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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화 | [세계일화 39호] 한국 단청의 프랑스 첫나들이 : 파리 길상사에서 열린 ‘산사의 그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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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지은 작성일14-07-02 14:07 조회2,1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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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이 푸르른 5월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파리 근교에 위치한 저희 길상사에서는 산사의 그림을 주제로 특별 전시 (201454-518)를 개최하였습니다. ‘한국 불자 협회로 프랑스 당국에 등록되어있는 길상사는 무소유라는 정신적인 가치를 주창하신 법정스님에 의해 199310월 파리 근교에 세워졌습니다.

이번에 소개된 작품들은 문화재 수리와 복원을 전문으로 하는 도화원소속 장인들이 한국의 중요 문화재로 지정된 5개 사찰의 단청 문양과 벽화를 모사한 것으로, 지난 2년간에 걸쳐 저와 도화원의 장인들이 신심과 원력으로 준비한 기획전이었습니다. 한국 사찰에 있는 단청 그림을 이곳 길상사에 선보이게 된 취지를 설명해 드리면, 지난 76개월 동안 길상사의 소임을 맡으면서, 다양한 분들을 접할 수 있었는데, 이러한 인연을 통하여 느낀 점은 한국인들 스스로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과 또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지극히 피상적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불교 미술을 넘어 한국의 채색 문화의 원류인 단청을 소개함으로써, 한국인들에게는 잊혀져가는 아름다운 우리 문화를 기억하는 기회를, 프랑스 인들에게는 한국의 전통 미술을 접할 기회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번 전시회 개막식에는 길상사가 위치하고 있는 똑시 (Torcy) 시청에서 부시장님을 비롯하여 유네스코 한국 대표부의 대사님께서 특별히 본 행사를 축하하러 오셨고, 이 밖에도 국제기구, 프랑스 한국학계, 미술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있는 200여 분들이 오시어 대성황을 이루었습니다.

현재 한국과 프랑스 양국의 정부는 한불수교 130주년을 맞이하여, 2015~2016년에 걸쳐 양국 간의 문화 교류를 증진하기 위한 여러 가지 행사들을 계획 중인데 이런 기회를 통해 종단 차원에서도 여태껏 소개될 기회가 없었던 한국 불교문화의 숨겨진 보물들을 많이 선보여 한국과 프랑스 간의 문화 교류를 더욱 돈독히 할 기회로 삼기를 희망해 봅니다. 이런 의미에서 2014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파리 길상사에서 개최된 행사는 앞으로 문화의 도시 파리에 한국 불교문화를 널리 알리는 문화 불사의 작은 디딤돌 구실을 할 수 있기를 발원해봅니다.

글/사진_혜원스님 (파리 길상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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