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처음 미국생활을 시작했을 때 먼저 경험이 있는 도반 덕분에 그리 힘들지 않게 미국 영주권을 획득했다. 미국의 비자문제는 대통령도 변호사도 그 상황의 진전을 모른다고 한다. 그러니 답답할 때면 하늘 보고 크게 한숨 쉬고 세월을 마냥 기다려야만 한다.

그러나 2년8개월 만에 영주권을 획득한 나의 경우가 굉장히 행운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 경우와 달리 미국에서 살다 보니 미국 내 한국 사찰에서 일어나는 슬픈 일들을 듣게 된다. 스님들이 미국에서 포교활동하면서 살고 싶더라도 돌아가야만 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에서 크게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이 비자 문제이다.

비자 문제는 스님이든 불자든 제일 중요한 문제 중에 하나다. 법적으로 미국에 사는 것을 국가에서 허락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에도 미국 서북부 지역에서 비구니 스님이 사찰을 운영하다가 비자가 이민국에서 거부를 당해 어쩔 수 없이 미국 포교 활동을 접고 급하게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이 있었다.

물론 이 경우는 종교비자에서 종교 이민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이다. 내가 살고 있는 북가주에도 비자문제로 포교활동을 하다가 어쩔 수 없이 한국에 1년을 나가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이민국 비자연장 거부로

귀국한 스님 보면 안타까워

종단서 종교비자 해결하면

국외포교에 큰 도움될 것

스님들이 미국 법을 잘 몰라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변호사들도 전문적으로 종교비자를 해본 경험이 없으면 잘 모른다. 왜냐하면 이렇게 종교인이 비자를 내는 경우는 다른 가족이민이나, 취업이민처럼 흔한 경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이번에 가까이에 있는 B스님도 변호사 말만 듣다가 결국 한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종교비자로 왔다가 연장이 힘들게 되어 다른 비자로 바꾸려는 시도가 생각대로 쉽지 않았다. 그래서 1년 이상 한국에 들어가야만 한단다. 비자문제는 미국생활의 시작이고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이 문제를 개인적으로 해결을 하다 보니 비용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를 만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에 살면서 변호사의 도움이 절실한데, 변호사를 완전히 믿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다. 지난달 개원한 보리사 국제 승가교육원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승가교육원 스님들은 처음에 인터뷰 과정을 통해 입방 허락을 받고 나서 미 대사관에 관광비자를 신청한다. 그리고 미국에서의 3~6개월 적응기를 거친 후 미국에서 I-129 서류를 신청하게 된다. 이것 또한 쉬운 과정이 아니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종단 차원에서 이 종교비자를 조계종 스님이 일정한 자격을 갖추면 해결해 주었으면 한다. 가사를 두른 조계종 스님들은 해외에 나오면 그 자체가 브랜드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스님들의 말과 행동이 조계종을 대표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본다면 중앙 통제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 그런 면에서 희망은 작년과 올해 시작하는 해외 교구가 해야 하는 일 중에 하나가 조계종 스님들이 해외의 포교전선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비자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처음 해외 포교의 포부를 가진 스님이라면 그보다 더 큰 지원은 없을 듯 싶다.

가까이 있는 원불교는 미주 중앙 구역에서 일정하게 비자 서류를 해결 한다고 들었다. 또 하나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스님들의 해외 포교를 위한 재교육이 필요하다. 비자문제, 세금문제 등 전반적인 사회활동과 문제 해결 능력은 해외 포교를 하려는 스님들이 과제인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의 해결이 종단이 완전하게 해결을 해 줄 수는 없지만 조금씩 그 해결방법을 찾아 가는 것, 이 또한 해외 포교 전선에서 후배 스님들이 해야 하는 과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