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화 | [세계 일화 19호] 무상관, 변화를 전체적으로 볼 줄 아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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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기섭 작성일13-01-04 13:41 조회2,288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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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선센터 금차선원
조건 지어진 모든 것이 무상하다는 것은 불교 가르침의 근간이다. 존재의 무상함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법문은 거의 없다. 그러나 불교의 중요한 개념 중 특히 무상은 관심을 갖고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근심과 두려움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키울 수 있다.
어렸을 때 나는 항상 죽음을 무서워했다. 밤에 누워 내가 죽으면 결국 어떻게 될까? 라는 자각으로 공포에 싸였던 기억이 난다. 갓난아기였을 때는 삶의 유한성을 이해할 수 없으나 조금 성장한 아이들은 이러한 단계를 다 거친다. 죽는다는 사실에 꽤 충격을 받지만 아이들이 이러한 발달과정을 잘 밟아갈 수 있게 부모들이 돕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특별한 경우를 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삶의 과정에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만난다. 이때 무상을 관하는 수행으로 우리 안에 잠재되어 있는 두려움을 바로 보고 대처할 수 있게 된다. 다른 공포와 마찬가지로 무상도 잘못 이해하면 일을 그르칠 수 있고 게다가 우리의 좋은 의도로 나쁜 결과를 낳을 수도 있게 된다.
제행무상을 이해해야 한다는 말만 듣고 너무 일찍 두려움과 대면함으로써 죽음과 변화에 대한 극한 공포심이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무상을 주제로 접근하고 연구하려면 어느 정도의 주의가 필요하다.
무상관을 할 때 우리는 종종 변화의 부정적인 면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좀 더 균형 잡힌 출발을 하려면 변화의 긍정적인 측면을 먼저 탐구하고, 우리가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세상이 실제로 무상함에 근거한다는 사실을 분석하는 것이 유용하다. 예를 들어 변화할 능력 없이도 사랑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을까?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긍정적인 모든 것이 원인과 결과가 있고 삶의 무상함 때문에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점을 이성으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깊이 새겨야 한다.
이러한 기초를 다진 후에는 변화의 좀 더 중립적인 면을 관찰하기가 쉬워진다. 예를 들면 관하는 마음을 계절의 변화나 우리가 집착하지 않는 어떤 대상으로 옮겨 갈 수 있다. 이런 형식의 수행에 불편함이 느껴지면 잠시 긍정적인 면에 마음을 옮겨가면 된다. 이러한 과정들에서 중요한 것은 너무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공포심의 뿌리는 대단히 깊을 수 있고 사전 예고 없이 찾아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변화의 긍정적이고 중립적인 점을 관하는 것이 수월해지면 이때가 부정적이라 생각되는 변화의 측면을 관할 시기이다. 그러나 이 때 주의해야 할 것은 긍정, 부정, 중립적이라고 하는 판단 작용 자체가 적어져 변화를 전체적으로 볼 줄 아는 마음이 자리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법의 핵심은 무상을 긍정적으로 관해 다른 주제의 영역도 관할 수 있는 용기를 심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혹 무상관 수행에서 만날 수 있는 어려움을 예방할 수 있다. Buddhistdoor, 2012.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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