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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화 | [세계일화 28호] 지우개 조각으로 불교 포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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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그루 작성일13-07-12 15:32 조회2,7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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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일본 - 코준 아사다(Kojun Asada)는 오른쪽 손에 커터 칼, 왼손에는 사각형 지우개 위에 종이 패턴을 올려놓고 조각을 시작한다. 칼의 작은 움직임으로 5분 만에 미소 띤 부처님 모습의 지우개 스탬프가 완성된다. 코준 아사다는 니가타오지시 코쿠라 사원의 스님으로 지우개를 조각하여 스탬프를 만들고 있다.

아사다는 전국을 돌며 불교를 어렵게 생각하는 이들에게 지우개 스탬프 조각 강의와 함께 법회를 열어 친밀감을 높이고 있다.

7년 전 사찰 경내 이벤트 행사 때 필요한 장식에 지우개 스탬프를 찍게 된 것을 계기로 시작했다. 초기에는 큰 지우개를 사용하였고, 지우개 조각가들의 책을 탐독하며 기술을 습득했다. 지역 이벤트 행사에서도 지우개 스탬프 조각을 만들어주고, 만드는 방법을 가르친다.

20121월에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미야자키와타리 지역에 구호물자를 전달하면서 지우개 스탬프를 생존자들에게 만들어줬다. 그리고 강의를 통해 생존자들의 마음을 열게 하고, 긴장을 풀어주자 생존자들은 서서히 대재앙의 아픔을 말했다.

"우리들의 대화는 적었지만, 가슴 깊이 간직했던 차마 말하기 어려웠던 그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말할 수 있었다."고 아사다는 회상했다. 그는 지우개 조각이 사람들의 마음을 연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난여름 지우개 조각가 츠쿠시를 만나 작품과 설법이 함께하는 법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불교 경구인 ‘Shogyo Mujos(諸行無常)’이라는 2인조 그룹을 만들었다.

12월 도쿄 아사쿠사와 카미야초에서 첫 강의를 시작으로, 다음 해 3월 교토, 오사카에서 강의했다. 20~30대 여성들이 대거 참여하며 만석을 이루었고, 참가자들은 츠쿠시가 디자인한 부처님의 모습을 조각했다. 츠쿠시의 조각 강의가 끝나면 아사다는 조용하고 간결하게 "같은 샘플을 사용하더라도 사람마다 아주 조금씩 다른 작업 결과를 얻는다. 더 우수하거나 열등한 작품은 없다. 모든 사람의 작품은 모두 같다"라며 부처님의 말씀을 설법한다.

"지우개 조각을 하는 동안 경전을 사경하는 것 같은 고요함을 체험했다"고 한 참가자는 소감을 밝혔다.

아사다는 지우개 조각이라는 새로운 포교 방법에 희망을 걸고 있다. “스님들은 더 많은 사람이 사찰에 오기를 바라고 있다. 스님과 신자들 간의 소통을 원활히 하는데 지우개 조각이 한몫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RYOSUKE YAMAMOTO, Asahi Shimbun [2013.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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