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화 | [세계 일화 19호] 미얀마 스님들, 회교도인 로힌야족에 대한 탄압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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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기섭 작성일13-01-04 13:38 조회2,394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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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 굳은 표정을 한 스님들이 소수자들에 대한 탄압을 옹호하면서 거리 행진 하는 것을 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바로 수천 명에 달하는 미얀마 스님들이 정부의 회교도인 로힌야족 탄압을 지지한다며 만달레이 거리 시위에 나선 것을 말한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세상은 부당함으로 가득하다. 이런 부당함에 반대하고 인간의 잔인함이나 편견에 맞서야 하는 것이 스님들의 사명 아닐까? 미얀마 밖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의문을 던진다. 왜냐하면 로힌야족 탄압에 지지를 보내는 스님들이 바로 2007년 군부 탄압에 반대해 국민 편에 서서 정부에 봉기했던 그 스님들이기 때문이다. 스님들이 부처님 말씀을 중요시 하지 않기 때문에 거리 시위에 나선 것일까? 그렇다면 스님들에겐 무엇이 중요한 것일까? 답은 단순하다. 민족주의적 국가주의이다. 스님들은 국민을 위한 정의가 아니라 단지 그들 자신들만의 정의를 원하는 것이다.
주류인 버마족 불교도로서 스님들은 까만 피부의 로힌야족을 방글라데시에서 온 불법 이민자로 불교도들의 땅을 빼앗아 갈 호전적인 이방인이라고 깊게 믿고 있다. 민족주의라 불리든 애국주의라 하든 스님들이 우리와 너라고 하면서 사람들을 갈라놓고, 증오를 키우고 폭력을 유발하는, 불교의 가르침에 반하는 편견에 빠져 있는 것이다.
태국의 스님들은 말레이 회교 분리주의자들의 제거를 위해 거리에 나서는 것까지는 꺼려했지만 다른 종교에 우위를 점하기 위한 법 제정을 요청한 적이 몇 번 있다. 불교를 국가의 공식 종교로 세우기 위해 벌이는 캠페인을 취재할 때마다 회교도에 대한 깊은 불신의 소리를 듣곤 한다. 불안한 남부 지역에서 폭탄이 터지고 사람이 죽어나가도 걱정하거나 부당성을 지적하고 소수민족 간 폭력과 좌절의 뿌리 깊은 원인을 제거하자고 주장하는 스님을 보지 못했다. 오히려 스님들은 군인들에게 수계를 해서 스님의 숫자를 늘리는 방어적이고 위험한 길을 택하고 절을 막사로 사용케 한다. 태국은 근래 선 수행을 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부하는 재가 불자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나라가 정치적인 분열에 휩싸여 있을 때 한 목소리를 내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그러기를 기대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좌와 우, 찬성과 반대의 양 극단에 치우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사람들은 내 편의 증오에 찬 말이나 폭력 등은 다 옳다고 믿는다. 만약 이대로 놔둔다면 극단적 민족주의에 근거한 국가주의는 더 많은 폭력을 낳을 것이다. 국가의 지역 통합이라는 목표는 완전한 말장난에 불과하게 된다. 그리고 스님이나 재가 불자들이 하는 장시간의 선 수행은 단지 시간낭비일 뿐이게 되는 것이다. The Bangkok Post 2012.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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