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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화 | [세계일화 32호]“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이상형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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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그루 작성일13-11-11 10:58 조회2,4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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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사 학술포럼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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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2시에 시작한 포럼은 불광사(회주 지홍스님)의 역사와 더불어 새로운 공간을 마련한 중창 불사 기념으로 주지스님과 신도가 준비한 학술회의였다. 미국, 프랑스, 대만, 미얀마, 태국의 초청강사들이 앞자리를 채웠고, 많은 사람이 국제 포럼을 듣기 위해 동참했다. 먼저 삼귀의와 한글반야심경 독경이 진행되었다. 목탁을 집전하는 신도의 능수능란한 솜씨는 재가불자들의 활동을 엿볼 수 있었다.

2부는 서울대 철학과 조은수교수의 진행으로, 제일 먼저 프랑스에 있는 플럼빌리지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이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틱낫한 스님이 세운 공동체로 철저히 부처님 경전을 중심으로 평화 속에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다. 발제자 틱찬팝캄은 공학을 전공했으며 아시아지부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재가자로 수행을 시작하였고 20년이 넘는 동안 틱낫한스님의 가르침대로 배우고 실천을 하고 있었다.

두 번째 불교 공동체로 태국의 아소카 단체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발제자는 오랫동안 봉사 활동도 하고 대학에서 강의하는 피쿨 와니차피차트가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불교의 오계를 엄격히 지키면서 자급자족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생물학을 전공한 발표자는 이 공동체의 환경적 요소도 더불어 설명하면서 경제적 구조에 대해 설명을 했다. 그리고 회원은 유기농 물건을 생산해서 그 수익금으로 학교와 병원도 짓고 철저한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아이들의 인성 교육에 힘쓰며, 분원은 태국의 동북부에 있지만, 방콕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세 번째로 발표한 사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온 스미스였다. 1932년부터 미국의 기독교에서 발생한 퀘이커 교도들의 공동체로 불교의 명상도 하고, 공동으로 노동도 하며 잔잔한 활동을 하는 단체이다. 클레이몬트에 본원을 두고 있으며 세계 사람들이 모여 자연주의로 운영하고 있었다.

네 번째로 프랑스에 있는 천주교 테제 수도원에 대한 고찰이었다. 발표는 현재 한국인으로 교화한 서강대 안서니 김 교수로 오랫동안 서강대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수사님이다. 이 단체의 특이한 사항은 수사들이 자급자족하면서 일체 선문이나 후원금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백여 명의 수사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고, 여름에는 수백 명의 젊은이들이 참가하여 일주일 정도 수사들과 함께 수행하고 간다. 종교, 인종을 떠나 활동을 하고 있으며 비공식적으로 로마교황들과 테레사 수녀도 방문했었고, 현 조계종 자승 원장스님도 방문했던 유명한 공동체이다.

2부가 마무리되면서 패널들의 토론과 질문이 이어졌다. 공동체의 문제점과 한계점에 대해 말해달라는 질문에 대답은 없었다. 모두가 문제점이 있으면 대화와 연습으로 바꾸어 가고 있기 때문에 현재 건전하게 이념과 특징대로 운영되고 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불광사는 공동체를 모델로 삼아 새로운 도약과 나아갈 방향을 찾고자 이번 행사를 계획했다는 주지스님의 환영사에서 새로운 희망이 보이는 메시지였다.

이번 포럼에 참석한 사람들은 전문가도 있지만,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찾고자 하는 분들이 모였다. 각자의 목표에 얼마만큼 다가섰는지 모르겠지만, 함께 참석한 나로서는 참으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하나의 답으로 정의를 내릴 수는 없지만, 종교를 떠나 이렇게 공동체를 이루며 사는 것이 참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했다. 개인주의 사회에서 살다 보니 더불어 사는 이점을 잊고 살 때가 많다. 우리가 소이 말하는 천국이나 극락이 이렇게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며 서로 맞추며 사는 사회가 이상적일 것이다. 달라이라마가 말을 했듯이 이제 개인적으로 성불한 부처가 아니라 공동체에서 그 해답을 찾는 부처가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도시포교의 모델로 성장하고 있는 불광사의 이번 행사는 참으로 의미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내가 속한 공동체인 승가의 방향은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까? 우리들의 승가가 개개인의 답을 찾고 화두로 삼아 이 사회에 제시하여야 하지 않을까? 우리 또한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본다.
-캘리포니아 정원사 총무 형전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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