최초로 발견된 것이다. 11월에 전문가의 학술발표를 통해 확실한 고증을 할 계획이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팔상도는 직지사 소장 [용문사 팔상도 쌍림열반상(1709)]이다.

이번에 동국사로 돌아온 쌍림열반도의 경우는 약탈 문화재를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민간 주도로 환수하는 좋은 사례라 하겠다. 앞으로도 해외에 나가 있는 문화재들이 더 많이 제자리를 찾아 돌아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

<군산 동국사> 063-462-5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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