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걱정하지마…좋아질거야”...불교신문 10.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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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0-06-04 16:00 조회3,014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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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보사찰서 하룻밤-송광사 템플스테이는 150여명에 달하는 스님들의 담박한 일상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다. 사진은 스님과 차담을 나누는 모습.
산수유 산벚꽃 향기따라
소쩍새 애잔한 울음따라
■ 우리 사찰 템플스테이 - 송광사
김승년 / 송광사 포교과장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낯설고 물설었던 송광사에 템플스테이 실무자로 둥지를 튼 지도 올해로 8년 째, 벌써 여덟 번째 초파일을 맞는 셈이다. 송광사에 처음 들어온 해, 그 해의 봄은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 그전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환상같은 아름다움이 눈앞에 펼쳐졌으니까. 아름다운 빛깔의 나무들과 산수유, 산벚꽃과 산철쭉, 조팝나무라는 것들을 알게 될 즈음 소쩍새의 애잔한 소리도 귀에 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름다운 풍광이 주는 기쁨과 달리, 이름부터 생소한 템플스테이 업무는 그리 녹록치가 않았다.
사찰·스님·실무자·자원봉사자
‘네바퀴’ 잘 굴려야 템플…‘성공’
템플스테이는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용어조차 낯선, 말 그대로 그저 절에서 하룻밤 묵으며 예불에 참여하는 정도였고 우리 송광사 역시 템플스테이라는 용어보다는 산사체험, 혹은 수련회라는 용어에 더 익숙해 있었다.
이후 템플스테이사업단이 꾸려지고 용어가 정립되면서 최초 30여 개였던 운영사찰이 지금은 108개라는 놀라운 성장을 이루었다. 이 모든 것은 각 사찰의 스님들, 실무자,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꾸준히 성장하게 된 것이리라.
템플스테이가 발전하기 위해선 자동차의 네 바퀴가 함께 굴러가듯 사찰, 스님, 실무자, 자원봉사자 조직이 손발을 잘 맞춰야 한다. 특히 실무자들은 스님들의 보조자 역할에서 벗어나 자기 나름의 확고한 위치를 정립해야 하며, 사찰의 구조, 사찰건축, 문화재적 자산과 사찰조경 등 다양하게 안목을 넓혀 템플스테이 발전의 발판마련은 물론, 개인적인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그간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실무자로 활동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자신의 시간과 노력, 비용을 들여 스스로 찾아와 애써 봉사해주시는 여러분들의 노고와 마음가짐이다. 과연 내가 다른 직업을 가졌다면 그 분들처럼 자원봉사 마니아가 될 수 있었을까? 감히 나도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질 않을 만큼 그 분들의 헌신적인 모습은 존경스럽기만 하다.
몇 년 전 동해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다른 이들은 마음의 위안을 받고 돌아가는 산사가 일터이다 보니, 가끔 ‘나도 템플스테이를 하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하지?’하고 고민을 하다가 엉뚱한 곳에서 마음을 다잡곤 한다. 아마 전국의 모든 템플스테이 실무자들 또한 한 번쯤 경험해 봤을 것이다. 지금도 더 나은 템플스테이를 위해 숨어서 노력하는 실무자 여러분들께 ‘파이팅’을 외치고 싶다. 그나저나 어느 사찰의 템플스테이를 가면 좋을까?
◆ 새벽예불의 감동…송광사 템플스테이
순천 송광사는 경남 양산의 통도사, 경남 합천의 해인사와 함께 우리나라 삼보사찰(三寶寺刹)로 알려져 있다.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불보사찰(佛寶寺刹), 해인사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팔만대장경의 경판이 모셔져있어 법보사찰(法寶寺刹), 그리고 송광사는 한국불교의 승맥(僧脈)을 잇고 있기 때문에 승보사찰(僧寶寺刹)이라고 한다.
특히 800여 년 전 고려 때 보조국사가 정혜결사를 통해 당시 타락한 고려 불교를 바로잡아 한국 불교의 새로운 전통을 확립한 근본도량이 바로 송광사였다.
