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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화 | 교육의 힘은 무궁하고, 아이의 적응력은 무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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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작성일16-10-27 19:07 조회2,1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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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농촌이 따뜻하게 하나 되는 공간을 일궈가는 농협중앙회 도농협동연수원에서는 다문화가족농촌정착지원하는 연수과정을 매 기수마다 23일간의 일정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 중에는 다문화여성들이 우리나라 국민으로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그 중에 신명나는 어린이 난타교실이란 프로그램이 두 시간 동안 진행되는데 이 프로그램이 주는 감동은 참으로 큽니다.

 

지난 105일에 연수과정에 참가한 스물 한 가족 인원 중에 엄마를 따라온 자녀(학생과 유치원을 포함)29명이었습니다. 이들 중에서 열네 살 이상이 한 명이고, 두 살 이하가 2, 나머지가 네 살에서 열세 살 아이들이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북치는 난타교육을 했습니다.

난타 교육의 목적은 우선 아이들에게 북을 마음껏 두드리게 하는 것으로, 북을 신나게 두드림으로써 그동안 다문화자녀로 살아오며 알게 모르게 쌓인 불만과 스트레스를 풀게 해 주는 것과 북을 여럿이 합동연주 함으로써 내 마음 내키는 대로가 아닌 남과 함께 협력해야한다는 것을 알게 해 주고 옆 아이를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과 "나도 하면 된다."라는 자신감을 심어 주고자 하는데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북채를 한 쌍씩 나눠주면, 처음으로 북채를 손에 쥔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냥 북을 두드리는데 정신이 없어 얼마간은 통제도 되지 않고 불협화음으로 인한 소음이 어찌나 시끄러운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습니다. 그래도 선생님은 아이들을 나무라지 않고 차근차근 천천히, 북치는 요령을 아이들에게 주입시켰습니다.

오른 손으로 치면 쿵”, “왼손으로 치면 탁”, “두 손으로 함께 치면 텅” “오른 손 한 번, 왼 손 한 번

그렇게 연습하는 동안에도 아이들은 막무가내로 한 번 치라면 두 번 치는 아이, 힘들다고 북을 껴안는 아이, 북을 치기는 커녕 힘들다고 주저앉는 아이, 또 어떤 아이는 북치는 것이 신나서인지 마구 두드리기만 하는 아이……

아이들이 다소 힘들어 하는 것 같으면 선생님은 풍선을 가지고 토끼도 만들어 주고, 강아지도 만들어 주면서 아이들과 동화되어 갔습니다.

그렇게 약속된 2시간의 교육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지금껏 배운 것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배경음악이 나오고 선생님의 구령과 음악에 맞춰 북을 두드리는데 어찌나 일사분란하게 연주를 하는지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연주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따로 연수를 받고 자리로 돌아 온 부모들과 아이들이 함께 관중석에 앉아 지금껏 아이들이 연주한 모습을 영상으로 보는데……

 

부모들도 놀랐고, 무엇보다 북을 쳤던 아이들이 영상에 나타난 자신들의 발전된 모습에 스스로에 놀란 표정들은 이 세상 그 어떤 경이로운 것보다도 더 아름다운 감동의 모습이었습니다.

 

교육의 힘이 이리 무궁한 것인 줄 몰랐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잠재력은 참으로 무한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주변 친구들에게서 다문화가정의 아이라는 것 때문에 소외되는 느낌을 갖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또는 왕따를 받지는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아이들은 자신들의 잠재력이 무한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보다 더 자신감을 가지고 생활하며 미래를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북을 두드리는 시간은 두 시간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두 시간이란 시공간에는 놀라운 잠재력의 발현이 있었음을 부모와 아이가 모두 공감하는 자리였습니다.

이런 교육을 다문화가족 아이들뿐만 아니라 경쟁심만 유발하는 우리 사회의 모순된 교육에 버거워하는 모든 아이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결 밝아진 아이들의 얼굴과 으쓱하며 올라간 어깨의 모습이 참으로 대견스럽고 아름답습니다. ·사진 제공 이승현(시인, 도농협동연수원 취재 작가)

 

사진 01 : 북채를 처음 잡아보는 아이들

사진 02 : 북을 안고 엎드려있는 아이

사진 03 : 북치다 힘들다고 주저앉은 아이

사진 04 : 신명나서 마구 두드리는 아이

사진 05 : 배경음악에 맞춰 일사분란하게 북을 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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