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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화 | [세계일화 39호] 왜 불교가 서구인들을 사로잡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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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지은 작성일14-07-02 15:01 조회1,7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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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영국 -- 이제 불교는 서구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다. 헐리우드 배우 올란도 블룸, 리처드 기어 그리고 럭비 스타 조니 윌킨슨 등은 불교를 자신의 정체성으로 받아 들인 많은 서구 불교인들 중 소수의 예에 불과하다. 사실 의회에서 열리는 마음챙김 강좌부터 학교의 묵언 교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명상은 많은 사람들의 일상이 되었다. 극히 세속적인 서구사회에서 불교가 환영을 받고 있는 현상-고요히 미소 짓고 있는 부처, 오렌지색 가사, 황금빛으로 빛나는 사원 등에 대한 믿음-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사람들은 뭔가 다른 것을 기대하면서 불교에 입문한다. 이들은 영적, 혹은 삶의 문제들을 가지고 있으면서 기존 종교에 환멸을 느낀 사람들이다. 물론 새로운 것, 다른 것은 뭔가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막연한 기대일 수도 있지만 기존 종교 조직 내의 서열체계, 근본주의, 분파주의, 폭력의 묵인 등이 그 원인이 되기도 한다. 불교가 발전해온 아시아 국가들의 역사를 모르기 때문에 이상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기도 한다.

또한, 정교한 위계서열도 없고 정치에 개입하지도 않는 불교는 평등주의 시대에 매우 매혹적이다. 종교의 틀에 구속되지 않고 영적 발전을 추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불교는 매우 적합하다.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처럼 서구에서 친숙한 종교에 나타나는 인류의 삶이란 신의 계시에서 세계의 종말까지로 국한되고 신이 이 모든 것들을 주재하는 반면 불교는 인간의 상황을 무한하고 중립적인 우주 안에서의 순환적인 삶으로 정의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인식이 자신의 세계관과 일치한다고 생각한다.

절대자적인 신이라는 개념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불교는 신이라는 존재를 다루지 않고 신에 종속되지 않는 인간적 비전과 영적 생활을 제시한다. 인간 스스로 자기 변화의 방법을 설계하고 자신이 직접 자신의 삶을 통제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다. 이것은 서구인들의 독립적이고 도전적인 정신과 양립한다. 이러한 태도는 서구의 심리분석과 심리치료를 통해 진화해온 치유와 자조의 문화를 더욱 증장하는 것이다. 불교는 마음의 구조와 현상에 대해 풍부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의 마음 과학과 소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매일매일 일상생활의 모든 측면에서 우리는 마음 상태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불교는 또한 죄의식과 의무로부터 벗어나 지혜와 자비심을 발전시키는 실제적인 방법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나는 왜 불교가 그렇게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지에 대한 가장 단순한 답을 알고 있다. 그것은 불교가 우리를 돕고,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기 때문이며, 사람들은 불교 그 자체로 불교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Andrew Skilton, BBC [2014. 5. 27]

-이 글은 킹스칼리지 런던대학교 선임연구원 Andrew Skilton의 글을 발췌,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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