송광사 템플스테이를 경험해 본 사람들은 대부분 송광사 새벽예불에 대한 감동을 이야기한다. 150명이 넘는 스님들의 장엄하게 울려 퍼지는 예불문, 새벽 별이 가시지 않은 청정한 도량의 아름다움, 도량 가득 느껴지는 정갈하고 맑은 수행의 기운이 지금껏 송광사를 승보사찰로서 굳건히 떠받치고 있다. 승보사찰답게 송광사 여름 수련법회는 월정사 단기출가와 함께 가장 인기있는 수련회 중 하나. 유난스럽지 않고, 담박한 수행자의 일정을 따라가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山寺 전용식단 활용 1년새 20㎏ 감량…대박입니다”
■ 내 인생의 템플스테이 - 내소사
저는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던 제가 마음속에 병을 앓게 된 건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나서였습니다. 극한 다이어트는 저에게 우울증이란 병을 가져다 주었고, 가슴속에 화가 차올라 숨을 쉴 수가 없어서 비닐봉지로 숨을 불어가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렇게 살면 안된다는 생각에 인터넷을 뒤져 찾아낸 템플스테이는 마지막 출구이자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전나무 숲길이 아름답고 프로그램이 잘 짜여져 있다던 내소사를 택했습니다. 이른 새벽 낯선 곳으로 혼자 떠난다는 건 제게 도전과 같았습니다. 하지만 속으로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다녀오면 지금보다는 더 좋아질거야, 걱정하지마.” 그리고 3시간 후, 낯선 부안이라는 땅에 도착했습니다. 오, 이런.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었다니!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내소사는 저에게 충격이었습니다. 그 순간 제 가슴의 열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저녁에는 구수한 사투리를 쓰시는 주지스님과의 차담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맑고 향기로운 차 한잔과 맛있게 쪄진 고구마, 이 소박한 두 가지만으로 왜 나의 마음은 그렇게 풍요롭게 느껴진 건지. 그 때 주지스님께서 고구마를 맛있게 찌는 방법을 알려주시겠다고 해서 귀를 쫑긋 세우고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아무 말씀이 없으시길래 눈을 더 크게 뜨고 주시하자, 그제야 “맛있게 먹는 것이 맛있게 찌는 방법이여” 하는 게 아닌가. 하하, 그래!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스스로를 부정하며, 괴롭히던 어제의 내가 조금씩 사라져가고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시작된 용기를 내어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이후 월정사 단기출가에도 참가했습니다. 그리고 산사에서 배운 식단을 활용해 1년새 무려 20kg 감량에 성공! 너무도 행복하게 살고 있답니다. 혹시 몸과 마음이 지쳐 있다면 진심으로 템플스테이를 권하고 싶습니다. 산증인이 여기 있으니 믿어보세요! 여러분의 인생이 더 아름답게 바뀔 거예요.
이선정 / 체험후기 입선 수상작
◆ 트레킹 명소…내소사 템플스테이
전북 부안에 위치한 능가산 내소사는 ‘여기에 들어오시는 분은 모두 다 소생하게 해주십시오’라는 혜구 두타스님의 원력에 따라 백제 무왕34년(633)에 창건됐다. 일주문을 들어서 천왕문까지 길게 이어진 전나무 숲길은 내소사의 자랑. 방문하는 이들의 발걸음을 길게 잡는 사계절 아름다운 길이다. 국가지정문화재로는 전설 속의 관음조가 단청을 했다는 대웅보전, 국내 제일의 백의 관음보살좌상과 연꽃과 수련으로 장식된 꽃문살은 보물 제291호로 지정되어 전각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사진>“아이 러브 템플스테이!”-참가자들이 직접 만든 채식김밥을 싸들고 스님과 함께 직소폭포에서 관음봉까지 유려한 풍광의 트레킹을 하는 내소사 템플스테이. 남녀노소에게 인기다.
내소사 템플스테이는 트레킹 프로그램으로 가장 유명하다. 참가자가 직접 만든 채식김밥을 챙겨 스님과 함께 직소폭포에서 관음봉까지 유려한 풍광의 트레킹 코스를 걷는다. 또 국립공원 해설사의 전문적인 설명과 함께 하는 숲체험, 내소사 문화해설 프로그램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여행의 의미를 더해주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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