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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평화기도회 연설문(불교신문 11/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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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1-11-01 17:13 조회2,0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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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오늘 이 성스러운 자리를 마련해주신 존경하는 교황님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평화와 화해의 기운이 가득한 이곳 아씨시에 세계의 종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런 뜻 깊은 만남을 갖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친애하는 종교 지도자 여러분,
새로운 시대가 거침없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첨단정보통신과 소셜네트워크의 발달로 서로 간의 소통과 연결이 신속히 확대, 심화되고 있습니다. 방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간 연결의 파급효과가 즉시 나타나고 널리 확산되는 초연결(hyper-connection) 시대가 도래하였습니다.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나와 남은 별개의 독립적 존재가 아니라 서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습니다. 일찍이 불교는 연기적 세계관을 통해 이런 진리를 간파했습니다.

온 세상에 다양한 꽃이 피고 지는 것처럼, “나”라는 꽃과 “너”라는 꽃이 생겨났다 사라집니다. 나와 너 제 각각 소중한 생명의 꽃을 한껏 피워 자기 발현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장엄한 하나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입니다. 세계는 하나의 꽃입니다. 모든 생명은 있는 그대로 존귀합니다. 꽃처럼 아름답고 소중합니다. 폭력과 테러는 종교의 생명존중 정신과 조화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종교나 이념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과 전쟁의 뿌리를 근절하기 위한 생명결사를 주창합니다. 종교와 인종과 문화를 넘어 공존과 상호존중을 통해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한 평화결사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합니다. 다양한 문화의 차이를 서로 인정하고 문화의 충돌을 배움과 상생으로 승화하여 정신문화를 다함께 창달하기 위해 문화결사를 해야 합니다. 아직도 빈곤과 기아, 불평등과 불균형으로 고통 받고 있는 많은 분들을 위해 나눔결사를 추진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정신 수행입니다. 모든 것은 이미 온전하며 하나의 꽃처럼 섬세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진리를 몸소 체득하여 각자의 삶을 맑고 향기롭게 하는 수행결사를 함께 실천해 가기를 제안합니다.

친애하는 종교 지도자 여러분,
조계종은 종교평화 선언을 통하여 서로 다른 믿음을 가진 사람들 간의 소통과 화합을 이루고자 합니다. 모든 사람들과 더불어 고통 받고 소외된 모든 생명들의 안락과 행복을 위해 자비와 사랑을 실천하겠습니다. 그들과 함께 지구촌 곳곳의 가난과 질병을 퇴치하고 전쟁과 폭력을 방지하며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를 막아 모든 생명이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든 존재들이 함께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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