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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화 | [세계일화41호]카지노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 처한 불교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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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서람 작성일14-08-08 16:55 조회1,8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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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 캄보디아 -- 캄보디아를 대표하는 불교연구소가 카지노와 부속건물 때문에 이전되거나 폐쇄될 위기에 처했다. 불교 경전연구와 출판의 중심이면서 일반인을 위한 도서관 역할도 해왔던 이곳이 현재 기존 카지노뿐만 아니라 새로 건설되는 카지노와 부대시설들로 포위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 바람에 사람들의 발길도 끊겼다. 나가 2 카지노 부속호텔(1,000객실 규모)이 들어설 길 건너편으로는 크레인이 솟아있다. 왼쪽으로는 새로 건설되는 단지와 불교연구소 뒤의 24층 나가월드를 연결하는 지하 도로를 만들기 위해 굴착기가 땅을 파고 있다. 연구소 부지 오른쪽으로는 새 건물들에 전력을 공급할 변전소의 강철구조가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 앞으로 관광공원도 인근에 들어설 계획이다. 이렇듯 거대한 카지노 왕국 건설은 자국의 도박규제를 피하려는 베트남과 중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크메르연구의 핵심센터로 인정받는 프놈펜 불교연구소는 고대 크메르 필사본의 보존, 스캔, 목록작성뿐만 아니라 출판, 연구, 국제워크숍 개최 등의 활동도 벌이고 있다. 1930년 프랑스의 지원으로 모니봉왕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캄보디아 문화의 보존 및 개발 활동의 중심이면서 캄보디아 최초, 최대의 출판기관이기도 하다. 고전문학, 종교문학과 민간설화들을 발표해 왔으며 팔리어 불경을 번역해 110권에 이르는 대장경을 출간했다. 최초의 크메르 사전도 이곳에서 나왔다.

지금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저 곳은 원래 불교계에 속했던 땅입니다. 노르돔 시하누크왕이 이 연구소에 기증한 땅입니다. 따라서 누구라도 승단의 허락 없이 마음대로 불하할 수 없습니다.” ‘사회정의를 위한 독립네트워크의 설립자 부트 분텐 스님의 주장이다.

나가 월드의 홍콩 모회사인 나가 그룹은 프놈펜을 중심으로 200km에 이르는 지역의 카지노에 대한 독점권을 41년 동안 소유하고 있다. 독점계약은 2035년에 만료되지만 카지노 면허는 2065년까지 유효하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종교와 문학의 국가적 중심인 불교연구소가 카지노 개발에 밀려나고 있다는 현실이 젊은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다.

이것은 캄보디아의 불교학 연구에도 좋지 못합니다. 과거의 업적이 이렇게 홀대당한다면 불교의 미래는 없습니다.”

Ezra Kyrill Erker, Phnom Penh Post [2014.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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