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케냐 대초원에 월주스님 법호 딴 학교 생겼다 (불교신문201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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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서람 작성일15-05-18 15:12 조회1,807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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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공생회의 자비행은 사막의 어린이들까지 즐겁게 하고 있다. 지난 4월30일 케냐 카지아도 지역 올로레라 태공초등학교 준공식 현장에서 환호하는 주민들과 이사장 월주스님 등 지구촌공생회 관계자들의 기념촬영.
가는 곳 마다 ‘카리부(환영)’ 환호
쓰러질 것 같은 움막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에게 10칸짜리 새교실 선물
자비행 실천하는 ‘깨달음의 사회화’
아프리카 평화와 삶의 질 ‘개선’
월주스님 “케냐 발전 동량 되어
인류 공생과 평화에 기여”당부
신비의 땅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인종과 종교를 초월해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펼치는 단체가 있다. 바로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월주스님이 발고여락(拔苦與, 고통은 덜고 즐거움과 기쁨을 나눈다)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2003년 설립한 지구촌공생회다. 지난 4월27일부터 5월3일까지 진행된 지구촌공생회 케냐지부 시찰 현장을 본지와 함께했다. 이번 케냐 시찰단은 월주스님을 비롯해 지구촌공생회 사무처장 덕림스님, 김종열 금산사 총무과장, 정태길 함께일하는재단 감사실장, 남정덕 지구촌공생회 사무국장, 김명주 해외사업팀 주임, 전미향 해외사업팀 간사 등으로 꾸려졌다. |
“처음 아프리카 땅을 밟았을 때 거리감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예요. 온통 검은 사람들 뿐이고 동양인은 찾아볼 수 없었어요. 그런데 가까이서 겪어보니 모르는 사람도 그냥 지나치는 법 없이 눈인사를 해오고, 금세 친근감이 싹텄죠. 작은 도움을 주었을 뿐인데 열렬히 환호하는 것을 보면서 주는 기쁨이 받는 기쁨만큼이나 크다는 것도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
지난 4월30일 오전, 나이로비에서 동쪽으로 80여km 떨어진 카지아도주를 향해 달리는 차 안에서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인천에서 아부다비까지 10시간, 2시간 대기, 다시 나이로비까지 6시간 등 장장 18시간의 비행에도 피곤한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자신을 기다리는 주민들 곁으로 한시라도 바삐 도착하기를 바라는 마음뿐인 것 같았다.
이사장 월주스님의 학교방문을 기뻐하는 어린이들. |
월주스님이 이 먼 곳을 마다하지 않고 방문한 것은 이날 스님의 법호를 딴 ‘올로레라 태공초등학교’의 준공식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 이 학교는 지구촌공생회가 2003년 창립한 이후 제3세계에 지어진 50번째 교육시설이기도 하다. 스님은 지난해 세수 80, 출가 60주년을 맞았다. 상좌와 손상좌를 비롯해 금산사 사부대중, 후원자 등이 1억6000여만원의 학교 건립기금을 마련해 지은 것이 바로 이 시설이다. 스님이 이번 케냐 방문을 더욱 뜻 깊게 여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전7시30분 나이로비를 숨 가쁘게 빠져나온 4륜 차량은 스님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쉼 없이 바퀴를 굴렸다.
두 시간 쯤 지났을까. 학교를 가리키는 표지판의 선명한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반가운 마음도 잠시. 표지판이 시작하는 곳에서부터 비포장도로가 시작됐다. 전날 내린 비로 길 곳곳이 움푹 패여 있었다. 난생처음 겪는 오지도로는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다. 자동차는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
이런 작은 마을에 10칸짜리 신식 건물이라니. 상상이 되지 않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30여분 이상 달렸다. 그러자 태공초등학교가 당당한 위용을 뽐내며 눈앞에 나타났다.
공식적으로 준공식 행사였지만 마을주민들에게 이날은 축제나 다름없었다. 400여명의 참가자 가운데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화려한 전통의상으로 차려입고 지구촌공생회 관계자들을 환영했다. ‘까리부 굿 헨즈(환영합니다 지구촌공생회)’ ‘아산떼(감사합니다)’ 등 현지어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공식 행사는 지역 목사의 축하기도로 문을 열었다. 종교와 인종을 초월해 ‘인류는 한 가족’을 슬로건으로 하고 있는 지구촌공생회의 배려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어 번듯한 학교를 지어준데 대한 지역 관계자들의 감사 인사말이 있었다. 데이비드 응케디엔네 카지아도주 주지사는 “지구촌공생회와의 협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한다”며 “우리 마을과 이 장소를 잊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이사장 월주스님은 기념사를 통해 “불제자로서 삶을 사는 동안 깨달음의 열매를 모든 사람들과 함께하고자 ‘깨달음의 사회화’를 주창하고 실천해 왔다”며 “오늘은 제 삶의 신념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증명하는 자리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2일 오후에는 또 하나의 교육시설이 탄생했다. 월주스님이 2012년 수상한 만해대상 상금 5000만원 전액을 기부한 ‘올마피테트 만해중고교’의 준공식이 거행됐다. 만해중고교는 지구촌공생회의 45번째 시설. 풀과 함석판으로 지붕을 얹은 움막 같은 곳에서 수업을 했던 아이들은 이제 안전한 시설에서 새로운 꿈을 키울 수 있게 됐다.
마사이족 주민이 고마움의 표시로 전통 수공예품을 선물하는 장면. |
이날 월주스님은 기념사에서 “학생들이 케냐 발전의 동량이 되어 인류의 공생과 평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건립기금을 후원해준 금산사와 영화사, 위봉사, 은적사 등 17개 사찰 사부대중과 200여명의 지구촌공생회 후원자들에 대한 고마움도 표현했다.
나이로비로 다시 돌아오는 길, 월주스님에게 물었다. 젊은 사람들에게도 버거운 오프로드 오지를 다니는 게 피곤하지 않느냐고. 스님은 환하게 웃으며 다음과 같이 답했다. “길을 나설 때마다 새롭고 즐겁다. 작은 걸음이지만 따뜻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을 만나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게 내 일”이라고.
“야생동물 공격 걱정 없이 학교 다닐 수 있어 다행”
준공식 현장서 만난 주민들
행사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안전한 시설이 생긴데 대해 누구보다 기뻐했다. 특히 이 지역은 야생 동물의 출현이 잦아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었다. 5명의 아이를 둔 다니엘 케케토 씨는 “아이들이 집에서 10km 이상 떨어진 거리에 있는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이 학교로 전학시킬 것”이라며 “지금까지 본 교육시설 가운데 가장 튼튼하고 좋아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먼 거리를 걸어다니다 보니 하이에나 등 야생동물 때문에 항상 걱정이 많았는데 이제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게 됐다”며 미소 지었다. 태공초 준공식 현장에서 마을을 대표해 행사에 참석한 다니엘 레테마 씨는 “아이들은 교육을 제때 받을 권리가 있다”며 “소치는 노동력으로만 아이들을 대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학생들도 집 가까이에 학교가 생겨서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솔로몬 차로(2학년)군은 “친구들을 자주 만날 수 있어 학교 오는게 즐겁다”고 말했다. 케냐=홍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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