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불교 분석하며 한국불교 미래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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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작성일17-07-23 21:04 조회1,516회 댓글1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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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불교
리처드 휴지스 시거 지음·장은화 옮김/ 운주사 |
불교, 다종교사회 美서 급부상
현지 종교학자가 역사와 전통
체계적으로 성찰한 종합안내서
해외불교사 자료 부족한 현실서
독자들에게 새로운 정보 제공
“미국불교 발전, 타산지석 삼자”
인도에서 성립한 불교는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해지는 등 아시아 대륙을 중심으로 교세를 확장해 왔다. 이런 이유로 그 동안 아시아인이 믿고 의지하는 종교라는 인식이 상식처럼 여겨졌지만, 최근 유럽과 미국 등 서양에 부처님의 가르침이 전파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현대자본주의의 첨병을 달리는 미국에서 불교가 기독교, 유대교와 함께 최대 종교들 가운데 하나로 급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리처드 휴지스 시거 미국 뉴욕 해밀톤대 종교학부 교수가 다종교, 다문화 사회인 미국에서 발전하고 있는 불교의 역사와 특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안내서 <미국불교>가 최근 우리말로 번역돼 출간됐다. 더욱이 이 책은 다양한 종교 전통, 즉 각국의 이민자를 중심으로 한 불교 종파들의 정착 및 전개과정을 중심으로 살펴봤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세계적인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20세기에 가장 중요한 사건을 꼽아달라는 요청에 “동양의 불교가 서양에 유입된 일”을 들었다. 특히 미국은 19세기 말 처음으로 불교가 소개된 이후 사회 곳곳에 뿌리내리며 발전해오고 있다. 이는 최근 <뉴욕 타임스>에 소개된 베스트셀러 10위권 목록에 불교 관련 서적이 빠진 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로 확인할 수 있다.
미국종교를 전공하고 아시아 종교의 미국전파에 관한 글을 널리 써온 저자는 이 책에서 그 동안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미국불교의 개략적인 역사와 미국 내에서 성장해온 주요 불교종파들과 그들의 전통, 그리고 미국불교의 특징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저자에 따르면 염불, 좌선 등 모든 불교의례는 미국불교의 풍경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많은 미국인들의 기준에서 보면 이는 이국적인 영역에 속하는 낯선 종교적 신념과 외래의 관습이지만, 모두 다 현재 진행 중인 다종교적인 미국사회의 일부다.
그렇다면 미국불교란 무엇일까. 저자는 “1980~90년대 미국인들은 자국 내에서 불교란 무엇이며, 불교가 어떻게 되기를 바라는지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면서 “그들은 미국식의 다르마를 어떻게 창안할 것인가에 대한 많은 다양한 생각들을 제시한 만큼 하나의 미국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가 없는 것처럼 불교에 대한 단일한 해답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누가 미국 불교도인가”라는 질문의 대답도 마찬가지다. 불교도들은 다양한 인종과 민족적 출신배경을 갖고 있고, 화이트칼라, 택시운전사, 기계공, 요리사, 예술가, 음악가도 있다. 어떤 미국인은 불자라는 것에 대한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당연하게 여긴다. 여기서 전제해야 할 점은 스스로를 불교도라고 여기는 많은 다양한 부류의 미국인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리처드 휴지스 시거 미국 해밀톤대 교수가 미국에서 발전하고 있는 불교의 역사와 특징을 정리한 <미국불교>가 최근 우리말로 번역돼 출간됐다. 사진은 미국 뉴욕 맨하튼 소재 유니온신학대에서 불교명상 수업을 하고 있는 학생들. |
이와 더불어 미국 내 한국불교의 역사에 대한 기술도 눈에 띈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불교는 서로 다르면서도 친숙한 두 가지 방식으로 미국에 들어오고 있다. 첫 째는 도시 중심에 넓은 코리아타운이 자리 잡고 있는 뉴욕, 시카고, 애틀랜타, 로스앤젤레스 등 대도시의 한국인 이민자 공동체에 사찰을 건립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개종자 공동체에서 30년 넘게 불교를 가르쳐 온 이민자들을 통해서다. 1970년대 초 한국인 이민자들이 급증하면서 미국 내 대도시에 등장하기 시작한 한국사찰에 대해 “1990년대까지 한국사찰의 미래는 이민자 종교 공동체의 전형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됐다”고 진단했다. 또한 당시 많은 사찰의 스님들이 영어실력이 부족해 2세대의 문제들을 다루는 데 불리한 입장이었고, 때때로 금전적인 어려움에 겪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1960년대 ‘미국에 온 최초의 한국인 스님’이라고 알려진 서경보 스님(1914~1996)과 비슷한 시기에 수많은 미국인 제자를 양성한 구산스님(1909~1983) 등 미주포교를 개척한 스님들의 활약상도 꼼꼼하게 소개하고 있다. 특히 1980~90년대 미국에서 널리 이름을 알린 삼우스님과 숭산스님(1927~2007)에 대해 “한국 선불교 전통의 다르마를 가르쳤는데, 한국선은 중국선, 일본선과 관련돼 있지만 흔히 한국 민족전통에 특유한 소박함, 비격식성, 해학성을 가졌다”면서 “두 선사의 가르침은 어떤 면에서 전통선의 그것과 상당히 달랐지만, 그들과 제자들은 일반적으로 더 넓은 미국선 운동의 한 부분이라고 간주된다”고 평가했다.
또한 책의 부록으로 김형근 <미주현대불교> 발행인이 지난 50여 년 동안 미국 내 한국불교의 발자취를 정리한 글을 함께 실었다. 책을 번역한 장은화 동국대 평생교육원 불교학학위과정 강사는 “미국불교의 역사, 주요 전통, 주요 의제를 미국종교사의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는 이 책은 한국어로 된 미국불교 자료가 부족한 현실에서 독자들에게 이전에 접하지 못한 새로운 정보를 전달해 준다”면서 “최근 종교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볼 때, 한국불교는 미국불교의 사례를 분석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전통과 현대의 접점에 서 있는 한국불교에게 미국불교의 발전사례는 타산지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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