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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화 | [세계일화 40호] 10년에 걸친 다큐멘터리 ‘White Robes, Suffron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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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지은 작성일14-07-11 15:46 조회1,7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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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한 장면>

치앙 마이, 태국 티나 암리트 길(Teena Amrit Gill)감독이 제작한 ‘White Robes, Saffron Dreams(태국 여성수행자의 삶과 염원의 기록)’ 은 그 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태국 불교내의 여성 차별을 고발한다. 43분짜리의 이 영화는 한 승려와 매 치(mae Chi, 태국에서 구족계를 받지 못한 여성 수행자를 지칭하는 용어, 흰 법의를 입음)의 삶을 대조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여성들이 받는 차별을 여실히 드러낸다. 일반학교에 진학할 형편이 못 되는 소년들은 언제라도 승려가 되어 보장된 생활을 누리며 무료로 대학에 진학해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하는 길이 주어지는 반면 여성들은 비구니계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승단에 들어설 수 없으며 따라서 어떤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재정적 어려움 속에 방치된다.

티나 길 감독은 인도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나 기자와 영화제작자로 방콕과 치앙 마이에서 11년 동안 살았다. 그녀는 10년에 걸쳐 이 영화를 찍었고 이 과정을 통해 매 치들의 삶과 배경상황들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매우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아무도 이 문제에 대해 말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러 위험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근년에는 테라바다 불교의 특징처럼 되어왔던 남성우위체제에 맞서려는 여성들의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스리랑카에서 구족계를 받은 담마난다 비구니 이후로 18명의 태국 여성들이 비구니계를 받았으며 수백 명이 사미니계를 받았다. 그러나 태국 승단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여성들이 남성고유의 승단에 들어오는 것을 강하게 비난했다.

영화가 보여주듯 오늘날 태국에는 1만 내지 2만 명의 매 치들이 있다,. 대부분 남성 승려와 마찬가지로 절에서 (, 그들만의 구역에서) 생활하며 머리를 삭발하고 하얀 법복을 입는다(황색은 절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매 치들은 단지 8계만 받을 수 있고 음식 준비, 청소 등을 할 뿐이다. 그들은 공덕을 쌓아야 내생에는 남성으로 태어날 수 있다는 깊이 뿌리박힌 믿음 때문에 모든 일들을 참아냄으로써 때론 지나치게 착취당하기도 한다. 불교 속에 침투한 이런 종류의 가부장적 성격을 용인하게 되면 여성 불자들이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여성으로 태어나는 것 자체가 전생의 나쁜 카르마의 결과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를 만들면서 불교에 이런 태도가 반영될수록 사회에 더 많은 여성혐오현상이 존재하게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논쟁의 근거로 종교를 갖다 대면 더 이상 논의의 여지가 없게 됩니다. 사회 전체가 이것이 진실이라고 믿게 되면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가능성은 과연 무엇일까요?”

Hilary Cadigan, Chiang Mai City News [2014.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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