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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스님들 덕분에 해외문화탐방 가요”(불교신문 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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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작성일18-11-02 15:51 조회2,4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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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6일 순천대 불교학생회 '연'의 '점심시간 법회.' 화엄사 포교국장 도운스님(왼쪽)과 순천 홍선사 주지 정환스님이 함께 했다.

율장(律藏)에 따르면 출가수행자 4인 이상이 함께 살아야 비로소 ‘승가’라는 공동체가 성립된다. 부처님이 세운 원칙이며 불교의 시작이다. 

‘승가결사체(僧伽結社體).’ 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스님)이 금년부터 시행하는 사업이다. 종단 소속 스님 4인 이상이 ‘팀’을 이뤄 전법활동에 나서면, 연간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한다. 해마다 받아야 하는 승려연수교육도 이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 종단의 기둥인 스님들의 포교의지를 북돋우며 ‘살아있는 연수’를 해보자는 취지다.

교육원은 지난 6월 20개 단체를 승가결사체로 선정했다. 순천불교사암연합회(회장 보리스님ㆍ순천 대승사 주지)도 그 가운데 하나다. 국립 순천대학교 불교학생회를 물심양면 도우며 학내에서 알아주는 동아리로 성장시켰다. 공로를 인정받아 교육원으로부터 500만원의 지원금을 탔다. 불교학생회 회원들은 이 돈으로 올 연말에 일본으로 불교문화탐방을 떠난다.

스님 4인 이상 모여 전법하면
연간 최대 1000만 원 지원
...조계종 교육원 중점사업

스님들 포교의지 돋우고
현장포교 활성화 '기여'
 

19교구본사 화엄사 포교국장 도운스님이 실을 꿰었다. 순천에 있는 사회복지법인에서 오래 근무하는 등 지역포교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지난 4월 교육원이 주최하는 출가지도법사 간담회에 참석했다가 승가결사체 사업에 대한 정보를 접했다. 순천사암연합회 스님들과 뜻을 모으고 그간의 활동성과를 정리해 교육원에 응모했고 채택됐다. 

500만원.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다. 다만 가난한 살림에 포교까지 챙겨야 하는 지방의 여느 스님들에겐 값진 돈이다. 무엇보다 소중한 배려이기도 하다. 도운스님은 “스님으로서의 본분을 다 하려고 노력하는 출가자들을 위해 종단이 최선을 다해 도와주려고 하는 마음이 정말 반갑다”고 말했다.

순천 스님들의 전법활동은 이렇다. 도운스님을 비롯해 21교구본사 송광사 포교국장 정응스님, 대승사 주지 보리스님, 금룡사 주지 범일스님, 동화사 주지 진성스님, 정혜사 주지 지우스님, 홍선사 주지 정환스님, 흥륜사 주지 묵산스님 등 8명의 지역사찰 스님들이 의기투합했다. 매주 화요일 열리는 순천대 불교학생회 ‘연’의 정기모임을 번갈아 주관한다. 법문을 펴고 덕담을 나누는 자리는 음식도 푸짐하다. 10월16일 순천대를 찾았다. 왜 승가결사체에 선정됐는지 이유를 충분히 알 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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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공양을 마친 직후 열린 불교상식 퀴즈시간.

특이하게도 ‘점심시간 법회’다. 12시가 되면 동아리방에 학생들이 하나둘씩 들어온다. 일단 오늘과 미래를 불자로서 정직하고 성실히 살겠다는 발원문을 읽는다. 발원문 봉독이 끝나면 학생들 앞엔 배달시킨 도시락이 놓여진다. 좋은 사람들끼리 같이 밥 먹는 자리만큼 화합하고 공감하는 자리도 드물다. 이날의 지도법사는 홍선사 정환스님. 밥상을 치우고 나면 스님의 진행으로 불교상식 퀴즈가 열린다. 얼굴엔 혈색이 돌고 웃음꽃이 핀다. 불교교리 전반에 대한 스님의 설법으로 법회는 마무리된다. 1시간30분. 짧지만 든든한 위로를 얻은 학생들은 각자 강의실로 도서관으로 돌아간다.

‘연’의 전체 회원은 24명. 이들의 동아리방은 쥐죽은 듯 고요한 평일 대낮 학생회관에서 유일하게 흥겨운 공간이다. 여기도 한때는 신입생 ‘0’명에 4~5명 회원이 전부였다.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점심시간 법회’가 대식구를 만들어냈다. 지도교수인 이종수 순천대 사학과 교수가 ‘같이 밥이나 한 끼 먹자’며 낸 제안이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그는 2014년 학교에 부임한 이후 지리멸렬했던 학생회를 다시 일으킨 주역이기도 하다.

회장인 라원준 씨(한약자원개발학과 3학년)는 ‘연’의 최대 강점을 ‘수많은 스승’들로 꼽는다. 지도법사 스님 1명을 구하기 어려운 학생회가 한 두 곳이 아닌 상황에서 무려 8명이나 된다. “다양한 스님들에게서 다양한 지혜를 배울 수 있어서 인생이 준비하기가 한결 수월하다”는 소감이다. 종강을 하면 일본 오사카와 교토를 돌며 현지 사찰을 참배하고 불교문화를 공부할 기대로도 설렌다. 교육원과 스님들 덕분에 해외여행을 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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