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 팟캐스트 중국어 강좌 주인공 소열녕 씨(불교신문 1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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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2-07-20 16:52 조회2,867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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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유학와 성균관대 박사과정을 마친 소열녕씨는 지난 5일 “한국에 불교가 이렇게 널리 퍼져 있는 줄 몰랐다”며 “신행과 수행생활을 하면서 불교공부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재호 기자 |
요즘 그가 떴다. 말레이시아의 국립 말라야대학서 중문학을 전공한 그는 8년 전 ‘한국정부 초청 외국인 학생’으로 선발돼 난생 처음 한국에 왔다.
성균관대서 중문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동대학원서 국문학으로 박사과정을 마치고 지금은 논문 준비중이다. 박사논문은 근대 한음계 차용어로 우리말과 중국어의 접목성에 관한 연구다. 논문준비만도 벅찰텐데, 소 씨의 일과에서 ‘불교’가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서울에 오자마자 동국대 인근에 있는 불광산사에서 수행과 신행생활을 시작했다. 불광산사에 ‘어린이 중국어교실’을 만들어 아이들을 불러모았고,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중급반도 개설했다. 덕분에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처로 ‘고요’했던 불광산사가 시끌벅적해졌다.
불교신문이 올해 개국한 팟캐스트 방송 ‘꽁보리팟’에도 그의 ‘음성공양’이 한몫했다. 중국어 일상회화는 흔하지만, 스님들에게 하는 인사법이나 불교 전문용어를 중국어로 배우기란 쉽지 않다. 불자들이 성지순례차 중국사찰에 가서 써먹을만한 실용회화가 많다.
외롭고 단촐한 유학생활이 될법도 했지만 소 씨는 하루 24시간을 알차고 짬지게 쪼개서 자신의 ‘재능’을 적재적소에 ‘기부’하는 삶을 택했다. EBS 교육방송에서도 중국어 강의를 하고, 조계종 공식 불교입문서 번역작업에서도 감수를 맡고 있다. 불교공부도 쉴새 없다.
성균관大 국문학 박사논문 준비
서울 불광산사서 중국어 강사
EBS강좌…하루 24시간 모자라
지난 2010년 9월부터 조계사 신도교육과정을 수료했고, 그 해 12월부터 1년간 조계사 중국어반을 이끌었다. 올해 2월부터는 행불선원장 월호스님의 경전교실을 다니면서 <화엄경> ‘보현행원품’을 공부하고 있다.
월호스님이 올여름 처음 여는 ‘힐링캠프’에서도 ‘조장’을 맡았다. “사람들이 시켜서 한다”고 말하지만, 표정에는 재밌는 시간을 한번 꾸려보려는 원력이 비친다. 그에게 불교는 무엇인가. 소 씨의 유년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불자로 성장한 이들의 첫 인연이 대부분 그렇듯, 그 역시 “할머니 손잡고 (말레이시아에서)중국사찰을 다녔다”고 했다. 그 뿐일까. 초등학교 때는 동네 스리랑카 사찰에서 운영하는 일요학교에 다니면서 불연을 맺었다.
당시 절에서 부처님생애와 교리도 배우고 학업 관련 과외수업도 받았다고 한다. 신문사 사진기자인 아버지와 초등학교 교사 어머니 사이에서 사랑과 기대를 받으며 자라난 소 씨는 “부모님이 불교를 특별히 강조하지는 않으셨지만 집안이나 아버지 차안에서 독경소리를 자연스럽게 들으며 자랐다”고 회고했다.
또 어머니가 학교 학생들과 사찰 등지에 견학을 갈 때, 아들을 동반했고, 어릴 때부터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두 남매를 키운 탓에 ‘불교적 삶’이 알게모르게 스며들었을 거라고 그는 말했다. 하나뿐인 여동생도 최근 동국대 불교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이런 질문을 드렸죠. ‘부처님을 배우고 부처님 따라 행하라고들 하는데 그토록 높은 부처님을 어떻게 배우고 따라가나요?’ 그랬더니 아버지는 ‘지금 네가 있는 그 단계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실천하는 길이 바로 부처님과 같이 행하는 것’이라고 하셨죠. 아버지의 소중한 가르침은 지금까지 제가 살아가는 원칙입니다.”
그의 꿈은 구체적이지 않다. 지금껏 삶도 예측하거나 목표했던 결과는 아니었기에 꿈을 정해놓고 살진 않는다. 하지만 ‘보현행원품’을 공부한 뒤, 원력을 하나 세웠다.
“세세생생 내 음성으로 정법(正法)을 알리겠습니다.”
짐작컨대 우리말과 중국어의 역사와 종교.문화를 통찰한 언어학자로서 교육과 방송 등 다채로운 방편으로 후학을 양성하는 삶을 살아가지 않을까. 그는 “분별심을 버리고 분별력을 키우라”는 월호스님의 가르침이 자기 삶의 자양분이 될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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