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한국전통사상서 영문 발간 의미 신라서 근대까지 한국 고승 저술 ‘세계로’...법보신문 09.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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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09-10-07 12:01 조회3,160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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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사상서 간행위원회가 2009년 1월 개최한 제5차 워크숍에서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한국불교 전통사상서 번역의 중요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신라에서 조선에 이르는 한국불교의 역대 고승들의 저술을 한글과 영문으로 번역하는 한국전통사상서 발간 사업은 한국불교사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계종이 2007년 1월 착수한 한국전통사상서 간행 사업은 총 30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뿐 아니라 30여 명이 넘는 국내외 학자들이 참여하는 대작불사다. 간행위원장인 지관 스님이 지난 1월 공동워크숍에서 “빛을 감추어 머금고 있는 한국불교의 전통유산은 한국사회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인류에게 있어서도 생명계의 의내명주(衣內明珠)”라며 “구슬을 꺼내 갈고 닦아 빛을 회복하는 일이 바로 지금의 전통사상서 펴내는 일”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사업이 갖는 중요성을 반증한다.
실제 이번에 간행될 책에는 신라시대부터 19세기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대표적인 고승들의 찬술서 중 주요 저술 69종을 선별해 원효, 지눌, 휴정, 화엄1, 화엄2, 제교학, 공안집, 선어록, 시선집, 문화, 계율1, 계율2, 비문 등 13책으로 묶은 뒤 한글번역본과 영역본을 각각 13권씩 총 26권으로 출간하게 된다.
따라서 여기에는 원효, 지눌, 휴정 스님뿐 아니라 의상, 혜초, 균여, 설잠, 명효, 표훈, 의천, 체원, 원측, 경흥, 제관, 야운, 기화, 혜심, 백운, 태고, 나옹, 의천, 천책, 일선, 선수, 유정, 성총, 초의, 경허 등 역대 한국 고승들의 법어나 저술, 선시 등이 게재된다. 그리고 번역된 책들은 전 세계 주요 대학과 연구소를 비롯해 대사관, 한국문화원, 교민단체 등에 배포된다. 그런 까닭에 이 책은 완간이 한국불교사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념비적인 불사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번역도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동국대 교수 해주 스님을 비롯해 찰스 뮬러 일본 도쿄대 교수, 박진영 아메리칸대 교수, 샘 버뮈시 서울대 규장각 연구원, 로버트 버스웰 UCLA교수, 리처드 맥브라이드 하와이대 교수, 김영욱 가산불교문화연구원 책임연구원, 조르겐슨 호주 그리피스대 교수, 안준영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정병삼 숙명여대 교수, 매튜 베게하우프트 미시건대 박사, 이진오 부산대 교수, 박영의 충남대 명예교수, 동국대 전 교수 김정근, 울만 금강대 HK연구교수, 중앙승가대 교수 미산 스님 등 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간행사업이 주목을 받는 것은 이 사업이 갖는 중요성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번역 시스템의 특별함 때문이다. 산스크리트 등 인도어로 쓰여진 불교문헌을 중국에서 한역할 때 채택했던 다자간(多者間) 번역을 도입해 진행한 것이다. 번역자 간의 이해를 공유하고 토론을 통해 이견을 좁힘으로써 오해와 오역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
간행 위원 미산 스님은 “이번 사업은 다자번역 전통에 의거한 연구번역 작업을 수행했으며 전통강원을 중심으로 한 삼장(三藏)에 대한 공부전통, 즉 다자간의 의견 교환과 증의를 역해공부의 근간으로 한 학습방법을 통해 번역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월에는 국내외의 각기 다른 번역 장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작업의 통일성을 기하고 번역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공유하기 위해 국내 및 국제 공동워크숍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현재 간행 사업은 권1 『원효』가 완역된 것을 비롯해 한글번역본 대부분이 완역된 상태이며, 영어번역본도 상당부분 초역이 이뤄진 상태다. 간행위원회 김재성 선임연구원은 “최근 완역된 권1 『원효』는 제1팀장 해주 스님을 중심으로 찰스 뮬러, 박진영, 샘 버뮈시 박사가 유기적으로 협력함으로써 이 시대 불교번역의 새로운 모델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며 “참여자들 모두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전통사상서 간행위원회는 오는 10월 권1 원효, 권2 지눌, 권5 화엄, 권6 제교학, 권8 시선집, 권9 시선집, 권10 문화 7권 등 한글번역본 완역 봉정식을 개최할 예정이며, 나머지도 한글번역본도 모두 연내에 출간할 예정이다. 또 영문번역본은 내년 4월 출간을 시작으로 10월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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